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하윤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28

by 라한
설하윤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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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윤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설세희

제목: 눈의여왕


겨울이 오면 눈이 내렸다. 세희는 그런 눈이 좋았다.


“사계절 전부 눈이 오면 좋을 텐데.”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그런 꿈을 꾼 적이 있었다. 뜨거운 여름 날, 차가운 눈이 내려와 쌓이는 꿈이었다.


그래서 세희는 어른이 되면 겨울을 찾아 떠나는 삶을 살고자 했다. 정확히 말하면 겨울 보다는 눈이었다.


“너는 왜 그렇게 눈이 좋아?”


세희와 태반은 같은 유전자를 타고 났을 언니가 세희에게 물었다. 그러나 세희는 그 질문에 한 치의 오차도 없고,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들은 이후 언니는 꼬리를 붙여 질문하는 걸 포기했다.


“그냥. 눈 좋잖아. 안 좋아?”


오히려 역으로 들어온 질문에 대해서 고민해보게 되는 언니였다.


“좋았는데, 안 좋아졌어.”


분명히 자신도 세희처럼 눈을 좋아했던 언니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눈이 안 좋아졌다. 예전에 오빠한테 똑 같은 질문을 받았던 것 같았다.


“질문이 세습되는 건가.”

“무슨 질문?”

“큰오빠가 나한테도 이런 질문 했었거든.”

“아 정말? 나도 동생이 생기면 똑 같은 질문 하는거야?”


이미 다섯 남매인 가족들. 거기서 막내인 세희였다.

아마도 세희한테 동생이 생길 확률은 적었다.


그보다는 오빠한테 첫째 언니가 똑 같은 질문을 했는지 물어보는 게 빨랐다. 큰 오빠는 군대에서 눈이 정말 싫어졌다고 했다.


군인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잠에 들었을 때라고 말했던 오빠였다. 그런데 눈은 그 시간을 뺏는 악마라고 대답했다.


거기다 이상하게 군대의 눈은 무한으로 내리는 느낌이라고 했다. 아마 세영이도 입대를 하게 된다면 눈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말했다.


“나도 눈을 좋아하긴 했는데, 세희 너는 그 마음 언제까지 갈지 궁금하다.”

“어떻게 눈을 안 좋아할 수 있지? 거기다 우리 성이 설이잖아. 눈 설!”


세희가 아직 어리니까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다. 아직 이름도 한자로 쓰지 못하는 아이였으니까.


“세희야, 너 이름 한자로 쓸 줄 알아?”

“응!”


세희가 쓴 한자는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그런 한자였다.

-설세희(雪世姬), 눈 설, 세상 세, 고운 여성의 희였다.


“이거 아니고 이렇게야.”


설세희(薛洒喜) 라고 정정해주는 세영이었다.

- 설세희(薛洒喜), 맑은대쑥 설, 깨끗할 세, 빛날 희였다.


세희는 자신의 한자 이름을 보고 동그랗게 입을 벌렸다.


“나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네!”

“그래, 왜 이렇게 생각한 거야? 누가 알려줬어? 유치원에서 배웠어?”

“아니, 나 혼자 찾아봤어.”


비록 틀린 내용이긴 했어도 기특한 이야기였다.


“아, 혼자 찾아봤구나. 궁금하거나 모르는 거 있음 언니나, 오빠, 엄마, 아빠한테 물어봐. 세희 보다 오래 살아서. 더 먼저 살아서 그래도 아는 게 더 많으니까.”

“좋아! 나도 동생 생기면 알려줘야겠다!”


세희는 꿈이 야무진 아이였다.


“그럼 언니! 내 이름 뜻은 뭐야?”


한자어를 어떻게 쓰는 지 알았지만 정작 뜻은 모르는 세희였다.


“아, 이건 맑은 대숙 설이고, 깨끗할 세, 빛날 희야. 청렴하게 빛나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야.”

“우와.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좋아!”


