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 336
NMIXX 설윤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엔믹스 설윤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윤설아
제목: 해가 뜨지 않아 달이 떴으니
“또. 딸인가.”
하늘이 무심했다. 성군이라고 불리며 백성들의 존경을 받는 아버지의 말에 설아의 가스이 아팠다.
자기 눈에는 어여쁜 막내 동생이 태어났는데. 벌써 여섯 번째 딸이라고 해서 미워하지도, 또 제대로 예뻐하지도 못하는 아버지였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미안합니다. 부군.”
“어찌 중전이 미안할 일이오.”
임금도 알았다. 중전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러나 그건 자신의 아내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목숨을 지킨 죄와 같았다.
지금은 왕이 되었으나 몇 해전만해도 황제였던 임금이었다. 백성의 상처를 끝낸다는 명분아래, 제국을 침범한 약탈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항복한 이후 목숨을 구걸해 살아남았다.
그 죄를 지금 자신과 아내가 받고 있는 것 같았다. 아들이 없는 건 자신의 대에서 나라의 명맥이 끊어져야 했다 라는 하늘의 분노처럼 들렸다.
아버지는 정복 군주였다. 아버지대에 넓어진 나라의 영토만 지금의 8배엿다. 당시에는 3배 정도로 영토가 넓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두 빼앗기고 사라졌다.
옆나라에 침략을 당한 제국은 체통을 버리고 왕국이 되서라도 살아남았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의 대에서 그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중전...”
중전이 처음 이 왕궁에 들어올 때만해도, 아니 황궁으로 불렸던 태천궁에 들어갔을 때만해도 중전이 아닌 황후였다.
그러나 제국의 일체를 잃어버린 이후. 제국에서 쓰였던 모든 물품의 금지를 당했다. 태천궁에서 내쫓기고 태자가 쓰던 동천궁으로 거처를 옮겨야 했다.
당시 아기였던 설아는 전쟁을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밤마다 들리는 곡소리로 얼마나 아픈 나날들이었는지 만은 유추할 수 있을 뿐이었다.
설아의 성격은 남자아이와 같았다. 어른들은 첫째 아이로 태어난 설아가 남자였으면 분명히 나라를 다시 재건하여 다시 칭 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나라를 잘 이끌 수 있을 거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설아는 왕자가 아닌, 공주로 태어났고, 그 뒤로 줄줄이 모두가 공주였다. 그렇게 여섯 자매가 태어났다.
사실 설아의 위로 남자 아이가 있었다. 설아와는 꽤 나이차이가 났지만, 설아가 태어났을 때쯤 에는 그도 살아있었다.
그런데 전쟁이 터지고, 태자는 분조 하여 침략자들에 맞섰다.
일곱 왕국의 동맹으로 제국을 침범했다. 사방을 넘어 일곱 방면에서 연합왕국이 쳐들어왔고, 태자는 뛰어난 능력으로 이를 막아냈지만, 결국은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일곱왕국은 이대로 퇴주한다면 반드시 제국의 복수를 받을 게 뻔했고, 자신들이 가진 모든 전력을 쏟아서 태자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퇴로를 확보했다.
태자가 붙잡히면서 전세가 기울었다. 그렇게 왕국으로 격하됨과 동시에 태자의 목숨을 받치는 조건으로 이 왕국이 살아있는 것과 같았다.
태자는 아버지 보다 먼저 죽는 불효와 불충의 용서를 빌고 자결하여 나라를 구했다. 그렇게 일곱왕국은 제국을 살려두는 대가로 태자의 목숨을 빼앗았다.
그리고 옛 태천궁을 일곱 나라에서 보낸 감시단이 쓰도록 했다. 설아는 그렇게 제대로 기억조차 못하는 오빠의 얼굴을 매일 그리워했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싶어 하는 것과 비례하여 얼굴도 기억 못하는 태자를 그리워하는 설아였다.
태자의 어진 속 그림만으로 아기였을 때 자신도 모르게 혹시 숨겨져 있을 지 모를 기억의 한 조각을 그리는 설아였다.
태자 이후 처음으로 태어난 셋째(둘째_는 설아가 첫째인 줄 알고 있었다. 설아가 보는 어진이 태자라는 건 아무도 입 밖에 올리지 않았다.
태천궁에 머무르는 연합왕국의 침범자들인 그들은 자신들이 죽인 태자를 그리워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오라버니가 살아 계셨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그런 날이 벌써 십년도 더 지났다. 이제 벌써 설아도 성인을 앞두고 있었다.
한편 원래 이 나라의 황족들이 살았 어야 할 태천궁은 날마다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무너진 제국이 다시 살아나는 걸 원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딸이 나왔다 하더군.”
자신들이 죽인 태자의 후예가 아직 없다는 건 기쁜 일이었다.
“이번에도 경국의 미를 가졌을까.”
