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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한 Nov 18. 2024

[노지선]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파트 9 - 10

노지선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노지선의 연기를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선지연 

제목: 무너뜨리는 사이


“처음부터 다시” 


냉정했다. 조금은 봐주지 라는 생각을 하지만 이게 또 맞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지연은 그렇게 처음부터 다시 하나하나 도미노를 세워 놨다. 


하필 왜 자기 취미가 도미노일까? 이럴 때면 과거의 자신이 밉다. 하필이면 왜! 


강아지와 고양이를 함께 기르는 집에서 둘을 분리시켜놓지 않고 거실에 도미노를 세웠다. 그냥 밥 먹고 씻고 자는 시간이 아니면 늘 도미노에 푹 빠져 있는 지연이었다. 


도미는 완벽한 계확 안에서 엄격한 통제 안에 세워야 비로서 완성된다. 그냥 세우는 것만으로 끝이 아니다. 도미노를 세워서 무너트림으로 비로서 완성되는 예술의 영역이었다. 


나름 전국대회 출전권까지 따낸 지연이었다. 이런 지연의 취미를 가족들만 싫어했다. 처음에는 그냥 자기들도 도미노가 쓰러지거나 세우는데 열중하는 지연의 모습이 좋아 보여 도와주기도 했지만 가족들 때문에 자신의 의도와 다른 실패의 결과물이 나오자 지연은 도미노를 자신 이외에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특히 명절때마다 동생들이 찾아와 도미노를 가지고 놀면서 벌어지는 각종 참극을 보며 지연은 자기 방에 절대로 침범하지 못하는 금단의 구역으로 만들었을 정도였다.


오죽하면 고양이도, 강아지도 지연이 도미노 퍼즐을 꺼내기 시작하면 긴장할 정도였다. 동물들 마저도 그 야성의 본능으로 지연을 건들면 안 된다는 사실을 파악할 정도로 강력한 살기를 내뿜는 게 도미노를 세우는 지연의 모습이었다. 


“아~아아앙아!!”


아무리 그런 살기를 감지한 동물들이라도 사람보다 나을 수가 있을까, 놀자고 가져온 인형을 물고 있는 강아지, 그 강아지 옆에는 지연이 쌓은 바벨탑과 같은 도미노가 무너졌다. 회심의 작품이었는데 곧 별스타에도 공개할 예정이었는데 강아지로 인해서 무너졌다. 무너진 잔상만 강아지 보다 높았으니 얼마나 높이 쌓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멍멍!”


특히 이 강아지는 아직 자신이 어떤 잘못을 한지도 모른다. 입양된 지 이제 두 달 정도 된 강아지니까. 그래도 눈치는 좀 있었던 걸까? 자신을 불쌍하게 쳐다보는 다른 반려동물들을 보며 슬슬 뒷걸음치는 강아지였다. 


“너너너!!”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어제 붙여준 ‘짜랑’이라는 이름도 까먹은 지연이었다. 


“오늘 내가 된장 발라 먹는다!!!”


곧 짜랑을 덮치는 지연이었다. 보통의 강아지라면 지연이가 이제서야 자신과 놀아주는 줄 착각하며 더 발악을 할 수도 있는데 다른 반려동물들의 눈치와 더불어 지연이 내뿜는 살기가 잡히면 정말로 죽는다! 라는 걸 알려주고 있어 노는 수준이 아닌 필사로 도망치는 짜랑이었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공든 탑을 세우다 자신과 놀고 싶어 다가온 짜랑이에게 무너지는 탑을 보며 욱하는 지연이로 마무리가 된다. 


지연은 방 안으로 들어와 맘놓고 도미노를 할 수 있는 그런 곳은 없을까, 나도 너도해 동영상 서비스에 올라온, 별스타에 올라오는 엄청난 영상들과 같은 도미노를 쌓아보고 시은데 왜 이렇게 세상이 도와주지 않을까 속이 아픈 지연이었다. 


“내가 누군데! 이대로 포기할 수 없어!”


지연은 전국의 도미노 동아리나 동호회를 찾아보았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도미노 아티스트들이 많았다. 그중 한 명은 드론을 활용한 예술적인 도미노 촬여을 해냈는데, 그 규모가 가히 엄청나다. 


