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 362
원지안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원지안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강수현
제목: 영웅이 없는 세계
이 세계는 한 번 멸망했다.
혹은 누군가는 멸망할 뻔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선에 따라 멸망을 했다. 멸망 직전이지만 살아남은 우리가 있어 멸망하지 않았다 라는 여러가지 의견이 나뉘었다.
모든 인류가 죽었을 때, 다른 시간선에서 온 인물이 ‘능력’을 선물했다. 그는 같은 인간이 아니라 신이라는 자들도 있었다. 새로운 종교의 탄생이었다.
그렇게 종교로 뭉친 사람들은 능력을 얻게 됐고, 그들은 영웅이 되어 멸망을 막았다.
그렇게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영웅들이 사라진 세계에서 수현이 살아가고 있었다.
“수현아, 잘 살아 괜찮아?”
“잘 살지 그럼,”
그런 영웅의 자손들이 아직 이 세계에 남아 있었다.
수현의 어머니는 능력을 받은 영웅이었다.
“너네 엄마, 소식은 없어?”
“없어.”
수현은 자신에게 들어오는 질문들 중에 자신 것만 대답하고 싶었다. 보통은 가족에 대한 질문이 더 많았고 자기도 지금 그 가족에 대한 답을 내려줄 수도 없었다.
또 원망하면서 존경하며 자랑스러워 했다.
“이 세상에 다시 위기가 오면, 영웅들이 돌아올까?”
수현은 질문을 하는 친구를 쳐다보았다.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었을까 혼자 하는 말이었을까 생각하며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다시 돌아올까에 대한 질문은 자신도 늘, 매일 같이 던지고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돌아올까.’
이제는 얼굴조차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았다.
“엄마. 어디가. 엄마!”
“수현아.”
수현에게 엄마는 기억을 꽤 많이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지 않은 어느 때였다.
엄마품에 안겨 잠이 들 나이였으나, 수현은 그러지 못했다.
엄마는 수현을 돌보는 일보다 이 세계를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만 했다.
“엄마. 어디가!”
그래도 결국은 돌아오니까. 엄마의 집은 수현이 숨쉬고 있는 곳이니까.
그렇게 라도 엄마를 볼 수 있었으니까 슬프지만 꿋꿋이 이겨내려는 수현이었는데, 세상은 그런 일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이 세계를 구하는 일이 끝났으니, 다른 세계로 가야 했다.
영웅의 숙명이나 뭐 이런 것 때문이었다.
‘안 가면 안 돼?’
어린 마음에, 그렇게 묻고 싶었는데. 그렇게 묻지 못했다.
만약 그 날 그렇게 말했다면 엄마는 남았을까?
비록 영웅인 엄마는 없겠지만, 수현의 엄마로서 남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수현아. 잘 이겨낼 수 있지? 엄마도 곧 돌아올 게. 세상을 구하고.”
“응.”
수현은 그 날을 떠올릴 때 마다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외쳤던 대사 하나를 꼭 떠올렸다.
“엄마, 안 가면 안 돼?”
그러나, 끝내 내뱉지 못했던 말이었다. 그래서 후회로 남은 말이었다. 후회는 마음 속 깊이 새겨졌다. 마치 문신처럼 지워지지도 않았다.
그렇게 남아버려 상처가 되었다.
그래도 삶은 계속되었다.
수현은 엄마 없이 오랫동안 엄마를 대신한 이모 밑에서 자라야 했다.
영웅의 대가, 그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으로 반드시 지켜내고 싶다는 간절함 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이 어머니의 영웅으로 각성되었다. 그래서 힘을 준 인물을 필두로 한 종교의 이름도 각성 교였다.
이들은 영웅들이 사라진 지금도, 이 세계를 보호한다는 명목의 거대한 기둥이 되어 존재하고 있었다.
거의 세상은 하나의 종교와 수많은 나라가 된 채였다.
기존의 종교적인 영향력을 그대로 흡수했다.
그럴 수 있었던 게 영웅의 힘과 에너지가 기존의 사람들에 익숙한 신화속의 이미지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그 중에서 수현의 엄마가 받은 힘은 절대적인 위치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힘이었다. 수현의 아빠를 눈 앞에서 잃고, 죽어가는 어린 딸인 수현을 지키기 위해서 발현 된 힘은 대지를 움직였다.
