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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Apr 29. 2024

정승환을 떠올리며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39



정승환을 떠올리며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정승환을 떠올리며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지승환

제목: 환승역에서 만난 첫사랑 


“잘 지냈어?”
 


아주 간절하게 만나기를 바랐던 날들이 있었다.

어떻게든 만나서, 그래서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래서 멋져졌다 생각하며

다시 그때처럼 사랑해 줄까, 봐, 그러나 조성모의 다짐처럼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호두과자 좋아하더니, 이렇게 호두과자 판매자가 됐네, TV에서는 봤었어”


승환은 호두과자로 성공한 케이스였다.

처음엔 푸드트럭을 운영했는데, 다른 사람들과 다른 호두과자를 통해 푸드트럭을 운영했다.

남들이 탕후루를 만들 때 호두과자를 탕후루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성공한 승환이었다.


“그러네, 잘 지내지..?”

“잘 지내냐고, 내가 먼저 물었으니까, 너부터 대답해줘야지”


자신의 대답으로 무언가 바뀔 수 있는 상황이 없다는 걸 알았지만,

아주 고민하고 고민하는 승환이었다. 순간, 뭐라고 대답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음. 잘 지내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잘 지내게 된 거 같아”

“그럼, 잘 지내는 거라는 거지? 다행이네”

“... 사실 안 중요하잖아. 잘 지내는지 아닌지, 왜 물어봐, 잘 안 지낸다고 해도 바뀌는 게 없고, 잘 지낸다고 해도 바뀌는 게 없는데”

“... 잘지내면 좋은 거니까ᆞ. 잘지내라고 하지 않아도 잘지내면 좋은 거잖아”

“... 잘지냈는데, 이젠 못 그럴 것 같아”

“잘지냈다니 다행이네, 앞으로도 잘지내길 바랄게”

“너는.. 변한 거 없이 지금도, 그때도 늘 네가 하고싶은대로네”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끼리끼리 만난다고, 우리는 그래도 한 때라도, 완전 끼리였네”


그렇게 승환을 떠나는 그녀, 

그녀는 승환이 가장 사랑했던 여자였다. 


비록 지금은 이제는, 사랑해서는 안되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그녀를 마음속에서 보내는데는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래서 이제는 그녀가 없는 보통날도 다가왔는데, 

이렇게 우연히 다시 만난 잠깐의 그녀 때문에 또 다시 한동안 그녀를 그릴 자신의 머리도, 마음도 벌써 미워졌다. 


“그래, 잘지낼거야, 잘!”


승환은 그날은 직원에게 모든 걸 맡기고 밖으로 나갔다.

처음 그녀와 헤어졌을 때처럼 무작정 걸었다. 


그때처럼 비가 오지는 않았다.

그날 비에 젖은 승환을 보고, 비에 젖은 생쥐꼴처럼 가여웠던지

승환에게 호두과자를 건네던 아이, 


그 아이가 준 호두과자 하나로 인해 승환은 호두과자 장사를 했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가 자신에게 주었던 호두과자.


처음 그녀를 만났던 곳은 버스 안이었다.

시험을 보기 위해 서울로 향하던 승환.


그런 승환의 옆자리는 처음엔 아저씨였지만 어디선가 내려서 사라지고

그 옆에 한 때 승환의 모든 것이기도 한 그녀가 앉았다.

그녀는 휴게소에서 잠시 사라졌는데, 승환은 또 다른 아저씨처럼 그녀도 사라지는 줄 알았다.


쑥스러워서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문득 옆을 보게 됐을 때 머무를 수 밖에 없었던 시선.

태양빛보다 눈부셨고 어떤 꽃보다 아름다웠던 향기가 나는 그녀였다.


이런 게 첫 눈에 반한거였을까?

버스에 오르기 전까진 시험에서 고득점을 맞기 위해서 

그동안 풀었던 문제들이 한가득이었는데 


그녀가 옆에 앉은 순간부터 승환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보고 싶다는 욕심이 났었다. 그런데 그녀가 사라졌다. 


“더 보고싶었는데”


매우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승환은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행위라 생각했던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가 그대로 출발해버리면 어쩌지라는 공포보다,


앞으로 그녀를 못볼 수 있따는 마음이 더 무서워지는 마음이었다.

보고 싶은 마음, 실제로 한 시간도 안 되는 시간이었는데

한눈에 반해버린 승환은 그녀가 너무 보고 싶어 모든 용기를 내서 버스에서 내렸다.


