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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an 28. 2024

[설인아]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선생입니다/송선교

설인아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설인아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설인아


이름: 송선교

제목: 선생입니다


선교는 과외 선생님이었던 ‘준석’을 짝사랑했다. 그런데 준석의 연인은 바로 자신의 친언니 ‘선화’였다. 선교를 어렸을 때부터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선화에 대해 자격지심이 있었다. 이름도 자신은 학교도 아니고 선교고, 선화는 꽃 같은 선화다. 싫었지만 부모님에게 굳이 그런 마음을 말해봤자 어차피 소용이 없으니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들을 애써 참고 누르고 있었는데 과외선생인 준석에게 고백을 하려고 하다가 선화와 이미 사귀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되면서 터져 나왔다. 그때부터 어닌와 서먹해 졌다.


준석에 대한 마음이 애틋해질수록 선화가 싫었다. 그러다 수능 때가 다가왔고 선교는 될 때로 되어라 라고 했고 놀았다. 그때 어디든 부모님도 과외 오빠 준석도, 언니인 선화도 보고 싶지 않아서 멀리 떨어지는 선택지를 가장 크게 고민해서 대학을 골랐다. 교육대였다.


교육을 하면서 놀던 선화는 놀다보니까 옛 고등학의 지식을 쌓는 일보다 재밌어 보이는 체육학에 관심이 갔다. 웬 걸, 운동신경도 좋았다. 전직 운동선수도 아니었지만 웬만한 운동은 일반인을 압도하는 건 물론이고 프로의 문턱까치 차고 올랐다.


군인이 됐어야 했나, 아니면 경찰? 아니면 소방관이라도 됐어야 했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자신이 지금 와 있는 곳은 교대였다. 그리고 이름도 선교였다. 운명인가 싶었다. 남자랑 짝을 이루는 것만 운명인가 직업도 이렇게 운명이 있는거지? 하고 체육선생이 되기로 했다.


준석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공부하는 법을 터득했던 선교는, 공부 머리가 그래도 있어서 2트만에 합격했다. 1트는 실수로 밀려 쓰기였다고 변명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그렇게 체육학 선생님이 된 선교는 배정을 기다리다가 친구들에게 축하를 받는다고 처음으로 클럽을 가봤다.


“이런데도 안 가보면 나중에 후회해~”

“없어도 되는 경험이야”


라고 했던 선교는, 누구보다 재밌게 놀았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웬 모텔? 옷은 다 입혀져 있었다. 옷도 모텔에 기본으로 있는 가운으로만 입혀져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조신한거까진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기억이 안날정도로 놀았나 싶었는데, 친구가 씻으며 나온다.


“야! 이제 정신들어?”


이왕 실수를 저지른 거면 자신의 이상형이었던 준석처럼 멋진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스쳐가며 했지만, 그래도 양심상 생각하지 않으려 했는데, 아쉽게도, 또 다행히도 친구 ‘설아’가 나왔다. 자신의 옷은 온통 구토 때문에 벗겨진 듯했다.


“나 어제 심했나? 토 많이했어?”

“기억 안나는 게 낫다. 에라이”


설아의 말에 의하면, 선교는 구토를 당연 속에 든 모든 걸 끄집어 낼 정도로 심하게 했고, 나중에는 입에서 뿐만 아니라 엉덩이의 구멍에서도 뿜어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경악하는 선교였다. 어쩐지 아프더라… 온 몸이…


“옷은 그래서 그냥 다 버렸어.. 지현이가 새 옷 사온다고 했는데”


어제 놀았던 건 네 명, 지현이와 설아, 그리고 선혜였다.


“지현, 선혜도 같이 잔거야?”

“선혜는 부모님이 엄하잖아 먼저 갔고 셋이 잤어. 너 진짜 너무 무겁더라”

“하하. 그랬어?”

“도중에 그래서 같이 놀던 남자애가 도와줬어.. 오기 전까지..”

“아..”


머리를 되집어 보는 선교, 어제 클럽에서 만나 남자였나? 누군지는 전혀 기억이 안났다.


“힘내. 선교야. 죽지말고”

“?”


