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 355
AOA 찬미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임도화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연채미
제목: 필름 로케이션 투어 - 만화와 현실의 연결고리
끝나지 않는 여운에 휩싸여 있는 채미였다.
“아, 이렇게 끝나다니.”
눈물이 글썽거렸다. 처음에는 친구들에게도 무시당하고 그랬던 주인공이 모두의 인정을 받으며 마침내는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채미는 만화 속 세상에 빠져 살고 있었다. 현실을 망각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그냥 이야기 속 세상이 재밌어서 였다.
할 수만 있다면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현실은 잔혹하게도 그럴 수 없었다.
“멋지다. 나의 주인공.”
피규어로 구매한 피규어와 인형을 끌어안는 채미였다. 비록 실제로 열이 있는 따뜻한 주인공을 만질 수는 없었지만, 이렇게 라도 주인공에게 잘 했다고 끌어안아 주고 싶었다.
이럼 감동을 깨는 건, 한 지붕에 사는 엄마 아들이었다.
“야 임채미, 다 봤냐? 그럼 나 본다?”
“아 니가 빌려봐, 내일 갔다줘야해.”
“내가 갔다 줄게.”
저렇게 말해놓고 꼭 며칠을 늦어서 결국 채미가 반납을 하게 됐다. 그러면 연체료가 쌓였다. 그럴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구입을 하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채미는 우선 빌려보고, 나중에 이벤트로 컬렉션이 나오면 한 번에 구매했다. 이제는 빌려보는 이유도 여러 만화가 쌓여서 놓을 공간이 없어서 할 수 없이 처음부터 구매하기 보다는 우선은 빌려보는 걸 선택하는 채미였다.
이제는 몇 개 남지 않은 만화 대여점들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게 동네 근처에 만화책 대여점이 있었다.
거기다 생각보다 큰 규모로 있었다. 다른 곳에서 사람들이 놀러 오는 우리 동네 랜드마크 느낌일 정도로 넓은 규모였다.
“야. 좀 보자.”
채미의 방에 들어와 채미가 쌓아둔 책을 가져가려는 못된 오빠였다.
“아 싫어~ 니 이름으로 빌려봐.”
채미가 처음부터 이렇게 저항을 했던 건 아니었다. 역시나 반납을 하지 않는 오빠 녀석이었기 때문이지만, 채미는 오빠에게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
“그만 좀 놔! 그러다 다친다!”
그렇게 결국은 만화책을 뺏기고 만 채미였다.
“아, 내일 진짜 반납해라. 내일 까지라고!”
“알았어. 반납한다니까?”
원수 같은 자식!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가족들은 아무래도 이런 문제 있어서 합리적이길 원했고, 결국 오빠 편과 채미 편으로 나뉘어졌다. 정확히 3:3 구조였다.
엄마는 오빠 편, 아빠는 채미편이었고, 큰 오빠는 채마 편, 막내 동생은 다시 오빠편이었다. 이런 구조를 가진 채미네에서 가끔 승부가 날 때는 사촌이나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였다.
의외로 채미의 친구들은 오빠 편을 들었고, 또 오빠의 친구들은 채미 편을 들었다. 가까울수록 의심하라는 삼국지 속의 명대사가 이런 곳에서 통용될 줄은 채미도 몰랐다.
“진짜, 또, 연체 돼서 나 못빌리게만 해봐.”
지금 빌리는 곳이 가깝기도 하고, 책이 많기도 했다. 그래서 연체 되는 게 정말 싫었던 채미였다.
최근에도 오빠가 아예 책을 잃어버려서, 이미 반납한 줄 알았던 책의 연체기록이 한달이나 되어서 책을 못 빌렸다.
그러다가 한강이라는 위대한 한국의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타면서, 연체자 기록을 한국 작가 노벨 문학상 기념으로 지워주는 만화책방이었다.
“감사합니다. 은인이시여.”
그렇게 한강을 좋아하게 된 채미였다. 덕분에 채미의 연체 기록이 삭제되고 다시 책을 빌려볼 수 있었다.