세희의 귀여운 모습에 미소 짓는 세영이었다. 그러면서 세희가 알아 들을 지 모르겠지만 설씨 가문에 대한 전설을 들려주었다.


“우리 설씨는, 신라의 시조 출신인데.”

“신라? 김유신? 고구려가 통일 해야 했는데.”


아직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도 않을 텐데 어디서 이런 소리를 들었는 지 신기한 세영이었다. 아마 큰오빠 아니면 작은 오빠의 소행이었을지도 몰랐다.


“그 신라에서 박혁거세 탄생신화가 있는데, 천마가 보호한 알에서 나온 게 혁 거세인데, 그때 나온 왕을 기다린 6촌이라고 해서 여섯 마을이 있어.”

“웅!!”


세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세영이었다. 세희는 기분이 좋은지 고양이처럼 몸을 떨었다.


“거기서 설거백(薛居伯)이라는 인물이 나와. 그 사람이 우리 시조인데. 시조라는 말 모르지?”

“시조 알아! 단군 할아버지잖아! 터잡으시고 나라세우고! 홍익인간 뜻으로!”

“아, 백명의 위인들 그 노래 배웠구나.”


아마 이 노래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큰 오빠 아니면, 작은 오빠, 또는 어쩌면 아빠가 고구려가 통일 했어야 했다는 주장을 세희에게 주입시키지 않았나 싶은 세영이었다.


“그래 아무튼, 우리 시조는 이렇고, 나중에 자세히 알면 되고 지금은 뭐 그냥 알아 들었는 진 모르겠지만 그래.”

“웅!”


그렇게 자신의 성이 눈과 상관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세희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희는 여전히 눈을 좋아했다.


그래서 오랜만에 가족 전체가 떠나는 여행지도 눈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본의 훗카이도로 결정되었다. 막내인 세희에 대한 배려였다.


“눈의 나라!”

“조심해 세희야. 거짓말 하면 설녀 아줌마가 혼내준다.”

“설녀 아줌마야?”


아줌마에 대한 갑론을박이 가족내에서 시작됐다. 세희는 눈 속에서 파묻힐 자신의 모습을 생각했다.


훗카이도에 도착해서 여러가지 맛있는 걸 먹었는데 세희는 그 중에서 만두가 좋았다.


“만두 좋아.”


그렇게 좋은 기억을 쌓은 채 성장하는 세희였다. 어느새 고등학생이 된 세희였고, 맏언니 큰오빠, 작은 오빠, 그리고 작은 언니까지 모두 결혼을 하게 됐다.


이제 스무 살을 한 해 남겨놓은 세희만 결혼을 하지 않았다.


“공부를 이렇게 꼭 열심히 해야 하나?”


예전에는 언니 오빠를 보면 분위기가 공부만 잘하면 뭐든지 해결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공부도 잘해 야했다.


문제는 세희에게는 공부를 잘하는 유전자가 이미 언니와 오빠가 엄마, 아빠로부터 전부 가지고 나와서 없는 게 분명했다.


“엄마도 아빠도, 건강하게만 자라 다오라고 했잖아? 나는 이미 건강하게 자랐는데!”


세희는 비록 공부는 못하지만, 어렸을 때 엄마와 아빠가 했던 말처럼 건강하게 자랐으니 공부를 못해도 효도를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큰 일이 없다면, 건강할 세희였으니까 그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건강하면 됐지!”


남들 열심히 야자를 한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에 세희는 갑자기기지개를 펴며 외쳤다.


그런 와중에 집중력이 좋은 아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공부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세희는 혀를 내둘렀다.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저렇게까지 공부할 수 있는 걸까?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이런 집중력들을 가진 아이들이니까 뭘 하더라도 되겠다 생각했다.


“나는, 그러니까.”


세희는 은근슬쩍 가방을 들고 창문을 바라보았다. 정문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바보처럼 정문으로 학교를 나갈 생각은 없었다.


정문이 아닌, 다른 문인 후문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후문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쪽문이지.”


