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박민재 배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61

by 라한
박민재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박민재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민선용

제목: 별은 밤에 뜨지 않는다.


마주보고 있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였다.


선용이 보는 시선에는 늘 하연이 닿아 있었다.

그러나 선용과 하연은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까이 있어도 멀리 있었다.


“애기씨. 오르시죠.”


가마를 탈 때. 가마에 잘 타기 위해서 바닥에 엎드리는 선용이었다.

그런 선용을 밟고 타 가마에 올라야 하는 하연이었다.


“그냥 탈 게.”

“안됩니다.”


법도가 그랬다.

특히 선용과 같이 반역을 꾀하다 들킨 가문으로 인해 국노로 떨어진 노비를 대하는 법은 그랬다.


이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선용의 아버지의 오랜 친우이자 하연을 아비는 국비로 삶는 것으로 겨우 선용을 살렸다.


“믿네.”


하연의 아버지는 선용의 아버지가 반역을 꾀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죽어야만 했다.


선용의 아버지는 중전의 동생이었고, 왕은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중전의 팔과 다리를 잘랐다.

그렇게 중전이 낳은 아이를 세자로 삼으면서도 왕의 위협이 되는 외척의 세력은 잘라냈다.


선용도 같이 죽을 위기였으나, 아직 어리다는 핑계로 겨우 살아 남았다.


“너도. 조심히 해라.”


왕은 그렇게 하영의 아버지에게 명령했다.

하영의 아버지는 곧장 머리를 숙여 왕께 충성을 다했다.


엎드려 있는 하영이 거부하자 하영의 아버지는 선용을 발로 찼다.


“네놈이 얼마나 더럽길래. 내 딸이 너를 밟지 못하느냐!”

“죄송합니다.”


억울했지만, 고마워해야 했다.


그러나 이럴 바엔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또 살아야 하영을 볼 수 있어서 살아있음은 감사했고, 또 원망스러웠다.


“신분이 없는 세상이 있을까.”


유일하게 선용이 자유로워지는 시간은 사람의 눈길이 적어지는 밤이었다.

밤이면 잠을 자야 하지만 선용은 몰래 담을 넘어 산기슭에 올랐다.


그곳에서는 유일하게 자유로웠다.

몰래 가져온 초롱불을 벗 삼아 하영이 몰래 챙겨준 서책을 읽었다.


글씨를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고, 예를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가야 했다.


오로지 삶의 욕심을 내면서 그래야만 했다.

어렸을 적 양 부모의 약속으로 인해 약혼을 약속한 하영의 노비로 삶면서 였다.


처음엔 부정했었다.


“왜 제 혼인 대상을 아버님, 어머님 마음대로 정하시는 겁니까.”


하영을 처음 보기 전까진 그렇게 투정 부렸던 선용이었다.

그러나 처음 아버지의 뒤를 따라 하영의 집을 방문했을 때였다.


왜 별이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의 흉내를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사람이 아름답다 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선용이 봤을 때 하영을 제외하고는 그런 말을 쓰면 안 됐다.


“어때? 이 아비가 잘 했지?”

“어. 어. 어. 네.”

“이 아비가 봤을 때는 말이다. 네 고모 보다. 저기 저 하영이가 더 아름답다.”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하영의 아버지가 이 말을 듣고 놀랐다.


“아무리 외척이라고 해도. 큰일 날 소리를 그렇게 우리 집 마당에서 하시면 안 됩니다.”

“허허허!”


그렇게 행복했던 시간이 지금의 선용을 살게 하는 힘이 되고 있었다.

유일하게 빛나는 북두와 같은 길이었다.


이제는 어렴풋이 기억에 남는 아버지의 얼굴을, 더 잃기 전에 하늘에 올려 걸어 놓아 보았다.


별과 별 사이를 연결해 아버지의 깊은 인상을 남겨놓았다.

강렬히 남은 건 마지막 그 애처로운 모습이었으나, 가능한 웃는 얼굴을 걸어 놓으려 했다.


“아버지.”


이대로 사는 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죽을 수도 없었다.


혹시라도 자신이 죽을 까봐, 매일 아침이면 자신부터 찾아대는 하영이 있었다.


“선용아!”


이제는 그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된다고 매일 혼나면서도, 그렇게 선용을 찾는 하영이 있었기에, 선용은 아직 삶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죽는 게 더 나은 지옥 같은 삶을 살고 있을 때였다.

좋은 지 나쁜 지 모를 소식이 들렸다.