그렇게 대지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받은 수현의 엄마, 강지아였다.
수현은 엄마의 이름을 떠올리며 개를 좋아했다.
특히 어린 강아지를 좋아했다. 강지아. 지아의 이름을 뒤로 바꾸고 성을 붙이면 엄마의 이름 세글자가 그대로 전해오는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수현은 그래서 외부 생활 보다는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 아지를 좋아했다.
차마 강아지에게 엄마의 이름을 붙이진 못했고, 강아지를 줄여서 아지로 이름을 붙였다.
아지를 부를 때 마다 엄마를 부르는 느낌이었다.
아지는 특별한 영향력을 받아 기존의 개와 달랐다.
조금 더 똑똑한 느낌을 받았다.
“아지야~”
수현은 집에 들어가면 아지부터 찾았다.
엄마가 떠난 이후에 입양한 강아지였지만, 마치 엄마가 주고 간 선물처럼 느껴졌다.
“아이고, 우리 아지. 잘 있었어?”
학교를 다녀온 수현은 곧장 아지를 챙겼다.
아지는 꼬리를 흔들었다. 다른 강아지와 다른 차이점이 바로 여기서부터 들어났다.
아지는 꼬리가 2개였다.
보통의 강아지는 꼬리가 하나만 존재하고, 어떤 강아지는 꼬리가 잘리기까지 해서 짧기도 했는데, 아지는 거의 몸통의 반 만한 꼬리를 두 개나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꼬리를 몸통에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자기 새끼를 위해 올린 듯한 착각을 주기도 했다.
아지가 수현의 얼굴을 마구 핥았다.
“우리 아지, 혼자 보내라 외로웠지?”
마치 수현이 자신에게 하는 말과 같았다.
겉으론 누군가 외롭지 않냐 고. 잘 지내냐고 물어보면, 늘 안 외롭고, 잘 지내고 있어라고 대답을 했지만 사실은 아니었던 것이었다.
“우리 아지~”
아지를 끌어안는 수현이었다. 엄마는 잘 지내고 있을까? 세상을 구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싸우고 있는 거겠지. 아무런 상처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멸망을 막았던 영웅들이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이전의 역사와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언젠가 돌아올 영웅들을 기다리면서였다.
“자. 아 하고 먹어봐.”
아지를 데리고 TV앞 쇼파에 앉았다. 수현과 같이 영웅의 자손이지만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각성교가 특별히 챙기기는 하였다.
어쨌든 영웅들의 가족들이니까, 돌아온다고 약속한 영웅들이 돌아왔을 때 결국 가장 먼저 챙길 건 자신의 가족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정성을 쏟는 각성교였다.
“오늘은 뭘 볼까.”
수현은 아지와 함께 볼 방송을 보는데, 갑자기 자막이 떴다.
그리고 화면이 전환되는데, 각성교의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이 화면속에서 방영되고 있었다.
“무슨.”
각성교는 비록 영웅들을 다른 세계로 떠나보내면서 힘이 약해졌지만, 이 세계를 연결하는 힘과 같았다.
“무슨 일이!”
수현은 놀라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 모습에 아지 역시 놀랐다.
-멍! 멍!
아지가 수현과 TV를 차례로 보면서 짖었다.
“어떻게.”
수현은 어지 해야할지를 몰랐다.
그때 TV에서는 계엄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각성교의 교각 건물이 무너지면서 그 안에는 수천명의 피해자가 있었다.
각성교의 건물의 이름은 영원한 보위였다.
그런데 그 영원한 보위가 무너진 것이었다.
인명 피해만 추산 2만명이 넘었다.
한 걸물에 2만명이나 들어갈 수 있는데 놀라야 하는 걸까?
아니면 그런 건물이 무너진 것에 놀라야 하는 걸까 헷갈릴 지경이었다.
수현은 서둘러 겉옷을 입고 영원의 보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아지가 따라오려고 하자, 우선은 집에 있게 했다.