정문과 후문 사이에 있는 쪽문 쪽을 바라보았다. 선생님들에게 아직 위치가 발각되지 않은 유일한 쪽문이었다.


얼마전에 학교에 느닷없이 멧돼지가 출몰하여 웬만한 쪽문은 정체가 발각되어 폐쇄되었다. 그런 와중에 세희와 같은 학생들이 서로 의사소통도 하지 않고 의견을 일치하여 현재 세희가 바라보는 쪽문만은 발각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출출하니까 도저히 못 버티겠다.”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도 일이고, 그냥 아예 학교에서 나갈 생각을 하는 세희였다. 세희는 그렇게 아무것도 든 것 없는 가방을 들쳐 메다가 다시 가방을 자리에 가져 놨다.


그리고 옆자리에서 열심히 집중적인 친구의 옆구리를 찔렀다.


“알았어. 알았다고.”


한마디도 안 했는데 세희의 의도를 알아차린 친구였다. 하교할 때 가방을 밑으로 숨기던가 숨겨달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더불어 만약 내일 자기가 지각을 하게 되면 다시 보이는 곳에 위치해 달라는 부탁이었다.


이미 여러 번 해봤기 때문에 자신의 집중력을 깨지 않고 알겠다는 의사표시만 하는 친구였다.


“그래. 믿을 게, 바이”


세희는 그렇게 하교를 하고, 곧 막내 언니의 가게로 향했다.


“뭐야, 학교에 있을 시간 아니야?”

“나는 언니랑 다르잖아.”


메뉴판을 보고 이건 뭐냐는 눈빛을 보내는 세희였다.


“이건 뭐야 배추만두? 그리고 상추만두도 있네? 튀김도 아니고 이게 뭐야.”


상추튀김은 들어 본적이 있었다. 여행을 갈 때 사먹어 본적도 있었던 세희였다. 그러나 언니집에 새롭게 선보이는 배추만두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


“한번 먹어 볼래? 저기 꺼내서 먹어봐.”

“배추로 만두를 채운 거야? 별루 일거 같은데.”


굳이 따지면 김치만두도 배추만두라고 할 수 있었다. 김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건가? 배추에 여러가지 양념을 더해서 만들어졌다. 근데 굳이 그런 양념도 없는 배추를 베이스로 또 만두를 만드는 게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 세희였다.


일본의 훗카이도로 가족여행을 갔다 온 이후 세희의 최고의 라이크 음식은 ‘왕만두’였다. 그때 너무나 맛있게, 자신이 좋아하는 눈이 쌓인 곳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를 먹었을 때, 세희는 이런 게 행복이구나 생각했다.


자신이 태어난 이유가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착각할 정도로 행복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던, 자신의 왜에 대해서 한 번도 답장을 거부한 적 없었던 언니는 어느새 한국의 유명한 쉐프가 되어있었다.


그런 언니를 보고 세희는 생각했다. ‘역시 공부는 안 해도 돼’. 대학교 졸업을 하고 나서도 다시 처음부터 모든 걸 시작한 언니였다.


졸업장과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한 언니를 보며, 세희는 뭘 할까만 생각했다.


그렇게 언니가 새롭게 계발했다는 배추만두를 보는데, 만두피를 배추로 썼다.


“뭐야? 이러면 눅눅해져서 별로 지 않나?”

“입 그만 나불거리고, 그 입을 위아래로 크게 벌려서 거기 안에 넣어보고 네 그 치아로 썰어 보렴.”

“아니, 무슨 쉐프가 저런 말을 하니?”


세희는 언니의 말 대로 배추피로 만든 만두를 먹는데, 눅눅할 거 같은 배추 잎이 오히려 사각사각한 맛을 더했다.


‘어떻게 한거지? 이럴 수가 있나?’ 자신이 배운 과학상식이 무너졌다. 이래서 역시나 공부는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세희였다.


“오, 이거 맛있다. 언니. 언니가 만든 거야?”