자기를 여기로 데려오고 씻기고 한 건 지현이와 설아인데, 왜 죽지 말란 말이 나오지?


“무슨 말이야?”

“어제, 같이 만난 무리, 우리가 남자랑 놀러 간 건 아니잖아. 근데 너가 아는 사람이야 이제 같이 교생실습 때 너한테 반했다던,, 제자라던데? 아 여기 번호.”


선교가 교생 실습으로 나간 학교에서 만난 제자, 그 제자가 갓 스무살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 온 클럽에서, 자신의 교생으로 만난 스승을 만난 것이었다. 선교는 일로 오라며, 자신의 후배를 취한 상태로 챙기다가 못볼 꼴을 보여줬던 것이었다. 설아가 남겨준 번호를 보니까, ‘정욱’이었다. 자기 어른 되면 만나달라고, 사겨주는 거예요! 라고 말했던 그 녀석이었다.


이마를 턱 때리는 선교,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다. 첫 제자한테 이런 꼴을… 교생이면 첫 제자는 아닌가, 정식 제자는 아니니까. 라고 마음속으로 위로해이지만 하하. 웃으며 이 상황이 부디 꿈속이길 바라여 보았다. 그런 선교의 생각을 읽었는지 설아는 선교의 볼을 꼬집어준다.


“꿈 아니야, 빨리 정신차려!”


그렇게 정리를 하고 나온다. 어차피 이제 마주칠일 없겠지, 대한민국이 아무리 좁아도. (그렇게 좁다고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만났지만) 애써 외면하고 이제 곧 발령받을 기대로 옛 기억을 지우기로 했다.


선교는 그렇게 첫 학교 생활을 하면서 남들이 맡지 않고 싶어해 남은 반의 부담임을 맡게 한다. 초임에 담임은 벅찬 느낌이라 맡지 말라는 조언을 무시하고 맡는데, 이들이 맡지 않으려는 이유가 학생들 보단 담임을 맡은 ‘석훈’ 때문이었다. 석훈은 보수 중 보수 그 자체였다. 짧은 치마는 당연지사고 추운날도 패딩은 안되고 교복만 허용되어야 하는 그런 고질 스런 고집을 가지고 있어서 학생들과 많은 충돌이 일어났고 학생들은 담임보단 부담임을 찾는다.


그래도 학생들에게 무슨 학교외의 외부적인 문제가 생기면 솔선수범으로 아버지/어머니까지는 못돼도 삼촌이나 이모라도 되는 것처럼 발벗고 나서는 선생님이었다. 처음엔 석훈을 뒷담화 했던 선교도 그런 모습은 배우게 된다.


그렇게 같은 반으로 진학이 되는 1학년부터, 2학년, 3학년을 부담임으로 보내면서 많은 걸 배운 선교였다. 부담임은 자네는 훌륭한 교사가 될 자질이 있다면서, 다음에 직접 반을 맡아보는 게 어떠겠냐는 이야기를 했다.


선교가 다니는 학교는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남고 싶은 애들은 반으로 남고 섞이고 싶은 애들은 섞이는데, 학생들과 자주 싸우지만 반 유지는 가장 잘하는 석훈이었고, 그 이유에 대해서 배운 선교였다.


교장, 교감, 이사장 들의 정치싸움에도 굴하지 않고 오로지 학생을 위한 선생이었던 석훈이었다. 교훈도 오죽하면 ‘학생은 학생답게’ 였는데, 그건 학생 땐 학생 외의 고민은 할 필요가 없이 선생이든 부모든, 학교에서 잘 해야된다고 생각하는 석훈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무자비한 모습도 어느정도 사람들에게 정상참작이 되는 모습이었다.


(교생 때를 제외하고)첫 제자의 졸업식 때 눈물범벅 된 선교였다. 친구들은 위로해주자며 또 클럽을 데려주는데, 이제 나이가 몇 개인데! 하고 거절하는 선교였다. 이전 악몽이 되새김질 되는 느낌도 있고, 이번에 졸업하는 제자를 만나면, 진짜로 인생 하직 하고 싶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그렇게 석훈의 말대로 첫 담인으로, 제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선교였다. 한 번 지나간, 이미 3년을 전담은 아니었지만 부담임으로 경험해봤음에도 설레였다. 누구를 만나게 될까.