고모이자. 이 나라 왕실의 엄연한 기둥.

이 나라의 국모인 중전이 선용이 살아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된 것이었다.


중전의 밀명을 받은 상궁이 몰래 선용을 찾았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선용의 얼굴을 알아본 상궁이었다.


“…”


상궁은 아무 말 못했다.

중전이 찾고 있는 자신의 가족이었으나, 이 사실이 왕의 귀에 들어가면 중전이, 또 세자가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하영의 아버지와 만나 선용을 죽이던 가, 아니면 정말로 선용으로 살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상궁은 중전에게 선용은 없었다고 보고할 생각이었다.


그 날밤 선용은 보자기에 싸매, 매 타작을 맞았다.

원래는 칼에 찔려 죽었어야 했으나 같이 산 정분으로 차마 선용에게 그러지 못한 하영이네 노비들이었다.


그렇게 버려지게 된 선용이었다.

선용은 어떻게 든 살고자 했을 때, 선용을 발견한 어떤 이가 있었다.


그는 이 나라 말을 못했다.

그러나 몸의 대화를 통해 선용은 본능적으로 그를 따라 나섰다.


그는 옆 나라 일본이 고향이었고 자신의 고향으로 가고 있었다.


비록 자라면서 갑자기 끊긴 학문이었으나 어렸을 때 이미 총명함을 보였던 선용이었다.


“센요(せんよう).”


선용은 그곳에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었다.

하영이 극구 반대하면서 노비의 낙인이 새겨지는 게 미루어졌다.


그게 다행이게 되었다.

하영은 어떻게 든 노비를 구천 할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이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하영이 보고 싶었으나 참아야 했다. 어차피 자신이 조선에 남아 있어도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선용, 그건 조선의 이름이나 조선이 너를 버렸듯이 너도 그 이름을 버려라. 이제 너는 센요다. 원래는 아예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게 나으나, 네가 그렇게 선용이란 이름을 버리지 못하겠으면 이렇게라도 해라.”


선용의 뛰어난 실력으로 인해 그를 양자로 맏이 했다.

그는 원래 일본에서 조선에 파견한 사신단이었으나, 조선이 일본을 무시하는 바람에 다시 조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다가 발견한 선용이었다.


“네.”


그는 일본의 역사를 선용에게 알려주었다.

일본은 개화기를 겪으면서 이전에 보지 못할 정도로 엄청 발전했다.


선용도 분명히 일본은 조선 보다 못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근현대로 바뀌어 간 일본은 대단히 근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나라 가문의 양자가 되어 나라 센요로 살게 된 선용이었다.

곧 자신의 학문과 더불어 노비 시절 쓰던 몸 덕분에 체력이 좋아 일본에서 가장 큰 사다리라고 할 수 있는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할 수 있게 된 선용이었다.


“나라 센요, 일본 육군 사관학교에 수석 합격한 걸 축하한다.”


당시 일본은 군인들이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오래전 내려오던 막부의 힘이 여전히 동작하고 있었다.

새롭게 혁신하여 새워진 내각에서는 이런 군대의 힘을 약화시켜보려고 노력했지만, 일본의 지식인들은 거의 반 강제로 군인이 되었기에 자신들의 권력이 약하게 되는 걸 막았다.


그렇게 육사를 수석 입학했던 선용은 마침내 졸업까지 하게 되고, 소위로 임관하게 되었다.


그때 부대에 명령이 하달되는데 일본의 천황을 위하여 내각의 총리대신을 암살하는 혁명이었다.


“일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겁니까?”


내각에서는 막강한 조선과 힘을 합쳐 일본 군대의 힘을 약화시키고 천황의 힘을 강화시키려는 수를 꾀었다.


일본의 대원수는 이를 갈며 부들거렸고, 내각을 장악하려고 혁명을 일으키게 되었다. 그때 얼마전 정보부에서 입수한 정보를 통해, 이미 조선의 주요 친위대가 총리 대신을 돕고 있을 거라고 추측한 선용이었다.


“확실한가? 잘못하면 바로 외교문제로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선의 군대가 우리 일본군의 허락도 없이 일본 땅을 밟았다고?”


일본 총리가 공식적으로 조선의 친위대를 데려온 것도 아니었다.

이는 분명 불법이었고 잘못하면 조일 전쟁이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정보부 정보에 의하면, 출신을 알 수 없는 고위직 관료의 자제가 총리 집에 머무르고 있다고 확인되고 있습니다. 저도 백방으로 알아 봤지만, 지금 총리와 접촉한 일본의 가문은.”