채미가 다니는 아오아 만화책방은 거의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규모라고 할 수 있었다. 이야기를 위한 공간 중 최고였다.
만화책방만 있는 게 아니라, 2층 3층에는 장난감 가게, 피규어 가게도 있었고, 비디오방도 있었다. 영화관 보다는 작았지만 그래도 100명 이상 같이 볼 수 있는 거대한 스크린도 있어서 매주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어디보자.”
아오아에 가서 또 책을 빌리려던 채미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원래 오늘 가서 빌린 만화책을 반납하고 새로운 책을 가져올 생각이었는데, 오빠가 책을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아, 진짜 웬수!”
채미는 쓸쓸한 마음을 가지며 오빠 방에 허공으로 주먹질을 하는데, 그 모습을 막내 동생이 봤다.
“언니 뭐해?”
“어? 아니야.”
막내는 작은 오빠 편이라서 자기를 배신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누구보다 친하긴 하지만, 이럴 땐 작은 오빠에 이은 리틀 원수였다.
“오빠한테 이른다?”
“아, 정말 너!”
“그럼 나, 이 책 좀 빌려줘?”
막내가 빌려달란 책은 아오아 책방에서 빌릴 수 있는 게 아니라 도서관에서 가서 빌려야 하는 책이었다.
“버려진 도시의 찬란한 유적? 이런 책도 있어? 이런 건 뭐야.”
“우리 학교 시험에 나오는 책이라고 하는데, 국어책에 나온 내용만으로 판단하기 힘들어서. 원책을 읽어보면 좋겠어.”
막내는 우리 중에 가장 공부에 열심히었다. 아마 우리 중 한국대를 합격한 사람이 나온다면 그건 틀림없이 막내가 될 게 뻔했다.
그 공부 잘하는 큰오빠도 결국 한국대가 아닌, 그보다 조금 아래인 대학에 갔으니까. 채미는 어떻게 공부가 재밌을 수 있지? 라는 생각으로 막내를 보았다.
“왜 너가 빌리면 되잖아?”
“나는 도서관에서 책 다 빌려서 이제 못 빌려, 언니가 좀 빌려줘. 대신 내가 아오아 만화책방 책 내 이름으로 대여해줄게? 어때? 거래 승낙?”
“오. 좋아. 그럼 지금 당장 빌리러 갈까?”
“지금?”
채미로선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안 그래도 작은 오빠 때문에 오늘의 계획이 물거품 되었는데, 막내로 인해서 다시 재기의 기회를 잡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왜 안 돼?”
“아니야. 그래 좋아.”
비록 팀을 나눈다면 막내는 작은 오빠 편이긴 했지만, 유일한 자매여서 그런지 채미와 막내는 아주 사이가 좋았다.
그리고 옷 센스가 좋은 막내의 옷을 채미가 많이 빌려 입는 편이었다. 채미는 옷을 살 바엔 이야기 속의 무언가를 구매하는 게 더 좋았다.
“언니, 이런 것도 좋은데. 옷도 좀 사. 맨날 내 것만 빌려가고! 나도 좀 빌리자!!”
그렇다고 막내가 채미에게 생색을 내면서 옷을 빌려주지 않는 건 아니었다. 다만 언니는 자기 걸 빌려가는 것에 비해 자기는 언니께 마음에 드는 게 없어서 빌려갈 수 없단 걸 가끔 한탄할 뿐이었다.
그럴 때 보통 채미와 작은 오빠가 다툼이 일어나서, 복수심이 발동해서인지 작은 오빠 편을 자주 드는 막내였다.
따지고 보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판 난다고 채미의 자업자득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막내가 옷을 갈아 입기 위해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채미는 막내를 기다리는데 막내가 갑자기 옷을 갈아 입다가 말고 속옷 차림으로 나와 채미의 팔을 잡고 안으로 끌고 갔다.
가족들끼리 사는 집안이라 아무런 거리낌 없었다. 아빠도 아이들이 속옷차림으로 다니는 걸 뭐라고 하진 않았지만, 낮에는 잔소리를 했다. 창문 닫으라고, 밤엔 어두우니까. 주변에 사람도 없으니까 별 잔소리하지 않았다.
