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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Jun 04. 2024

박보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175

박보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박보검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정보석

제목: 왕좌의 보석


“천하를 얻어도, 자네가 없다면 무슨 소용 있겠는가”


보석은 주군인 보검세자에게 사랑받는 신하였다. 그는 처음에는 신분이 없는 채로 세상에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란 통에 부모가 죽어 곧 죽을 아기였던 보석이었으나 현재 세자의 아버지이자 전란을 끝내고 임금이 된 이에게 걷어지게 된다.


그렇게 세자의 오랜 벗이자 신하로 함께 자라게 된 보석이었다. 그러게 우정을 나누며 또 충성을 맹세하며 세자의 곁에서 자란 보석이었다. 


세자가 대리청정을 맡았을 때도 걱정을 태산같이 높게 할 때도 보석은 언제나 보검세자를 도왔다. 그러다 보니 보검세자는 늘 보석을 의지했다. 이제는 무슨 일만 생기면 보석을 찾는 보검이었다. 


“보석아, 이리 와 보거라”


보검은 보석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말하면서, 너라면 어찌하겠느냐 물었다. 보서은 보검세가 또 일을 미루고 자신에게 조언을 구한대로 내일 일을 행할 것이라 여겨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보검은 보석을 조르며 해답을 내놓기를 간청하다시피 했다.


“저하, 나중에는 저하께서 임금이 되실 것인데, 그때도 저에게 이렇게 매번 뜻을 물으려고 하십니까?”

“그러면 어떠냐, 너의 지혜는 과거 공명보다 넓고, 문약보다 깊은데, 자방이 와도 너를 넘지 못하고 아보마저 혀를 내두를 것인데 내 그런 너를 두고 어찌 참언을 구하지 않을 수가 있느냐? 예부터 어진 임금은 귀한 자에게 걸맞는 자리를 내주는 자였다. 나는 아직 힘이 없어 네게 자리를 내주진 못했지만 그 말을 빌려 세상의 이치를 밝히는 게 어찌 죄가 된다더냐?”

“저하가 저를 헤아려 주시는 마음은 태산 같이 높아 어찌할 바를 모르겠으나 신은 그저 부모도 모른 채 자라는 무지랭이일뿐입니다”

“머리 위에 구름이 있다고 스스로를 낮추는 꼴이 대단하다. 너는 나중에 태공망 보다 높은 위명을 갖게 될 것이다. 나는 그런 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니 하늘의 눈치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보검은 보석에게 지혜를 얻어 일을 해결했다. 이는 사실 두 사람의 비밀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두 사람만의 비밀이었으나, 보검세자가 문제가 생길 때 마다 바로 처리 하는 일을 미루었던 게 화근이 되어 나중에는 모두가 시시하는, 비밀이 아닌 비밀이 되고 말았다.


곧 이 소식은 임금의 귀에까지 올라갔는데, 어렸을 때 나라를 구하는 업적을 새기고 총명했던 임금조차도 이를 어찌 처리해야 할지는 골머리를 앓았다. 만약 보석이 내리는 결정들이 실제로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잘못이 있으면 이를 구실로 처벌을 하면 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자신 또한 도대체 어떻게 일을 처리하지? 고민이 깊은 것들을 보석이 정말로 ‘보석’처럼 잘 해결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샘이 깊은 물은 마르지 않는 다고 하는 것처럼 깊은 샘 근처에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지혜의 샘을 마신 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가지 올려 거대한 성목처럼 왕가의 빛을 내주는 보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임금은 직접 보석을 찾았다. 보석은 세자가 아닌 임금이 자신을 찾자 깜짝 놀랐다. 


“전하, 신 정보석을 부르셨습니까”

“그래 보석아, 너와 내가 서로 안지도 어느 덧 수십년이 흘렀구나.”

“이제 이십 년이 넘었고 곧 다섯해를 지나, 여섯 해가 됩니다”

“그래, 그렇게 됐구나, 이제 너도 이미 혼령기를 지났다. 너의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르나, 너의 능력만은 누구보다 잘 안다. 나는 너를 수지공주와 혼인을 시킬 까 하는데, 당사자인 네 의견이 가장 중요하니 들어봐야겠다”

“전하, 어찌 그런 엄청난 말씀을 하십니까”


보검은 신분이 미천한지도 아닌지도 알 수 없어 미천한 취급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왕가의 높은 은혜로 인해 양반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자랐다. 그렇기에 왕의 은혜를 잘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예 가족이 되어달라고 말하는 임금이었다. 