“뭐야, 거의 산에서 도미노를 세웠는데? 이게 가능해?”


일반적으로 운동장이라던지 아무리 야외라고 해도 공원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이 사람은 지금 등산로에서 도미노를 찍었다. 사람과 도미노가 누가 먼저 하산을 빨리 하나 찍은 대결이었다. 


“이건, 옆에서 뛰는 사람도 대단한데..?”


거기다 도미노 vs 이런식으로 무너지는 속도를 이용해 다른 여러가지와 대결하는 하는 장면. 골을 넣어야 넘어트릴 수 있는 도미노처럼 여러가지를 실현하는 모습을 봤다. 


“도미넴파이어”


도미노의 황제라는 이름의 뜻을 쓰고 있는 사람, 분명히 한국인이었다. 그동안 자신이 봤던 영상들은 웬만하면 외국 영상이었는데 한국에도 이렇게 도미노를 활용한 아티스트가 있구나 생각에 당장 지연은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안녕하세요 도미넴파이어님, 저는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한 ‘선지연’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메시지를 드리게 된 이윤, 저도 도미노를 너무 좋아해서. 


지연은 도미넴파이어의 제자가 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도미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주변에서는 지연의 행위를 고작 ‘취미’정도로 생각하지만 지연은 이 일을 통해서 수익을 얻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도미넴파이어의 영상은 지연에게는 한 줄기의 빛과 같은 희망이었다. 그의 팔로우수도 1억이 넘었다. 한국인 전부를 합해도 채울 수 없는 숫자였다. 도미노 영상은 사실 말이 필요 없어서 영상만 있으면 된다.


그런데 도미넴파이어는 도미노가 무너지면서 각종 PPL도 하고 있었다. 초코파이 문양의 노미노처럼 출판사의 책 모양의 도미너처럼 마치 미니어쳐를 무너뜨리는 느낌처럼 도미로가 무너지는 영상도 있었다.


“아, 내가 선구자가 됐어야 했는데, 그건 아쉽지만 이미 잘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배워야지.”


올림픽 종목으로 브레이크 댄스나 클라이밍이 선정될 줄 누가 알았을까? 언젠가 행위예술적인 시선만 받고 있는 도미노도 바둑이나 장기, 오목 등처럼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진출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올림픽 진출도 결코 우수은 장난 같은 말이 아니게 될 것이었다. 


그렇게만 되면 지연은 선구자인 편에 낄 수 있었다. 비록 1세대는 아니겠지만 1.5세대라도 되서야지 하는 생각에 부푼 꿈을 꾸게 된 지연이었다. 


그러나 몇 날 며칠이 지나도 답변이 없었다. 그러자 다시 메시지를 보내는 지연이었다. 자신이 만든 도미노 영상을 함께 첨부했다. 그러자 곧 답변이 왔다.


-미안미안, 답변이 늦었네


그는 지연에게 자신이 곧 열 도미노대회에 대한 참가신청서를 보내왔다. 비록 원하던 답변은 아니었지만 도미노 대회가 있다니, 여기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지연이었다. 


“도미노 대회? 괜찮은데?”


지연은 곧 도미노 대회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는데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까 란 생각이 들었다. 도미노 대회는 개인전으로 치러지지 않았다. 규모가 큰 대회다 보니까 상금이 무려 10억이었다. 아무래도 1억의 구독자가 있는 채널에서 진행되는 초대형 이벤트다 보니까 상금도 컸다. 


한국인만 참가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세계 곳곳에서 이 대회를 위해 한국으로 온다는 얘기가 있었다. 


“우와, 이건 뭐 거의 국가 급 행사네”


국제행사급으로 펼쳐지는 규모의 이벤트를 보고 입이 벌어지는 지연이었다. 이런 대회가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정보의 홍수의 시대, 너무 많은 정보들이 있지만 정작 이렇게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지연이었다.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반성도 함께했다. 


그때 짜랑이가 도미노를 물고 왔다. 꽤 똑똑한 짜랑이는 지연이 도미노를 꺼내 들면 처음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다. 어느 날은 무너진 도미노를 보고 마음이 뭉클해졌던 지연이 바닥에 누와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일어나는데 영상으로 안 찍었으면 사람들이 절대로 믿지 않을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짜랑아???”


