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한 Nov 22. 2024

하지원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50

하지원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하지원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전해원

제목: 눈물에 베이고 눈빛에 찔려서


노력이 재능을 이기기 위해선 상상의 범주를 넘어서야만 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이 나오기 위해선 ‘꿈’처럼 아주 간절히 원해야만 했다.


재능이 있어도 자신이 그 재능을 펼치질 원하지 않으면 있어도 없는 것과 같았다. 원석처럼 누군가에게 발견되어야만 비로소 보석이 될 수 있는 게 바로 재능이었다.


“해원아 저녁은 같이 먹는 거 알지?”


매주 수요일은 가족들끼리 저녁을 먹었다. 해원은 알겠다고 소리치고 밖으로 나갔다. 


“너무 넓어.”


남들은 살고 싶어서 안달이 난 그런 집. 마당에서 축구를 해도 공간을 다 쓰기 부족할 넓은 정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귀가를 할 때도, 또 지금처럼 밖으로 나갈 때도, 귀차니즘이 많은 해원에게는 너무나 넓은 집이었다. 


이렇게 마당을 걷는 게 아닌, 지하로 내려가면 바로 집사가 운전하는 차를 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해원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그건 이 집의 가주인 아버지. 또 성인식을 치룬 삼촌이라던지 어머니, 그리고 언니와 오빠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다.


해원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직 3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정말 치사하다니까. 나도 바로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가면 안 되나.”


투덜거리면서 정원을 나서는 해원이었다. 그렇게 나와서 정문을 나왔다. 그 시간만 무려 5분이 걸렸다. 서둘러서 그렇지 느긋하게 걸으면 10분도 넘게 걸리는 큰 집이었다. 


“그냥 혼자 살고 싶다.”


명문고를 진학하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아무래도 합격했다면 기숙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고 그러면 집에서 멀어질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해원의 재능은 공부에는 없었다. 


“아가씨 오셨어요?”

“태워 줄 거 아니면 인사하지 마시죠?”

“아. 그럼 저녁에 봬요.”


이 집의 규칙은 간단했다. 결과로 인한 계급 제. 그 결과는 가족은 화목해야 하기 때문에 싸우지 않는 걸 규칙으로 했다. 


다만, 외부로부터 결과를 가져와야 했지만 전교생 400명중, 해원은 300등 안에 겨우 드는 수준이었다. 결과를 가져올 수 없는 위치였다. 


그나마 변명의 거리가 되면, 이제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안 됐으니까. 아직은 결과를 보일 수 없는 거 아니냐는 말을 했었지만, 그렇다면 직전의 결과인 중학교의 성적으로 결과를 얘기하면 된다고 하였다.


해원의 필 패였다. 


“쳇.”


그렇게 해원은 집안 사람 다 받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문제는 해원의 동생들이었다. 해원이 받지 못하는데, 어린 동생들이 특권을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해원의 집안의 연좌제였다. 해원은 한 번도 누나나 오빠 때문에 그런 연좌제를 당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자신 때문에 동생들은 당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불만을 들어낼 수도 없었다. 철처한 상하수칙의 원칙이 적용되는 집안이었다. 


“미안하다 동생들아.”


자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타고 학교로 나서는 동생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집사들이 해원과 해원의 동생들을 같이 돌봤다. 


즉, 연좌제에 적용된 건 해원의 가족들 뿐만 아니라 가족이라고 할 수도 있는 집사들도 마찬가지였던 것이었다. 


다만 이것도 성인이 되면 풀어졌다. 해원이 성인이 되면 바로 해원의 동생인 2살 어린 해진이 최고 방패막이 역할을 하게 됐다.


지금의 부러진 방패와 같은 해원은 3년 안에 높은 성적을 받아내거나, 아니면 얼른 성인이 되어야 했다. 성인이 되려면 3년이라는 절대시간이 지나야만 가능했기에 성적을 올리는 게 빠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으나, 객관적으로는 3년이 지나 성인이 되는 게 더 빨랐다. 


보통의 이야기속에 부잣집과 다른 해원이었다. 그저 학교에서는 모범생이었다. 특히 해원은 대중교통을 타고 등하교를 했기 때문에 해원이 이 지역 최고의 부잣집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몰랐다. 


이는 선생님도 마찬가지였다. 보통은 학교에서 집안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할 텐데, 이 학교 자체가 해원의 가문의 지원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자자. 이제 너희들도 수능 준비해야 하는 건 알지?”

“에이! 선생님! 3년이나 남았는 걸요!’


3년이나 남은 수능을 벌써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 해원이었다. 그때 고등학교 등교 기념으로 학교에서는 작은 이벤트가 열리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해원은 전혀 상관없었을 이야기였다. 


“1학년 다 모였냐?”


남자아이들끼리 모두 모인 상태였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그 장소를 우연히 들린 해원이었다. 


“뭐야. 여기 왜 다들 모여 있는거야?”

“너 뭐야? 1학년? 치마 입은 애들은 가라. 여긴 바지 입은 남자들의 성지니까.”

“성지라고? 여긴 우리 학교 운동장인데?”