내각의 자제 중 총리에 머문 사람들을 제외하고 20명이나 되는 인물이 총리실에 머무르고 있는 정보였다.


“어차피 총리를 죽일 생각이긴 했지만.”


만약 총리를 죽이려고 할 때, 조선의 사신으로 온 자들까지 죽이게 되면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었다.


그때 선용은 어차피 공식 외교문서는 오고 간 적이 없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면 된다는 주장을 폈다.


그렇게 예정대로 총리를 치는 일이 이루어지는데, 조선의 외교문서가 배달됐다.

조선에서 사신을 파견할 것이고 미리 조사를 위해 조선 왕의 친위대를 파견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일본군의 움직임은 시작되었다.


“이건.”


선용은 재빨리 대원수를 찾아가 이 문서를 전달했다.


“이미 총리 집으로 진입했다.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는가?”

“그렇다면, 차라리 조선에 선전포고를 하십쇼.”


총리를 죽인 게 일본이 아니라, 조선으로 위장하는 것이었다.


대원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로 천황에게 이 거짓 사실을 보고하러 갔다.

총리를 죽이기 위해 조선의 친위대가 침입했다는 소식이었다.


천황은 놀라 했고, 어찌 할지를 물었다.

일본군은 이 죄를 묻고 조선에 선전포고해 바로 침입하는 작전계획을 세웠다.


하룻밤사이에 세운 선용의 작전이었다.

선용은 그대로 대원수에게 불려갔다.


“자네가, 나라 가문의 수재라는 걸 익히 들었네. 어제 밤의 일은 실로 놀라운 행보였어.”

“가. 감사합니다.”


“자네는 대좌로 임명하네. 직접 군대를 이끌고, 자네의 작전을 실현시켜보게.”


그렇게 무려 마치 임진왜란 직전의 이순신처럼 5계급 특진을 통해 대좌가 된 선용은 그대로 조선으로 향했다.


“노비로 도망쳐 온 것에, 대좌가 되어 돌아가는 군.”


하영은 잘 지내고 있는 지 궁금해진 선용이었다.

살아 있다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까 싶었다.


그렇게 50만 대군이 조선에 선전포고를 했다.

일본군은 들끓었다.


감히 우리의 총리를 조선 군 따위가 갑자기 침범해 죽이다니.

용서할 수 없다는 분노가 들끓어 많은 이들이 입대를 신청했다.


그렇게 조선을 침범한 일본의 소식이 들리자,

중국은 조선을 돕기 위해 파병을 했고, 그런 중국을 막기 위해 프랑스, 영국, 러시아, 미국이 다시 일본을 돕기 위해 파병했다.


열강에 들기 직전의 조선은, 열강들의 대리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중에 계속해서 이기는 부대가 있었다.


조선을 원망하며 도망쳐 왔던 이가 지휘하는 부대였다.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나라 센요는, 곧 소장으로 이명되어 여단을 이끄는 인물이 되었다.


센요로 살고 있는 선용은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한양으로 가려고 했다.

하영의 소식이 궁금해서였고, 다른 이들이 한양을 먼저 들어가는 것보다 자신이 가서 하영의 신원을 확보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곧 알게 되었다.

하영은 세자빈이 되어 있었다.


“…”


자신의 고모와 같은 처지가 된 걸까 싶었다.

문득 선용은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지 의문을 품었다.


이미 세자빈이 된 하영을 자신이 갖는 다는 걸 불가능했다.

두 사람을 모두를 모르는 어딘가로 도망가지 않으면.


그대 선용은 몰래 하영을 만나러 갔다.

일본군의 신분을 버리고, 조선인으로 위장해서 였다.


그리고 세자빈이 된 하영을 만났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서로는 첫눈에 서로를 알아보았다.


“너. 살아 있었구나.”


하영은 반가움에 이제는 세자빈이란 신분이 되었지만 바로 선용을 끌어안았다.


묻기 위해 왔는데, 대답이 두려워 묻지 못하는 선용이 있었다.

나와 함께 가겠느냐? 아무도 우리를 모르는 어딘가로 말이야. 라는 질문이었다.


그런 질문을 아는 지 모르는 지 그저 하영은 선용을 꽉 끌어안을 뿐이었다.

사선에서 돌아온 자신의 처음이자, 그리고 마지막 사랑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김민하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