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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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매년 열리는 빅 이벤트, 끝과 시작의 한 순간.

나는 대부분의 이 동일한 시간대를 드라마 연기대상으로 보냈다.

KBS와 SBS 중 하나였다.

더 재밌게 본 드라마가 있는 쪽으로 선택하여 보았다.

이상하게 재방송은 이미 소식을 들어서인지 재미가 없었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부터 이런 이벤트를 좋아했다.

모아보기 같은 이벤트들.

명장면 명대사를 골라주는 그런 프로그램도 좋아하고,

아직도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을 어쩌다 클릭하면

처음 목표했던 바를 잊어버리고 집중하고는 한다.



처음 스무살이 지나고, 방송으로만 보던 재야의 종. 종각역에서 있었던 12월 31일의 이야기가 있다. 군 입대전이었던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당시 스마트폰을 새롭게 구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때였다. 한달도 안 된 새 스마트폰이었다.



이전에 썼던 폰이 강력하고, 떨어트려도 부서지지 않고 그래서 보험도 안들었다.

그날 재야의 종소리에 관련된 알바를 하고 있었을 때.



휴대폰을 떨어트렸다. 처음에는 아무이상 없는 거 같았는데 조금씩 어둠에 물드는 것처럼 파랗고 보랗고, 결국엔 검은 화면이 폰의 액정을 잠식해갔다. 그렇게 거의 한달도 되지 않은 내 스마트폰은 어둠에 잠식되어 버렸다.



그 해가 어떤 해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 새해 액땜으로 끝났는지 아닌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액땜이다. 생각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한 번은 20대의 마지막. 한번도 떠나보지 않은 여행을 떠나려고 했었다.

당시가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이라 절호의 기회였다



그때.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오신다고 해서, 어린 시절. 이후 거의 20년만에 부모님과 새해를 보냈다. 코로나가 일어나기 전의 일이었다.



이후 올해의 새해는 처음으로 혼자 일출을 보러 갔다. 새벽 7시에 태양이 뜨는 걸 모른 채로 도착한 강릉. 그때의 시간은 3시였다. 4시간 동안 방황하다가 일출을 맞이했다. 폭설로 인해 도로는 괜찮았지만 인도는 그저 빙판길이었다.



그 빙판길을 걸으며 내가 괜히 사서 고생을 하는 구나 생각했다. 차라리 차를 렌트하던가 아니면 숙소를 잡고 나왔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왔지만 늦은 후였다.



괜히왔다는 생각은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한 일출 무렵 전부 사라졌다. 너무 예뻤다. 심지어 일출의 색이 여러 색임을 나는 그때야 알게되었다.



초록색마저도 섞여 있을 거라고, 무지개 보다 많은 색을 가진 태양빛을 바라보며 1월 1일의 아침을 열었다.



새해. 작년 한 해 놓았던 일들과 더불어 꿈꾸었던 일들을 ‘처음’으로 포장하여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실패는 수 없이 했으니 이제는 성공하길 바라면서.

어쩌도 또 실패할지 모르는 길을 나는 힘겹게 그리고, 즐겁게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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