“안 돼 아지야. 바깥이 혼란스러울 거야. 돌아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미처 자신이 한 말이 엄마와 같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곧장 각성교의 건물로 뛰어가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기 위해서 전국에서 모여들고 있었다.
그래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되고 있었다.
침몰한 건물의 잔재에서는 구조활동이 계속되고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가족들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그걸 통제하고 있는 경찰과 군인들이 보였다.
“지금 막 계엄령이 선포되었습니다.”
그때 방송국 기자로 보이는사람들도 보였다. 기자들은 부분 계엄령을 통해 시민들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작전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수현은 아주 어릴 적의 기억이긴 하지만, 이 세상이 멸망하기 직전을 떠올렸다. 과거에서 왔다는, 인류에게 특별한 힘을 준 사람이 말했던 멸망한 세게에서의 일에 대해서 떠올렸다.
이제는 실제로 그 일을 본 사람은 없지만, 그 선교자의 말을 토대로 각종 미디어에서 다룬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 재현되었다.
그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화면이 바로 랜드마크의 붕괴였다.
“마치 영화처럼.”
영화처럼 랜드마크부터 붕괴되고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그런 시민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정부가 있었다.
그런 역할을 제일 먼저 했던 게 각성 교였는데, 지금 그 각성교의 건물이, 그러니까 가톨릭으로 치면 바티칸이 무너진 것과 다름이 없었다.
각성교의 등장으로 흡수된 종교들로 인해 전쟁도 사라지고 평화의 시대가 오나 싶었는데, 이제는 그런 가림 막이 사라진 것과 같았다.
“어떻게.”
막상 이곳에 오긴 왔지만 통제되는 상황으로 인해 제대로 접근도 할 수 없었다. 각성교 건물 안에는 엄마의 잔재가 여러 곳에 남아있었다.
각성교 자체도 영웅들의 활약을 선전해야 했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수현의 엄마도 많은 활약을 해서 여러 활약들이 선전물로 이용되고 있었다.
“안돼.”
수현은 엄마의 유품을 찾으러 무너진 건물로 향했다. 그곳에서는 엄마가 수현에게 선물한 물건들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집안에 두면, 너무나 외로워져서 밖으로 강제로 나올 속셈으로 각성교에 기부를 했엇던 수현이었다. 그렇게 하면 억지로라도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었다.
비록 엄마는 아니지만, 엄마가 남겨놓은, 엄마를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찾아야 해.”
20층에 가까웠던 건물이 무너지면서 쌓인 잔재만 2, 3층 규모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런 건물의 잔재속에서 작은 물건을 찾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사람들이 살아 있는 사람들을 찾으려고 소방관과 군인들과 경찰들이 협력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수현을 발견한 각성교의 경비원이 왜 집에 안 있고 여기까지 왔냐고 물었다. 그의 입장에선 영웅의 가족들은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거의 매일같이 드나드는 사람들이었으니까.
“수현아. 여기는 왜 왔어!”
“아저씨, 저 들어가야 해요.”
“아니, 저기는 왜?”
“엄마의 유품이.”
“안 돼. 우선 집으로 돌아가 있으면.”
수현은 이렇게 정문을 통해서 들어갈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자 곧장 다른 향로를 찾아서 들어갔다.
비록 자신에게는 초능력이 없었지만, 명색히 대지의 어머니라는 자의 딸이었다. 따지고 보면 대지는 수현에게 덧씌워도 됐다. 왜냐면 수현은 대지의 어머니라고 불린 지아의 딸이었기 때문이었다.
“나 스스로가 땅인 것처럼.”
곧장 손바닥 훑듯 각성교 건물의 주변을 잘 알았던 수현은 개구멍을 통해 잔재로 다가가려고 했다. 그곳에는 이미 수현과 같은 영웅의 자손들이 있었다.
잔재에 접근했을 때는 구급대원들도 이미 이들을 말릴 수 없다는 걸 알았고, 안전장비를 지급해 주었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이 찾으려는 무언가와 함께, 살아있는 생존자들을 구해내기 시작했다.
비록 영웅이 사라진 세계였으나, 또 새로운 영웅들이 탄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