“내가 만들 긴 했지. 근체 내가 최초의 배추만두 창시자 냐고 물어보면 그건 아니야.”


배추만두는 사실 이미 있었다. 그런데 그걸 더 상품으로 개량한 게 자신이라고 세영은 말했다.


세희는 언니가 만든 배추만두를 맛있게 먹고 이거 때문에 수능도 잘 보겠는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언니가 선물이라고 엿을 주었다.


“동생 한테 지금 엿 먹으라고 엿 주는 거야?”


‘힘내엿’이라고 적혀 있는 엿을 받아 든 세희는 미소 지으며 웃고 있었다.

그렇게 공부의 의미는 찾지 못했지만 다른 하고 싶은 일도 찾지 못한 세희는 언니에게 힘내엿을 받고 힘내서 수능을 위해 최소한의 준비를 지속하였다.


어느새 수능날이 왔다.

대학수학능력검정시험. 줄여서 수능.


전국민이 한 번쯤 은 거쳐가는 ‘성년식’과 같은 행위였다. 실제로 성년으로 인정 받는 건 첫 투표일 수도 있었지만, 두 개는 거의 같은 의미와 다름이 없었다.

아직 몇 달의 시간이 더 남았지만 수능을 보러 학교로 오자 이제 책임을 지는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선택받은 아이들이 선택하는 어른이 되었다는 어느 디지털 몬스터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세희였다.


자기는 왜 디지털 몬스터가 없냐고 투덜대던 시기였는데, 사실 지금도 그런 세희였다.


“벌서 이런 날이 오네.”


아직 자신의 앞길이 뭔 지 모르겠는 세희였다.

눈을 좋아하는 걸 살려 눈에 관련된 스포츠 활동을 하기엔 늦은 것 같았다.


어렸을 때 도전했다가 크게 사고를 당하고 부모님의 결사반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평생 눈이 계속 내리는 곳이 있다면 거기 살고 싶은데.”


문득 자신의 생각을 실천할 때, 밖에서는 불가능 하지만 안에서는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남들은 모두 수능 문제에 집중하고 있을 때, 세희는 수능이 끝나면 뭘할까 고민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오.”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이 꽤나 괜찮은 아이디어 아닌가 생각 했다.

근데 그러려면 넓은 운동장만한 공간이 필요했다.


실내 설매장?


수영장처럼. 실내 빙상처럼, 근데 그게 얼음이 아닌 눈조각들이 모인 눈. 눈싸움터 같은 곳을 생각해보는 세희였다.


“아직 하나도 없잖아?”


그러면 자신이 최초가 되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최초! 아니 세계 최초 스노우 파크! 눈터!


“괜찮은데?”


근데 그걸 만들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필요했다.


“사업 설계서를 만들어서 투자를 받는거야.”


돈이 많은 부자들에게 투자를 받는 방법을 알아야 했다. 그러려면 경영학과를 가야 하나? 근데 그러면 수능 성적이 좋아야 하는데.


세희의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는 와중에 수능이 끝나고 가족들이 세희를 마중 나왔다.


세희는 그렇게 사실 고생 안 했으면서 고생한 척 티를 내고 자신이 생각한 스노우 파크에 대한 구상을 떠올렸다.


비록 자신의 성은 ‘눈 설’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설세희는 눈이 좋았다.

그래서 눈이 365일 있는 곳을 떠올렸다.


“어, 스키장 알바를 구하네.”


우선 여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어쨌든 눈에 가장 가까운 상업시설이었다.


“어디보자. 지원하자.”


그렇게 지원을 하고, 숙박을 할 수 있는 스키장 알바에 합격한 세희였다.

그곳에서 자신과 또래처럼 보이는 정욱이 있었다.


그도 세희처럼 눈을 좋아했다.


“설 세희? 아예 이름에 눈이 들어갔네?”


비록 사실이 아니지만 굳이 그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세희는 눈이 좋으니까, 그렇게 오해 받더라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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