그들은 태자 이후 태어난 공주인 설아 때문에 본국에 돌아갈 생각을 못했다. 경국지색의 미인으로 태어났다는 설아의 명성은 덕분에 대륙 전체에 휘날리고 있었다.
“설아 공주의 남편이 되는 거라면, 내가 충분히 부마가 될 수 있는데, 크하하하”
매일 잔치를 벌이며, 옛 제국이 더욱 더 절망에 빠지길 원하는 자들이었다. 문제는 이들이 먹고 자고 싸고 하는 모든 걸 왕국에서 충당하고 있었다.
임금의 표정은 갈수록 어두워졌다.
그런 아버지를 위해 문안을 오는 장녀 설아였다.
“전하. 성심이 너무 깊으십니다.”
설아의 위로를 받으며 임금은 눈물을 감췄다. 군상의 자리는 그러했다. 만인지상으로 위엄을 보여야 하는 자리였다.
“왔느냐. 그래. 오늘은 잘 보냈느냐.”
매일 같이 자신을 위해 찾아오는 딸을 보면 마음이 아팠다. 아비로서 약한 모습만 보였다. 신하들도 저버린 자신을 아직까지 아버지로, 그리고 이 나라의 왕으로 대해주는 딸이었다.
딸이 아닌 왕자였다면 바로 세자로 세우고 국본으로 삼았을 것일 텐데 그러지 못했다. 세자 자리를 노리는 다른 사촌들이 많았지만 아직 누구에게도 허락하지 않는 왕이었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었다.
임금은 비록 자신의 앞에선 그런 말들을 하지 못하지만 설아의 부마를 정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며 신하들을 보니 그 역심을 눈치채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찌되었든 설아는 지금 왕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공주였다.
“법도가 있는 법입니다.”
황제가 누리는 권력과, 고작 왕이 누리는 권력은 달랐다. 한 나라에 왕이 사실 만인지상의 자리인 것 같은 맞으나, 지금 이 나라는 아니었다.
이전 최고의 권력을 보이던 태천궁은 제국을 무너뜨린 연합왕국에서 파견된 총독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
아무도 황상에 앉진 못했으나, 일곱 모두가 앉아 잇는 것과 같았다. 연합왕국도 제국이 사할을 걸고 맞선다면 또 얼마나 전쟁이 길어질지 알 수 없었기에 그렇게 결정이 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왕은 후회했다. 그때 맞섰다면, 이 치욕의 꼴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차라리 그때 죽는 게 낫지 않았을까? 끝까지 항전 했어야 했는데 자신이 고개를 숙인 죄로 이런 치욕을 당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을 했다.
설아는 아버지를 이해했지만, 인정할 수는 없었다. 사라져버린 오빠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누구보다 단련하고 수련하고 열심히 했다.
충분히 자신도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설아였다. 그래서인지 웬만한 성인 남성보다 2배는 많이 먹는 설아였다.
그렇게 먹어도 마른 건 소화를 시키고도 먹은 게 모자를 정도로 다 피와 땀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설아는 자신처럼 자신들의 동생들도 훈육했다.
자신이 만약 남자아이로 태어났다면 이미 세자로 임명되고도 남았다.
그러나 비어 있는 세자 자리였다. 그 자리를 달라고 아버지께 말하고 싶었지만, 위태로운 나라에 여자가 세자가 됐다는 말을 아버지는 두려워했다.
그 말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 설아뿐이었다.
“나도 할 수 있는데.”
설아는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청혼해 오는 이들에게 검무 든 지혜로든 자신을 이겨보라고 했다.
활 쏘기면 활 쏘기, 말 타기면 말 타기, 창 던지기면 창 던지기, 바둑이면 바둑, 장기면 장기부터 해서 어느 것 하자 지지 않는 설아였다.
백전무패의 설아를 당해낼 동년배의 남자는 더 이상 이 나리에 없었다. 오래전 자신의 얼굴조차 떠오르지 않는 태자였던 오라버니와 함께 모두 죽어버린 것 같았다.
“나 보다 약한 자를 어떻게 따라.”
그래서 아버지가 걱정됐지만 미웠고, 이해되지만 인정되지 않는 설아였다. 한 번은 밤중에 궁을 나와 태천궁의 앞길에 멈춰 섰다.
태천궁은 여전히 연합왕국의 총독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이 나라의 백성들이 피땀을 흘려서 그들의 배를 채워주고 있었다.
자신을 따르는 호위도, 신하들도 모두 따돌린 설아였다.
“미안하지만. 잠시 다녀올 게.”
그들의 꼬라지가 궁금한 설아였다. 이 나라를 좀먹고 있는 외국의 적들이었다. 설아가 몰래 태천궁에 들었을 때 그들은 설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귀공께선 어째서 이 나라를 떠나지 않는 것이오? 돌아간다면 더 큰 기회가 고국에 있을지언데.”
