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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이후에

시놉시스

by 라한
보라 이후에



일화: 얼음화에서 깨어난 유일한 인간


일화는 오랜만에 데이트를 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었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많은 곳에 다니는 걸 꺼리는 편이지만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었기에 크리스마스이브 날, 사람들이 많은 명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남자친구인 석현을 기다리고 있는데, 일화의 생각보다는 사람이 적었다. 발 디딜 틈이 없긴 했지만, 인산인해일 줄 알았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눈보라가 예고되어 있어서 외출을 자제해 달라는 얘기가 돌고 있어서였다. 그런데 그 얘기가 정식 기상청에서 나온 게 아니라 어딘가의 카더라에서 나온 얘기였다.


일화는 남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었을 때 갑자기 기상이변이 일어났고 엄청난 폭풍이 몰아쳤다. 일화가 눈을 떴을 때는 모든 사람이 멈춘 상태였다. 사람들에게 소리쳐 봤지만 마치 자신 혼자만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같았다. 일화는 겁이 나서 석현을 찾았는데 석현도 그들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품 안에는 일화에게 줄 선물을 소중히 가져오고 있었다. 일화는 어떻게든 석현을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결국 움직이지 않는 석현을 두고 일화는 주변을 맴돌았다. 모두가 멈춘 세계에서 혼자만 움직이는 일화는 덜컥 겁이 났다. 휴대폰은 배터리가 꺼져 있어서 차를 기다렸지만 차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이 멈춰 있었다. 일화는 걸어가다가 배가 고파졌다. 편의점을 발견하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 길 앞을 누군가 막고 있었다. 그 사람을 치우려고 할 때 사람이 나타나 말렸다.


“이봐! 학생 무슨 짓이야! 남의 손자에게!”


웬 할아버지였는데 일화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무슨 살인자처럼 자신을 노려보는 할아버지를 보고 겁이 난 일화였다. 자신은 그냥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가려고 했을 뿐이었다. 개소리 집어치우라며 할아버지에게 도둑놈처럼 쫓기게 된 일화였다. 일화는 영문도 모른 채 할아버지에게 쫓겨났다. 배는 고프고 에너지는 없어서 정신이 없었는데 자신 말고도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할아버지를 보고 놀란 일화는 할아버지의 주변을 기웃거리기 시작했는데 할아버지는 자기 손자가 어디 상한 데 없는지 살펴봤다.


“미친년이 혼자 죽을 것이지!”


자신을 미친년 취급하는 모습에 어이가 없는 일화, 아이가 할아버지를 때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아이가 살짝 할아버지를 툭 하고 친다. 할아버지는 놀라 자신의 손자에게 괜찮냐고 연신 묻는데 여전히 움직임이 없는 아이였다. 일화는 자신의 뜻대로 아이가 움직인 걸 보고 놀랐다. 일화는 에너지를 집중하면 이상한 기분이 들고 그러면 멈춘 사람을 잠깐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집으로 가는 도중에 눈보라를 맞은 모든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눈보라를 우연하게 피한 사람들은 움직일 수 있었다. 할아버지처럼 말이다. 도로며, 집안이며 눈보라를 맞은 사람들은 모두 멈췄다. 눈보라도 엄청나게 휘몰아쳐 웬만한 건물의 유리창은 모두 깨져 사실상 지하에 있었던 사람들을 빼고는 모두 눈보라에 맞았다.


뉴스에서는 연신 눈보라에 대한 보도를 내놓았고 살아남은 전문가들은 예측하기 시작했다. 신의 저주라는 말도 있었고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말도 있었다. 신종 화학무기라는 말도 있었지만 눈보라 속에서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은 없었다.


일화는 이런 경우에는 자신의 신분을 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자신이 ‘얼음화‘에서 깨어난 사람이고 능력까지 생긴 것은 더더욱 숨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TV에서 얼음화에서 최초로 움직인 소년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나왔다. 자신이 움직이게 한 아이였다. 얼음화를 깨고 움직였으나 곧 다시 얼음화가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희망이 보인다‘, ‘사람들 다시 깨어날까?‘라는 뉴스였다.


일화는 상황을 파악했는데 무려 3년 후였다. 그때와 지금의 시간 차이가. 그래서 뭔가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일화는 자신에겐 불과 1분 전의 기억이지만 기록과 역사에는 3년 전의 상황을 떠올려 본다. 누구보다 생생한 기억들이었다. 눈보라가 정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들이닥쳤던 기억들에 대해서였다. 얼음화가 된 사람을 옮기면 사라진다는 걸 보고 자신에게 욕지거리를 한 할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인류는 모든 실험을 실패했고 얼음화 때문에 거리도 마비되어서 이제는 결단을 앞두고 있었다. 정상화를 위해서 거리를 마비시키는 얼음화를 포기하는 부분이었다. 그때 일화는 조금은 외진 곳으로 가 얼음화가 되어 있는 사람들을 통해 시험한다. 자신의 능력을,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조금 집중하고 하다 보니 결국 얼음화된 인간을 움직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인형처럼 자신이 금방 컨트롤을 놓으면 다시 얼음화로 돌아가는 형태였다.