보석은 실로 탄복하여 눈에는 눈물이 났다. 사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지난 날 자신이 했던 조언들이 너무나 큰 일들이라 임금이 자신을 크게 꾸짖고, 나아가는 목숨조차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도망을 쳐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전하, 이 문제는 신의 의사 보다는 수지 공주님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걸로 아뢰옵니다. 저는 사실 낳아 주신 이가 누군지도, 제 피의 뿌리도 알지 못하는 미천한 중생이나, 수지 공주님은 하늘과 같은 위업을 달성하신 전하의 핏줄이지 않습니까?”

“현명하고 총명한 네가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는구나. 누가 나은지도 모르는 네 지혜보다 못한 나를 꾸짖는 소리인건가?”

“전하, 어찌 제가 그런 말을 올리겠습니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렇다면 혼례를 올리자, 네가 부마가 된다면 세자에게도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아질 것이다”


그렇게 보석과 수지의 혼례가 갑작스럽게 잡히게 된다. 대소신료들은 이 소식을 듣자 여러 갈래로 나뉘어졌다. 지금도 사실상 세자보다 위에 있고 임금보다 아래이에 있는 만인지상과 같은 자격을 누리는 자가 보석이었는데, 이제 수지공주와 혼례 하여 부마가 되어 정식으로 왕가가 되면 어쩌면 오랜 옛날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 대막리지인 연개소문이나 창조리와 같은 인물이 될 수도 있었다. 


신하들은 임금을 찾아와 이를 말리려는 상소를 내려고 했는데, 전쟁터를 누빌 때를 제외하면 큰소리보다는 작은 목소리로 타이르기를 좋아했던 군주는 분노하며 고작 이런 놈들이 내 신하였더니 하며 성정을 냈다. 


임금의 뜻이 확고하니 말릴 수 있는 자가 없었다. 말리기는커녕, 오랜 친우이자 보석을 거의 스승으로 여겼던 보검세자는 마치 자신의 혼례라도 결정된 것처럼 좋아했다. 이미 보검세자에게는 아들이 둘, 딸이 하나 있었지만, 이제야 혼례를 올리는 보석에게 아낌없이 축하를 해줬다. 


“정 보석 있는 가!”


보검은 단걸음에 보석에게 달려가 자신의 누님과 결혼을 올리는 것을 축하했다. 수지공주를 먼발치에서 가끔 봤던 보석은 아직도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했다. 


“정말 축하하네, 내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내가 만약 우리 누님과 남매만 아니었으면 누님을 내 아내로 맞이하고 싶을 정도로 고운 분이시니까”

“정말 하면 안 되는 말입니다. 저하 설사 그게 사뭇 치는 진심이라도 절대로 꺼내서는 안 됩니다. 저도 못 들은 것으로 할 테니 앞으로도 비슷한 말이라도, 행여 하셔서는 안 됩니다.”

“허허, 이 사람이 이렇게 좋은 날까지도 이런 식인가? 물론 이런 자세이니까 내가 자네를 믿는 것이기는 하나 섭섭하구려?”

“앞으로 섭섭한 날이 더욱 더 많아 지실 겁니다. 제가 왕가의 사람이 된다는 건 그런 일입니다. 전하”

“하하, 자네도 마음이 아주 없는 건 아니구만 글쎄?”


보석은 보검의 앞에서 웃을 뿐이었다. 사실 남자라면 수지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 까 싶은 그런 여자였다. 수지공주의 행적은 조선 팔도에 발 없는 말이 가는 천리보다 더 빠르게, 만리를 퍼져 저기 먼 중국까지도 가서 소문을 만들어냈다. 


경국지색의 외모를 타고난 조선의 공주, 그렇게 소문이 난 수지 공주였다. 심지어 중국뿐만 아니라 중국 넘어에서도 사신이 와서 수지공주의 초상화를 거금을 주고 그려갈 정도였다. 


조선 왕가의 체통이 있어 거절해야 마땅했으나, 거의 나라를 통째로 사도 남을 정도의 엄청난 금과 은을 주었다. 임금과 세자는 거절했으나, 실리라는 걸 챙겨야 한다며 보석은 받으라 했고 수지도 허락했다. 


그런 일이 있어서일까? 이 혼례의 유일한 복병이 생겼다. 보석도 내심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는데 수지가 반대를 했다. 


“못합니다. 이 혼인”

“수지야! 네가 어찌 이 아비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 것이냐? 도대체 어인 일로 이 혼인을 못한다고 하느냐?”


수지 마저도 국가를 위해 사용한 보석 때문인 것은 맞으나, 그런 마음에 앙금을 품은 게 아니었다. 수지의 뜻은 더 높은 곳에 있었다. 