짜랑이가 입으로 도미노를 물어 도미노를 세우고 있었다. 청소를 한다던 가 그런 모습은 이미 다른 강아지도, 고양이도 보여준 사례가 많지만 도미노를 세우는 강아지는 아마 전세계에서 짜랑이가 처음이 날까 생각하는 지연이었다.


처음에 볼 때 놀라서 찍지 못했는데 이후에 영상을 찍어서 대박이 났다. 그리고 이번에 도미넴파이어에게 보낸 영상도 짜랑이가 도미노를 세우는 영상이었다. 


“이건, 짜랑이도 함께 오라는 걸까..”


팀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았다. 그냥 사람만 채우는 건 가능하겠지만 여기서 하는 팀전은 각자의 역할에 1인분 이상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중요 요소였다. 


자신에게 플러팅을 날리며 도미노를 좋아하는 척했던 남자들은 많았다. 그런 사람들과 도미노를 하며 시간을 보내 봤는데 죄다 아는 척은 잘하지 실제로 도미노의 도짜도 모르는 수준이 허다했다. 


“어디서 팀을 구해, 차라리 짜랑이가 잘하겠다”


그러면서 짜랑이와 눈이 마주치는 지연이었다. 정말로 짜랑이와 나가봐? 너무 미친짓인가? 일단 등록은 되나? 


그런데 짜랑이랑 지연이 둘만 필요한 건 아니었다. 나머지 팀들은 수십 명 단위인데, 개와 사람 둘이서 할 수 있는 게 과연 뭐가 있을까? 


지연은 그래도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며 가족과 더불어 주변 친구들에게 10억의 상금규모를 말하며 홍보를 했다.


그랬더니 도미노보단 10억이라는 상금 때문에 대회에 나가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예상외라는 생각과 더불어 역시 자본주의 사화에서는 돈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깨달은 지연이었다.


“이렇게 많은 성원이 있을 줄 몰랐지만, 이 대회에 팀으로 나갈 사람들의 최소 조건이 있습니다. 여기 짜랑이 보다 도미노를 잘해야합니다”


그렇게 경쟁률이 높은 상황에서 팀원을 고를 수 있게 된 지연이었다. 경쟁조건은 강아지도 보다 도미노를 잘 세우고 잘 무너트리는 것. 


사람들은 자기들 무사하냐고 콧방귀를 뀌었는데 정작 짜랑이보다 잘한 사람은 스무 명 남짓이었다. 백명이 넘는 지원자 중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지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다시 사람들을 솎아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사이에 이정도면 그냥 이렇게 지원을 해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거 사이 아니야? 쟤 강아지 아니지? 강아지 탈을 쓴 사람이야! 분명해!!”


탈락자들은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강아지에게 졌다는 당혹감이 더 커 보였다. 하긴 지연이 본인이었어도 강아지한테 무언가를 진다면 밥 빨리 먹기 이런 게 아니면 현타가 세게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지만 짜랑이는 강아지가 맞고요” 


그렇게 짜랑이를 이긴, 사람들과 짜랑이를 팀원으로 등록해 도미노 대회를 도전하게 된 지연이었다. 


“역시 사람은 일단 해봐야 돼”


그냥 지금처럼 늘 투정만 부렸다면 지금도 쇼파 위에 누워 짜랑이랑 놀면서 ‘왜 사람들은 도미노의 재미를 모를까’라고만 투정만 부렸을 뿐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어딘 가에 자신의 길이 있겠지 찾아봤던 지연은 비록 계속 걸을 길인지 아직까지 알 수 없지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만들어 냈다.


지연은 속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도미노 실력을 인정해 주길 바라고 있었고, 이 대회를 기점으로 그 욕망을 완전히 발산하겠다고 생각했다.


옆에는 이미 자신에게 배운 것과 다름없는 청출어람까진 안되겠지만 적어도 강아지 중에서 가장 도미노를 잘하는 짜랑이도 있으니까. 짜랑이는 지금 지연이의 자랑이었다.


이제 지연은 도미노계의 거장 거대한 자랑이 될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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