봄이 시작된 3월, 새로운 인연을 그렇게 만났다. 아이들을 파악하면서 이제는 조금은 익숙해진 스킬로 학생들을 그저 어린 아이가 아닌, 석훈의 가르침과 자신 스스로 터득함과 네트워크를 통해 배운 지식을 통해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면서도 멘토와 같은 역할을 잊지 않으며 충실한 선교였다.


나날이 행복한 느낌이었다. 어느덧 벚꽃이 피었다. 학생시절 이후로 이렇게 활짝 핀 벚꽃 거리를 만나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그때 마주쳐선 안될 게 꽃 사이에 있었다. 흔들리는 꽃들 사이로, 이상한 놈의 얼굴이 보여진 것이었다. 절대로적으로 잊고 싶은 기억, 시간의 바깥으로 쫓아내고 픈 기억의 존재인 ‘정욱’이었다. 어떻게 보면 첫 제자이기도 하고, 그리고 클럽에서 못 볼꼴을 보여주기도 하고.


“선생님!!!”


자신을 선생님이라 부르며 반갑게 맞이하며 저 만치서 달려오는데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는 선교였다. 도망쳐야하는걸까?


“그때 연락처 남겼는데! 아니 적어도 제가 연락 드렸을 땐 바당줘야하는거 아니예요?”

“아니, 어 , 정욱이였나? 반갑네. 이런데서 다 보고”


꽃잎이 흩나리는 4월이었다. 막 태동한 모든 것들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 진짜 시작하려는 세월의 한 조각 중, 가장 중요한 시각이었다.


“선생님! 아니 선배님? 반갑습니다?”

“선배라고? 아니 나 지금 바뻐서 먼저 가봐야겠어. 나중에 연락할게!!”

“정말요?”

“그럼, 할 게”

“아니 제자가 이렇게 멋지게 컸는데 밥 한 번. 어. 선생님..! 연락 줘야해요 정말로!”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도망을 가는 선교였다. 내가 왜 도망가야지? 하고 잠깐 떴떴했지만, 그날의 기억에서 지워진 모텔로 가는 길의 시간을 상상해보면 역시 도망치는 게 맞다.


“으악!!!! 도대체 왜!!!”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겨나는 걸까? 선교가 담임으로 있는 반에 교생으로 오게 된 정욱이었다. 너무 반가워하며 좋아하는 종욱이었다. 내색하지 않지만 죽을맛을 느끼는 선교였다. 온몸이 부르르 떨리며 부끄러웠다.


“하하. 그래 정욱아. 잘 컸구나..”

“네 선생님! 아니 선배님? 송 선생님?”

“국어를 가르치는 거면, 국어선생님이 담임인 곳에서 교생을 하면 더 많이 배우지 않을까?”

“에이, 아직 과목이 정해진 건 아니니까요! 체육도 좋죠. 그리고 담인인데, 교과목이 무슨 상관이예요?”


그렇게, 자신의 기억에도 없는, 잊고 싶은 기억을 상상하게 만드는 정욱과의 피말리는 시간을 함께 보내게된 선교였다.


문득, “선생님 저 나중에 커서 고백하면 받아주기예요?” 라는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했다. 문득 여자친구의 유무와 그때의 기억에 대해서 묻고싶지만 묻는 걸로 하려는 선교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썸 같은, 썸 아닌, 썸인 느낌으로 교생과 담임으로, 옛 제자와 선생의 사이를 줄타기하며 시간을 보냈다.


선교는 정욱의 교생이 끝나가자, 그토록 기다렸던 시간이라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정욱은 선교에게 묻는다.


“선생님, 예전에 제가 했던 말 기억하세요?”

“어?”


정욱은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하는지 선교에게 묻는다. 선교는 하하. 웃어버린다.


그렇게, 운명 같은, 운명 아닌, 운명의 이야기가 두 사람에게 펼쳐진다.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두근두근 로맨스의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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