수지가 경국지색의 여자편을 담당하면, 보석은 남자편을 담당하는 자였다. 비록 남자의 미가 신라 시대의 화랑처럼 자랑할 꺼리로 삼지 않은 조선시대여서 소문이 수지만큼이나 나지 않아서였지, 길에서 보석을 마주한 사람들은 그대로 방향을 180도까지 돌려 보석이 가는 길을 지평선이 사라질 때까지 쳐다보고는 했다. 


“부마가 되면, 나랏일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보석은 전하께서도 아시는 것처럼 뛰어난 인재 중에 인재입니다. 그런 인재를 중히 쓰지 않는 건 하늘에게도 백성에게도 죄를 짓는 행위와 같습니다”


임금은 듣나보니까 수지의 말도 맞다. 그래서 나랏법을 고치기로 했다. 법을 지키는 자가 임금이고 만드는 자가 임금인데 이미 있는 법이라고 해서 고치지 못하는 법은 없었다. 


“이제 됐느냐?”

“저도, 그럼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어여쁘고 멋있는 손자를 낳아 전하의 품에 안겨드리겠습니다”


법을 고치면서도 수지에게 보석을 주겠다는 임금의 뜻을 더 이상 거부하지 않는 수지공주였다. 그러자 보검세자는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애가 탔던 걸 가슴을 쓸어 내리며 다행으로 여겼다. 


“나는 이 혼례가 정말로 성사되지 않는 줄 알았다. 역시 아버님이시지. 현명하시다”


보석은 이렇게 자신을 아껴주고 챙겨주는 왕가에 고마움이 느껴져 꼭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날, 자신을 찾아온 무리가 하나 있었는데, 보석이 먼 이국의 왕자라는 이야기였다. 


수지에 대한 소문 때문에 이 나라로 들어왔는데, 그곳에 자신들의 왕자가 있어 놀랐다며 자신들과 함께 돌아가자고 얘기하는데, 보석은 그들의 목을 베었다. 함께 나타나지 않고 뒤에서 몰래 지켜보아서 보석도 모르는 정체 불명의 한 명만이 고국으로 도망쳤다. 


때 마침, 수지에 대한 소문을 듣고 수지를 아내로 보내라는 횡포를 부리는 서국의 강국이 있었다. 이 소문을 듣고 중국의 나라들이 자신이 도와줄 테니 수지공주를 자신의 국모로 삼겠다며 혼인동맹을 하자는 얘기를 제안해왔다. 


수지는 그날로 아직 혼례를 치르지 않았지만 한 밤중에 보석을 찾아왔다. 


“공주마마, 어찌 이 늦은 밤에 이렇게 직접 행차하셨습니까?”

“보석, 너는 나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지?”

“마마, 어찌 그런 질문을 제게 하시는 겁니까?”

“하고 싶어 안 하고싶어?”

“안 하고 싶을 수가 있습니까?”

“그럼 넌 이제 내 남편이다”


수지공주는 곧장 보석의 손을 잡고 임금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나라의 국운이 자신에게 걸렸지만, 그래도 자신은 보석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수지야, 너는 이 아버지가 어렸을 때 어떤 별명을 가졌는지 아느냐?”

“전하의 별명이요..?”

“전하라 부를 필요 없다. 내가 임금에 오르기 전, 지금의 보검세자처럼 세자였던 시절, 내 별명은 만인일적이었다”


한 명의 힘으로 만 명을 대적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 지금은 평화롭게 된 이 나라였지만, 불란의 씨앗이 발화가 됐던 날이 있었다.


그 불란을 지금의 보석처럼 ‘말’과 ‘혀’를 이용한 ‘지혜’가 아니라 오로지 ‘힘’으로 다스린 자, 그게 바로 지금의 임금이었다.


“나 이후론 이렇게 힘을 쓰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꿨고, 은근히 보검세자와 곧 부마가 될 보석 네가 잘 해주고 있어 든든했다”

“전하..”

“그러니 다시 한 번 내 어릴 적 힘을 보여, 내가 너희의 든든함이 되어주겠다”


임금은 그렇게 수지를 노리고 돌진해오는 모든 이들에게 오히려 역으로 ‘선전포고’함으로 전쟁을 준비했다. 


임금을 따라 전쟁의 영웅이 되었던 수많은 자들이 아직 숨을 쉬고 있었고, 임금의 부름에 모두 달려왔다. 


나라와, 임금, 그리고 자신들의 소중한 공주. 왕가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전쟁이 터지기 전, 보검과 수지는 약소한 혼례를 올렸다. 승전보를 울릴 때 백성들 앞에서 다시 크게 혼례를 올리기로 약속하고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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