그런데 그때 그녀가 버스를 탑승했다.


“...?”
 

멍한 표정으로 그녀가 다시 버스에 오른 걸 본 승환,

그때 버스 운전사가 오더니


“아이 학생, 출발해야하는데? 화장실 이제 가는 거야?”

“아, 아니..네”

“빨리 갔다 와, 기다려줄테니까. 여기가 마지막 휴게소야”

“아..네”


그렇게 승환은 어쩌다 위기를 넘기고, 바로 버스에 탑승했다.

그러자 그녀가 ?를 그리며 승환을 쳐다 보았다. 


“화장실 안 가도 되세요?”

“...”


어쩐지 이상한 이미지가 자신에게 각인된 것 같아서 

이런 오해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는 승환은 


“아, 화장실이 아니라 호두과자가 먹고싶어서..”

“아 정말요? 저도 호두과자 좋아하는데, 친구가 휴게소 파는 거 꼭 사오라고 해서 사왔는데, 혹시 드실래요?”

“아, 네, 그럼 저야 감사하죠”


그렇게 그녀가 건넨 호두과자. 

이 호두과자를 가보로 보관하고 싶었던 승환이었다. 

그런데 호두과자가 먹고싶어서 버스에서 급히 내려 사오려 했던 승환이

정작 호두과자를 받은 채 먹지 않고 자신의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보니 


이상한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그녀였다. 


“왜 안 먹어요..?”

“아, 너무 소중해.. 아니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가보를 씹어버리는 승환이었다. 

그녀가 줘서 그런지, 평범한 호두과자의 맛이었을텐데 


신이 만든 것처럼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다. 


“맛있네요..”

“그쵸? 여기 휴게소가 진짜 잘해요. 그래서 고향 갔다 올 때마다 사가요”

“아, 고향이요? 고향이?”


두 사람은 우연히 비슷한 지역의 고향에서 살았다.

그리고 서울로 시험을 치러 올라가는 승환을 보며, 


“멋지네요. 승환씨”

“아니예요..”


그렇게 어쩌다 보니 연락처를 공유하게 됐고,

전국 호두과자 맛집을 함께 다니게 됐다. 


그렇게 호두과자 홀릭이 됐던 승환,

사실 호두과자를 특별히 좋아하는 건 아니었다.


승환이 특별히 좋아한 건 호두과자가 아니라 그녀였다. 

그녀가 좋은 만큼 호두과자가 좋았는데,


그녀와 헤어지고도 호두과자가 좋았다.

그래서 그녀가 좋아서 호두과자가 좋은건지

아니면 정말로 호두과자가 좋은건지 몰라서


우선은 호두과자를 계속 접했다.

그러다 호두과자의 정점이라 불리게 된 승환이었다.


“잘 지내냐고.. 글쎄 이게 잘 지내는 걸까”


그렇게 가까이 하던 호두과자로 인해, 

점차 멀어진 그녀는 잊어갔는데,


그렇게 잊고 잘 살아가고 있었는데 그녀가 눈 앞에 다시 나타났다.

하필 그녀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줬던 호두과자를 팔고 있는 순간에,


“...”


오늘은 비도 내리지 않고,

자신에게 호두과자를 건네주는 아이도 없었다. 

대신 그녀가 있었다.

그녀에 대한 생각을 지우기 위해서 밖으로 나와 막 걸었는데

그녀가 공원 벤치에 앉아 호두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


조금 전 자신의 가게에서 사 갔던 그 호두과자였다.


“맛있게 잘하긴 하네, 하긴 호두과자를 종 좋아했어야 말이지”


자신이 만든 호두과자를 평가하고 있는 그녀에게 다가가 옆으로 앉는 승환이었다.


“나, 호두 과자 안 좋아했어”


그녀가 놀라 승환을 보기 위해 고개를 돌린다.

자신을 향해 돌아보던 그녀가 생각나는 장면이었다.

휘날리는 머리카락에 그녀를 향해 사랑에 빠졌던 시간들이 다시 돌아오는 느낌을 받는 승환이었다.


“나, 호두과자 안 좋아했어, 좋아한 건 너였지”

“... 나도야”

“?”
“나도 호두과자 보다 너가 좋았어. 너가 호두과자를 좋아했지”

“...”


이제와서 진실이 밝혀진다고 해도 바뀌는 건 없다.

지나간 시간이 되돌아오는 경우도 없다.


그러나,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됐을 때

괜히 그런 생각들이 몰려온다. 


