아기 고양이가 우리집에 온 지 18일 차
고양이는 얌전해?
많은 사람들이 고양이가 얌전한 줄 압니다. 강아지는 막 짖고 장난치고 그러는 게 당연한 줄 아는데, 고양이는 가끔 야옹야옹 하고 가만이 앉아 있는 줄 압니다. 그러나 현실은 미치광이입니다. 그 이유를 말해 보겠습니다.
첫째, 높은 곳에 잘 올라갑니다. 침대는 기본이고 냉장고, 책꽂이, 싱크대, 책상 등 네 발만 디딜 수 있는 공간이면 다 올라갑니다. 올라가기만 하면 다행입니다. 올라가 그 곳에 놓여 있는 것들을 발로 톡톡 건들여 떨어뜨립니다. 저의 경우는 작은 장난감 등 소품을 좋아해 자질구레 한 물건들이 많은데, 고양이 눈엔 그 물건들이 떨어뜨려 달라고 말을 하는 것으로 보이나 봅니다. 자신이 있는 곳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걸까요?
둘째, 가죽제품, 벽지, 장판 등 뜯을 맛이 나는 것은 죄다 뜯어 놓습니다. 분명 고오급 스크레쳐를 두개나 마련해 주었는데!!! 스크레쳐는 스크레쳐대로 사용하고도 다른 것 마저 스크레쳐로 만듭니다. 발톱으로 뜯고, 이빨로도 물어 뜯습니다. 온 집을 고양이에게 바친 기분입니다.
셋째, 벌레를 잡습니다. 이건 장점이라고요? 바퀴벌레를 잡아 가져오면 고맙기도 합니다. 그러나 벌레 사냥을 하면서 화분은 넘어가고, 물건들은 떨어지고, 초토화가 됩니다. 집 고양이도 사냥본능은 남아 있는 듯 합니다.
넷째, 우다다다를 합니다. 두 마리가 있으면 미친듯이 나 잡아 봐라를 합니다. 집을 대각선으로 막 휘저어 다닙니다. 층간소음이 심히 걱정됩니다. 아직 아랫집에서 말씀이 없으셔서 참 다행이긴 한데요....
다섯째, 이렇게 난리를 치며 온 집안에 발바닥을 찍어 놓습니다. 발에서 땀이 나는 건지, 물이 있는 화장실 등을 다녀와서 그런건지 모르겠으나 아주 고양이가 있으면 방바닥이 더럽습니다. 덕분에 걸레질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면 보살, 두 마리를 기르면 그는 이미 부처이니라.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면 보살, 두 마리를 기르면 그는 이미 부처이니라' 라는 말이 있어요. 고양이는 생각보다 개구장이이고, 두 마리가 있으면 진짜 환장하게 장난을 치고 놀고 싸워요.
쭙쭙이는 뚱띠의 1/20 밖에 안되는 덩치를 가지고 있어요. 그야말로 한 주먹거리도 안되는 사이즈 입니다. 뚱띠는 2살이나 많아서 인지, 웬만한 장난은 그냥 넘어가 줍니다. 그런데 참다 참다 못 참겠으면 응징을 합니다. 그런데 아가라서 그런지, 세게 물진 않는 듯 합니다. 뚱띠와 함께 있다 쭙쭙이가 크게 울어 가 보면 뚱띠가 물고 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살펴보면 살살 무는 지 상처 하나 없더라고요.
쭙쭙이는 뚱띠를 이길 수 있다 생각해 덤비는 걸까요? 아니면 봐줄 것을 알아서 덤비는 걸까요?
뚱띠는 쭙쭙이가 귀여울까요? 귀찮을까요? 둘 다 일 것 같죠?
투덕투덕 싸우더라도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에요.
뚱띠와 쭙쭙이도 우다다다를 시작했어요..... 아랫집에 죄송해서 문제입니다...
솔직히 고양이는 잘때가 젤 예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