채미도 가끔 속옷도 걸치지 않고 돌아다니기는 했는데, 그럴 때 마다 오빠들은 채미에게 옷좀 입고 다니라고 잔소리를 들었다.
“내가 누구한테 배웠는데.”
“우린 팬티는 입어.”
“나도 팬티는 입어.”
오빠들이 먼저 어렸을 때부터 팬티바람으로 여름을 보냈다. 그런 모습을 보던 채미도 덩달아 따라하게 됐던 것이었다.
어느 날부터 채미는 자신과 오빠들이 신체적으로 다름을 알게 되었지만, 딱히 부끄럽진 않았다. 가족이었으니까. 특히 어렸을 때 작은 오빠가 보던 걸 훔쳐보던 채미는 이미 야한 것을 많이 경험했다.
그때는 그게 야한 건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는데 알고 봤더니 작은 오빠는 야한 걸 많이 봤다.
그게 대놓고 야한 게 아니라 문학 작품 속에서 야한 게 나왔는데, 그런 걸 즐기던 작은 오빠였다.
그렇게 채미도 자라다 보니 당연히 막내도 그걸 그대로 답습했다. 그러나 막내는 패션에 민감해서 다른 가족들에 비해 몸매를 굉장히 신경썼다.
가족에겐 어떻게 보이든 상관없지만, 다른 사라들한텐 예쁜 몸매와 외모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막내였다.
“이건 어때? 이거는?”
막내가 채미를 끌고 들어온 이유는 어떤 옷이 잘 어울릴지 물어봤다. 스키니진과 하얀 블라우스, 그리고 아예 다른 퍼퓰색의 치마를 고민하는 막내였다.
“너 예뻐서 다 잘 어울려.”
“그래? 그런데 이건?”
그러다 막내답지 않은 옷을 발견 했다. 이야 속에 주인공이 입었던 옷이었다. 보통은 채미가 저런 옷을 코스프레를 한다고 입었는데, 막내가 이걸 가지고 있을 줄은 몰랐다.
“어, 이건 뭐야?”
“아, 예쁘지?”
막내는 이게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코스튬과 닮았다는 걸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오, 이건 어때? 이게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아 그래? 그러면 이걸로 입을까?”
그렇게 막내는 채미가 골라 준 옷을 입었다. 막내가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건, 이렇게 자발적으로 하는 건 처음이었다.
“잘 어울린다.”
그런데 막내가 입어서 그런지 평상시 옷 같다. 하긴 유명한 작품도 아니었고, 특별하게 다른 주인공들 옷처럼, 나 주인공이다! 홍보하는 옷은 아니었다.
오히려 드라마 속의 캐릭터들이 입는 옷처럼, 평상시에도 충분히 입을 수 있는 옷이었다. 아무래도 그래서 막내가 힘들게 알바를 한 돈으로 또 사지 않았을 까 싶었다.
“잘 어울려?”
“응, 예쁘네.”
“좋아 가자! 아니다. 언니도 예쁘게 입어. 오늘 내가 특별히 코딩해줄 게.”
“뭐? 아냐 됐어. 난 이대로 가면 돼.”
이미 채미의 옷을 반 강제로 벗기는 막내였다. 그리고 이것저것 옷을 대조해보더니 자신만의 캐디로 채미에게 옷을 추천했다.
채미는 빨리 나가기 위해서 막내의 코디 대로 옷을 입고 아오아로 출발했다. 막내 답게 애교가 많았던 막내는 채미의 팔짱을 꼈다.
“이렇게 언니랑 외출하는 거 오랜만이다.”
막내든, 채미든 외출은 많이 했다. 다만 서로 돌아가면서 엄마나 아빠와 외출을 했던 자매였다. 가족끼리 다 같이 갈 때도 있었지만 그건 다른 경우였다.
“그러게, 우리 둘이 이렇게는 오랜만이네.”