해원은 그들을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멀리서 집사가 나서야 할까 지켜보고 있었지만, 해원은 무시했다. 


정말로 자기가 위험해지면 집사가 나설 테고, 아니더라도 혼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보통의 여자 학생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텐데, 해원은 이상하게 그들의 무리 속에 들어가고 싶었다. 


정확히 말해서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해원이었다. 멀리서 이를 몰래 지켜보던 집사는, ‘아이고, 무슨 일에 엮이시려고.’ 귀찮다는 표정을 하고 해원이 10분 정도 나오지 않자 체육관을 어슬렁 거리는데, 피를 흘리는 남자애가 공포에 질린 채로 밖으로 나왔다.


집사는 놀라 서둘러 안으로 들어갔다. 


해원은 그곳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됐다. 그건 ‘무신’의 본능에 가까웠다. 싸움의 신이 해원을 통해 환생했다고 해도 그 말은 거짓이 아닌 지신처럼 느껴졌다. 


고작 고등학교 1학년짜리 여학생이, 남자애들을 수백명을 제압했다. 


“괜찮아?”


자신이 체육관으로 들어갔을 때 거의 바지에 오줌을 지리지 않은 게 다행인 남학생에게 물었다.


“고. 고마워.”


선배들의 갈굼으로 인해서 거의 반강제로 서로 싸워야 했던 1학년이었다. 


“여기가 스즈란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 짓이야.”


그런 꼴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해원이었다. 보통의 여자학생이라면 이 상황을 대처하기 위해서 자신이 직접 나서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들기도 전에 먼저 몸이 반응한 해원이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주먹과 발에 맞아서 쓰러진 놈들이 수백이 됐다.


보통의 전설은 18:1이라는 숫자로 시작했다. 그런데 해원은 그걸 아득히 넘어버렸다.


“뭐지.”


너무 놀란 해원은 자신이 일으킨 이 상황에서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할지도 헷갈렸다. 기억을 잃었다든가 그런 건 아니었다. 


눈앞에 날아오는 주먹이 느렸고 약했다. 그래서 주먹을 피했고, 다른 주먹을 날리기 전에 자신의 주먹을 날렸다. 


해원의 전투를 방해하는 건 치마로 구성된 교복 밖에 없었다. 


“나, 하필이면 싸움에 재능이 있는 거야?”


해원은 피 떡이 되어 바닥을 구르는 남자들 사이에 자신의 주먹을 내려다보았다. 이미 잘나가는 일진들은 모두 바닥을 구르고 있었다. 


그 상태로 체육관에 들어온 집사가 놀랐다. 


“뭐, 뭐야 이 상황은.”


해원을 걱정해서 서둘러 체육관에 들어왔는데, 정작 걱정해야 했던 건 해원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역시, 피는 못 속이는 건가.’


해원의 가문은 대대로 전쟁에서 이름을 떨쳤다. 증조할아버지는 최후의 의병이라 불리는 사람으로 일본제국에게 연전연승을 거두는 독립군으로 활약을 했다.


이후에 할머니는 그런 아버지(증조할아버지)를 따라 여성 독립군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독립된 세상이 자신이 원하는 세상이 아니어서 러시아 연해주로 가 킬러로 활동을 했다. 


그리고 킬러로 자란 어머니는 아버지를 만나 사랑의 도피를 해왔다. 지금의 집사들 절반은 어머니가 훈련시킨 사람들이었다.


자식들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 해원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어머니에게 훈련을 받고, 어머니를 따라 한국으로 와 살고 있는 몇몇의 집사들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 사실이 곧 발견되었다. 해원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키우고 있을 때였다.


“어. 상혁 오빠?”


상혁은, 체육관으로 달려간 집사의 이름이었다. 상혁은 곧장 어머니 몰래, 딸이 자신처럼 크길 바라지 않는 마음을 알기에 해원에게 어느 정도의 사실을 말해주고 그녀의 재능을 키우는데 도와줬다. 


알리바이를 만들어 준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다른 집사들도 설득해야만 했고, 그런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상혁이었다.


하지만 상혁이 알려주지 않는 진실은 해원은 알아야만 되는 순간이 왔다. 어머니에게 원한을 품은 킬러 집단이 공격해 온 것이었다.


넓은 집에서 총소리가 울렸다. 비록 소음 탄을 장착해 아주 크게 울리지는 않았지만, 킬러들이 대거 침투했다.


그때 상혁은 놀랐다.


“단순한 재능이 아니야.”


공부에 재능이 없는 해원은 전투의 재능에 송곳처럼 능력치가 몰빵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날 해원의 집에 잠입한 킬러들은 흔히 말하는 S급들이었다. 아버지가 총격에 맞고, 어머니가 그들을 처치하러 갔지만 무리였다.


아무래도 오래 쉬었기 때문에 실력이 녹슬었기 때문이었다. 그대로면 몰살이었다. 자신을 버리고 가족을 만든 해원의 어머니의 어머니. 즉 해원의 할머니가 이 사실을 안다면 킬러들의 세상은 그야말로 세계대전이 벌어지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럼에도 해원의 어머니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해원의 아버지도 엄청난 갑부였고, 이들의 목적은 해원의 가족들의 몰살이었다.