그때 얼음화의 움직임에 성공하자 나타나는 정체 모를 무리들이 보였다. 얼음화(일화가 조종하는 얼음화는 얼형으로 명칭)를 조종하여 자신을 보호하는 일화, 그들은 일화에게 너와 싸우러 온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CCTV 영상 속 네 모습을 발견하고 우리가 너의 기록은 다 지웠다고 말한다. 왜? 라는 질문에 자신들도 얼음화에서 깨어난 인간들이라고 한다. 모두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고 그중 일화의 능력이 아주 특별하다고 한다.


일화를 돕고 싶어서 왔다고 한다. 자신들은 지금까지 5명이 있었고 일화를 포함해 여섯 명이 되었다고 한다. 한참 얼음화된 사람들에 대한 처우로 인해 옥신각신 싸우고 집회가 일어났다. 삶의 정상화와 거리에 얼음화가 있는 가족들을 주축으로 사수하는 사람들의 싸움이었다.


일화는 자신의 능력으로 사람들을 옮기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고 이들이 일화의 능력에 주목한 이유도 마찬가지의 이유였다. 일화는 이들과 함께 사람들 앞에 나서서 자신이 얼음화된 인간들을 옮길 수 있어서 그들을 죽이지 않고 재개발이 가능한 부분을 알리게 되고 가족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환호한다. 앞으로 있을 재개발에 일화로 얼음화된 인간들을 이동시킨다. 일화의 능력으로 이동시킨 사람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일화가 무리의 도움으로 그런 일을 하고 있을 때 일화를 납치하는 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얼음화의 비밀을 알고 있었는데 얼음화는 강제로 각성되는 단계라고 말한다. 애벌레가 고치로 들어간 상태로 강제로 나비로, 즉 능력자로 각성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환골탈태 되어 나온 게 일화인 것이라고 말하는 그들은 일화를 납치해 자신의 명령에 따르라 하지만 거부한다. 하지만 얼음화가 없는 상황에서 일화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곧 일화를 구하러 온 무리였지만 역시 함정에 빠져 갇히게 된다. 이들은 신체실험을 당하게 되는데 다른 일화는 깨어난 이후 자신의 능력으로 석현을 항상 데리고 다녔다. 무리가 석현을 데리고 온 덕분에 석현으로 하여 빠져나오는데 성공한다. 실험실에 갇힌 다른 각성자 세 명을 구하게 된다.


마지막 실험실을 탈출할 때 한 명이 남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일화는 자신이 남겠다고 하지만 넌 우리 능력 중에 인류의 재건에 가장 필요한 능력이라고 남아야 한다고 하는데, 친구가 의견을


낸다. 얼음화는 어떻게 해도 사라지지 않았다고 하지만 석현에게 혹시 모를 상황이 있을 수도 있어 그런 일을 맡기고 싶지 않은 일화였다. 석현을 보며 석현이 말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실험실에 갇혔었던 사람 중 하나인 각성자, 그는 얼음화인 사람을 포함해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데, 일화는 눈물을 머금고 석현에게 맡기며 모두를 구해내는 데 성공한다. 일화는 그렇게 다른 얼음화가 깨어나길 바라며 인류의 재건을 위하고 있을 때, 일화야 많이 기다렸지? 라는 말을 건네오는 석현을 만나게 된다. 그날 일화의 명령을 받고 실험실을 폭파하게 시킨 후 얼음화된 상태로 다행히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무리가 일화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건물의 파편들 사이에서도 계속 석현을 찾았다. 비록 석현을 움직일 수 없지만 발견하면 일화를 데리고 오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석현을 발견했을 때, 석현이 깨어났다. 새로운 각성자가 되어서 깨어난 석현은 바로 일화를 만나러 왔다. 그렇게 일화의 일행 무리는 얼음화된 사람들이 깨어나는 걸 기다리면서 인류의 재건에 도움을 주며 실험실에 있었던 악인들을 견제하며 함께 생활하게 된다.


삶의 정상화를 노력하고 있을 때 분명 얼음화가 진행 안 된 사람인데 갑작스럽게 얼음화가 진행된 사람이 발견된다. 사람들이 놀라고 얼음화에 대한 또다시 걱정과 분노의 시선이 발동되며 깨어난 각성자들을 견제하기 시작한다. 이유를 추적하다가 실험실의 생존자와 관계된 것을 알고 그들을 추격하고 있던 무리는 그보다 더 큰 조직의 정체를 알아내게 된다. 그들은 제2의 눈보라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얼음화가 생겨났던 것이었다.


이들이 눈보라를 준비하는 이유는 각성자들이 신체의 각성이 되었지만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생명력을 갈가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좀 더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각성자들을 납치해 실험도 했던 것이었다. 이를 통해 가장 먼저 깨어난 각성자가 곧 죽음을 느끼고 있어 이들을 배신하지만, 결국 반성하며 무리에 다시 합류하게 되면서 조직의 음모를 가까스로 막아내게 되는 일행이었다. 전과 마찬가지로 석현과 그리고 일화의 눈부신 활약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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