오히려 치고박고 싸우지만 작은 오빠와 채미가 성향과 좋아하는 게 비슷해서 더 자주 어울렸다.
채미는 그렇게 아오아에 도착했는데, 무슨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만화의 성지 답게 재밌는 이벤트였다.
“뭐야. 무슨 이벤트를 하는데?”
“그러게 뭐지?”
여전히 엄청난 인파였다.
사라들을 뚫고 두 자매는 아오아 만화책방에서 진행하는 이벤트가 뭔지 확인하고 있었다.
“명장면?”
이벤트 내용을 읽어 보고 있는 채미였다.
“프레임 매치?”
-내가 사랑하는 장소!
이벤트 내용은 그러했다.
필름 로케이션 리크리에이션, 씬 매치 포토그래퍼, 셋 젯팅, 리포토그래피 이렇게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했다.
“저게 다 뭐야.”
설명들이 밑에 나와 있었다.
필름 로케이션 리크리에이션(Film Location Recreation)은 영화 속 장면을 그대로 재현하거나, 영화와 같은 각도에서 사진을 다시 찍는 작업(예시, 해리포터에서 호그와트의 외관 촬영지로 알려진 영국 옥스퍼드 대학 도서관이나, 글로스터 대성당을 방문해, 영화에서 보던 것과 같은 장면을 찍는 방식)이었고, 씬 매치 포토그래피(Scene Match Photography), 또는 프레임 매치(Frame Match)는 영화나 드라마의 특정 장면을 캡쳐하고 해당 장면이 촬영된 장소에 가서 같은 구도, 각도에서 사진을 찍어 실제와 가상을 비교하는 걸 말했다. 씬 매치는 특히 팬덤에서 많이 활동하는 부분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아. 이런 이벤트를 하는거야?”
“우와.”
막내도 채미도 흥미로워 하고 있었다.
셋 젯팅(Set-Jetting)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팬들이 촬영지를 찾아다니며 해당장소를 사진으로 남기는 여행 스타일을 말하는데, 제트-셋팅이라는 용어와 결합한 팬덤 중심 활동 명칭이었다.
리포토그래피(Re-Photography)는 기존 사진이나 영상 장면의 시점을 참고하여 같은 장소를 동일한 구도와 시점에서 촬영하는 기술을 말했다. 예술 및 역사적인 사진에서도 사용되며 영화 팬들 사이에서 촬영지를 다시 사진으로 담는 활동에 사용되었다.
“오, 이거 언니를 위한 이벤트 아니야?”
그동안 만화책을 보면서 치매는 나도 가보고 싶다 했던 곳이 정말 많았다.
“그러네, 해보고 싶다.”
“상금도 좋아.”
1등에게는 무려 해외여행 지원비로 1억원이 지급되었다.
“우와.”
바로 채미의 어꺠와 등을 두드리는 막내였다. 그리고 방방 뛰었다. 자기가 더 신나했다.
“오, 하자하자 언니! 해보자!”
막내의 엄청난 응원으로 채미는 이미 반 이상 참여를 마음먹었다. 아오아 만화책방을 둘러보면서도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는 두 사람이었다. 이미 참여를 확정 지은 것과 다름이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어디를 갈까 서로 고민을 나누는 채미였다.
막내가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렸고, 국가대표 스포츠 경기, 축구나 야구를 볼 때를 제외하고 거의 처음으로 가족들이 한 마음이 되었다.
꼭 1억원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가족들끼리 추억도 가능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오, 재밌겠다.”
“올, 연채미! 간만에 재밌는 소스 좀 건져왔네?
“뭐래, 난 원래 너 보다 재밌었거든!”
“너라니. 오빠. 오라버니지.”
하하, 웃으면서 가족들이 화목했다. 채미와 작은 오빠를 중심으로 만화책방에서 여는 거대한 이벤트에 어떻게 참여할지를 의논하였다.
그렇게 채미는 필름 로케이션이란 새로운 여행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그동안 봐왔던 감동적이었던 이야기속 한복판에 들어갈 볼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