“그건 양총독이야 말로 그러지 않소? 나는 얼마전에 저짝, 도망간 임금이 있는 곳에서 그를 수족하는 그의 딸을 보았소. 가히 선녀가 따로 없소이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이 심장이.”
자신의 심장을 부여잡는 그들을 보니 역겨워진 설아였다. 아버지는 저리 골골대고 있었고 그런 아버지의 자리를 노리는 자들이 많았다.
풍전등화의 위험에 놓인 나라였다.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방도를 생각해봤지만 없었다.
“내 대에서 무너지는 것이다.”
자신을 차라리 세자로 만들어 준다면, 이 위기를 구할 수 있을 것 같은 설아였다. 예전부터 고귀한 황족, 이제는 왕족이 되었지만 윤 씨는 쓰지 않으니, 설을 마치 성으로 써서 설장군님! 하고 설장군! 이라고 놀았던 친우들이 있었다.
그들은 설아를 도와 이 나라를 건사할 인물들로 장성했으나, 고작 한 나라의 공주뿐인 설아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 친구들을 요직에 앉힐 권한도 뭣도 없이. 그저 아버지와 어머니가 결정할 ‘부마’를 거절할 뿐이었다.
“저보다 약한 부군을 섬기라는 말씀이십니까?”
설아는 독불장군이었다. 분명히 공주로서 체통을 지키며 나라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 건 사실이나 누구보다 장군과 같은 성격이었다.
그런 그가 총독들이 미친 짓거리를 하는 걸 듣자니 어이가 없었다. 그때 총독 하나가 설아를 발견했다.
“오오. 내가 지금 너무 취해서 환상을 보는 건가? 하늘에서 선녀님이 내려오셨구만.”
태천궁에 실제로 설아가 올 리 없다고 생각한 그가 자신의 부하를 시켜 설아를 앞으로 끌고 오게 명령했다. 그러나 그 명령을 받은 부하는 곧 설아에 당해 쓰러졌다. 곧 자신에게 다가온 병사의 칼을 뽑아 든 설아는 총독들을 향해 걸어갔다.
“무엇인가!”
총독들이 놀랐다. 그저 아름답기만 한 여인인 줄 알았던 설아가 검을 들고 다가오니까 놀랐다. 그들을 지키는 호위도 마찬가지였다.
“뭐하냐! 어서 막아라!”
검을 들고 온 여인. 그러나 그 자는 그냥 여인이 아니었다. 연합왕국에게 패하지 않았다면 제국의 공주로 이들이 감히 입에도 오르지 못할 ‘설아’라는 이름을 가진 자였다.
황제의 성씨인 ‘윤’을 함부로 부르지 못하니, 그 성격과 고약함과 강인함이 섞여 만들어진 ‘설장군’이라는 별명으로 이름이 드높은 자였다.
여자라고, 공주라고 방심하고 잔뜩 취한 총독이 검을 들어 설아의 검을 막아보려고 했는데, 그가 검을 든 손이 바닥으로 툭 하고 떨어졌다.
다른 총독들의 눈에는 어느새 잘린 팔에서 분수처럼 붉은 핏물이 쏟아지고 있었다.
설아를 찾던 호위들이 소란을 듣고 달려왔다. 총독들이 공주에게 무슨 해꼬지를 한 게 아닐까 싶었다. 하필이면 소란스러운 소리가 태천궁에서 들리다니!
평소에도 시끄러운 태천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비명이 들리고 있었다.
“공주님!”
부디 설아가 무사하기를 바라며 달려왔는데, 설아가 엮인 일은 맞았지만 피해자의 위치에 있지 않았다.
가해자의 위치였다.
핏물이 호수가 되어 흐르고 있었다. 설아가 든 검에 죽어간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공주님..!”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눈에는 설아의 모습이 마치 죽은 황태자가 돌아온 것 같았다.
설아는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다. 아버지의 허락도 없었지만 이제는 칭제를 하고. 아버지를 다시 황제로 옹립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나라를 핍박한 연합왕국을 제 손으로 무너트려야겠다고 생각하는 설아였다.
황태녀가 되어서, 훗날 황제가 될 포석을 다질 생각이었다.
“이 자들을 모두쳐라.”
아직 황태녀가 되지 않은 설아였지만, 이미 황태녀인 설아였다.
옛 제국의 병사들, 현 왕국의, 미래의 제국의 병사들이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황태녀 설아의 명령을 듣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곳에서 제국의 사람들을 빼고 무사히 살아서 궁궐 천상태문을 나서는 이는 없었다.
황제의 품위를 보이며, 훗날 황제가 될, 이제는 황태녀의 자리에 오를 설아만이 기품을 보이며 천상태문을 나오고 있었다.
“아버지께. 갈 것이다.”
“예. 공주마마. 아니.. 태녀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