평소라면 갖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국정원 요원들이 출동해야만 하는 그런 킬러들이 해원의 집을 습격했다.


그러나 숨이 끊어진 건 해원의 가족들이 아니었다. 해원의 가족들을 침번한 30여명의 킬러들과 100여명이 넘는 그들의 수하였다. 


모두 단 한명이 죽였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단 한명이 거의 절반을, 적어도 킬러들은 모두 그녀에게 죽었다.


“너. 어떻게.”


해원의 엄마인 지영은 놀랐다. 자신이 가르치지도 않았던 기술들을 쓰고 있는 해원이었다. 이건 집사도 놀랐다.


체육관의 일로 재능이 있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때는 이미 일이 끝난 후였고, 나머지는 연습에서 정말 재능의 신이 있다면, 싸움의 신이 있다면 해원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정도가 다였다. 


“피해요!”


해원의 재능에 놀란 엄마를 쏘는 저격을 보다 먼저 맞추는 해원이었다. 상대는 분명히 저격총을 가지고 저격을 한 거지만, 해원은 소총으로 저격수를 맞췄다. 


그렇게 S급 킬러들을 한 고등학교 여자 학생이 모두 처리해버린 것이었다. 어떤 신문도, 어떤 미디어에서도 다루지 않았지만, 세계 킬러계의, 용병계의 역사가 새롭게 다시 쓰여지는 일이었다. 


여신 킬러의 탄생이었다. 


“엄마. 저한테 할 말 있죠?”

“너 총은 어덯게 배운거야.”

“이거요? 저기 뺏은건데요?”


해원은 그날 처음 총을 썼다. 그런데 권총과 소총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지만, 바로 적응하고 자신의 가족을 침범해온 적들의 무기를 빼앗아 역으로 그들을 격추했다. 


“이럴 수가 있나.”


만약 그냥 펜을, 쥐는 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그 펜으로 글자를 썼다고 하면 뭐 그럴 수 있겠지 할 것이다. 명문으로 써도, 재능이 있구나 할 정도이지만 믿기지 않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해원은 한 번도 배워보지 못한 총을 마치 오래전에 써본 것처럼, 탄약 개수를 계산했고, 바람의 흐름과 어디로 튕겨 나가서 어떻게 될지. 그런 부분마저도 모두 세세하게 예측하고 행동하고 움직였다. 


“그러게요. 나 왜 이렇게 잘하지.”


지영은 이게 운명인건가 싶었다. 자신은 그런 곳에서 빠져나오는 게 운명이었다면, 해원은 다시 어둠의 세계에 들어가는 게 운명이었던 것이었다. 


“덕분에. 살았네. 우리 딸.”


해원은 자신의 능력을 인정해주는 엄마의 모습을 처음 봤다.


능력을 선보인 적이 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엄마.”


지영은 그때서야 집사가 해줬던 이야기의 숨겨진 부분까지도 모두 해주었다. 아버지도 엄마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몰랐다. 그러나 이번에 알게 되었다.


풍비박산난 집 때문이었다.


해원은 지영의 추천으로 할머니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아빠는 처음에는 반대했었다. 딸을 그런 위험한 곳으로 보낼 수는 없다 라는 주장이었지만 곧 진실을 알게 된 후 약간 찌그러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넌 잘 해낼 거다.”


그렇게 아직 성인도 아닌 딸을 떠나보내는 게 약간은 울분이 났지만, 그래도 지금이 가장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해서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이런 이겨낼 수 없는 상황을 ‘운명’이라는 거대한 쓰나미로 생각해 이겨 보려는 지영과, 그리고 해원이었다.


해원은 그렇게 할머니를 만나러 떠났지만, 그 길이 또 쉬운 건 아니었다. 자기 집을 공격한 킬러 집단이 그런 짓을 벌일 수 있었던 건 할머니의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었다.


거대한 용병 집단의 싸움이 일어나고 있었고, 할머니를 끌어내기 위한 작전으로 지영의 집이 공격받았던 것이었다.


“할머니는, 어디 있죠?”


해원이 찾아간 곳에서, 그들은 해원을 공주 취급도, 그렇다고 제대로 된 킬러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그녀의 실력을 보기 전까지는.


곧 그녀를 도발하다가 자신들이 총을 막 꺼냈을 때 이미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해원을 보면서 클래스가 다른 단 사실을 인정했다.


“졌다. 살려줘.”

“먼저 총을 만졌으면서. 그런 말이 나와요?”


그렇게 해원은, 자신의 운명대로 ‘용병’, 그것도 킬러로의 삶을 걷게 되었다. 자신에게 이런 재능을 유전으로 선물했다고 볼 수 있는 어머니, 그리고 그 어머니의 어머니인 할머니를 찾아 자신 가족을 죽이려는 사람들에게 복수하려고 하는 해원이었다.


아직 탄생하지 않은, 그래서 아직 없는 신화, 전설을. 그들은 만들어 버리고 만 것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임철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