그걸 왜 이제야 말하냐고,

마치 오래전에 알았으면 과정이 바뀌어 결과 값도 바뀌었을 것처럼

그렇게 생각할수록 더 큰 울화통이 터져 화로 터져 나온다. 


“그랬구나, 나는 너 잊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니가 호두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여전히 그때가 떠오른다. 그때가 떠올라 설레는 건지, 아니면 네가 그냥 좋은건진 모르겠어.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없겠지만 예전처럼 아무 말도 안하고 보내는 것보단 이렇게 말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말해”

“우리 승환이 말 잘하네”

“제대로 들어, 나는 너가 잘 지내길 바라. 다른 거 모르겠고, 그냥 잘 지내길 바라니까. 만약 우리가 다시 보게 된다면 그래서 나중이 있다면 다음부터 나한테 잘 지내고 묻지 말고, 네가 얼마나 잘 지내는 지 말해줘, 내 마음은 언제나 쓰다만 편지처럼, 어딘가 부족한 말들로 끝나버렸지만, 오늘만큼은 확실하게 말할 게, 나는 네가 잘 지내길 바라.”

“나도, 네가 잘 지내길 바랴.”

“그래. 잘..”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우는 그녀였다.

그녀의 폭풍눈물에 갑자기 놀란 승환이었다.


이전이었다면, 그녀가 아직도 자신의 여자친구였다면

그냥 말없이 품으로 파고들어 안아줬을텐데 지금은 그래서는 안되는 위치니까.


“그런데, 내가 잘 지내려면 네가 필요한데, 근데 나는 그게 아니길 바라면서 지금까지 싸웠는데, 그래서 버텼는데 이렇게 널 보니까 확실히 알겠어, 내가 잘 지내려면 네가 필요한데, 너는 안 그렇지? 그래. 잘지내 승환아”


그녀가 일어섰다. 

그때처럼 바보처럼 사랑한단는 바보같은 이유로 그녀를 보내지 않는다.


문득 지금은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일어서는 그녀의 손목을 붙잡는다. 


반작용에 의해 그녀가 승환에게 끌여온다.

그때처럼 보내지 않는다. 


승환은 그녀를 꽉 끌어안는다.

이 꿈에서 깨지 않길 바라면서, 


영원히 이꿈에서 깨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자신의 꿈 속에서 서로에게 잘지내고 있다고 실시간으로 말해주는 

그런 사랑을 영원히 지속하길 바라는 승환이었다.


만약 그날, 그녀를 붙잡았다면

그녀는 그렇게 사라지지 않을텐데


영원한 사랑을 증명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승환아, 이번에는 고향 못가는거야?”

“응, 나 이번에 승진에 있어서 중요한 시기여서”

“아쉽다. 우리 부모님도 내가 사랑하는 남자 보고싶어하는데”

“이번 설날에 제대로 가서 인사드리자, 결혼식 하면 이제 한가족인데!”
 “그래 좋아, 갔다 올 게”


그때 그녀를 혼자 보내지 말았어야했다.

적어도 함께 내려갔다면, 그래서 함께.. 


그녀는 다행이라 하겠지만

승환에게는 아무것도 다행이 아니었다.


잘지내냐고 물어올 것 같은 미소를 가진 그녀,

잘 지낸다고 말하고 싶어서 잘 지내고 노력하는 승환,


쫓아가고 싶어서 쫓아가면 왜 벌써 왔냐며

다시는 절대로 자신을 보지 않겠다고 말할 거라서. 


정말 열심히 잘지내는 모습을 보여서

그렇게 승환 자신의 의지가 아닌,


삶의 선택으로 그녀와 같은 마지막을 경험하면

그래서 그녀를 만나 이 세상에서 해방 된다면 


그때는 


“나 잘 지냈어, 다혜야”

“응. 다 보고 있었어 승환아”

“나, 정말 잘 지냈어, 다혜야”

“웅, 나도 그래서 뿌듯하다. 이리 와 승환아”


너도 잘지냈니?

웅, 나도 잘 지냈지. 


12월 25일, 

다혜에게 처음 고백했던 마음처럼. 

다혜에게 잘 지냈다고 말해 줄 그날을 기약하며 


승환은 오늘도 누가봐도 잘지내고 있었다.


가끔 그녀를 닮은 사람들을 만날 때면

애써 꾹꾹 누른 마음이 터져 나왔지만. 


그래도, 오늘도 잘지내고 있었다.

앞으로도 잘 지내서, 


잘 지냈다고 말해줘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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