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보고 글쓰기 _ 천지창조 ]
이미 벌어진 일이었고 또다시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반복될 뿐이었다.
놓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던 그의 눈은 하늘이 무너질 정도의 충격을 받은 채였다. 그를 둘러싸고 있는 절망에 사로잡힌 채로 멀어져갔다. 그렇게 판도라 속에 갇혀버리고 있었다. 뒤이어 밀려오는 마음이 후회라면 나는 그 마음일지도 모르지만 애써 외면하였다.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없는 거라고 배웠다. 쓰지 않은 마음이 멋대로 완성되고 있었지만, 거짓이라는 유혹에 모든 걸 맡겨버린 채였다.
지금으로부터 셀 수 없는 시간이 지나고 나면, 모두 잊혀질 세월이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단 한 번도 지켜본 적 없는 사람들이니까.
외면되어진 감정이 없다고 하여 없어지진 않는다. 차오르는 마음들이 파도가 되어 메아리쳤다. 매 순간 마지막으로 바라본 그의 눈이 떠오른다. 카이사르와 같았을 그 눈빛이 나의 꿈을 잡아먹고 있었다.
잠은 두려워졌고, 삶은 피폐해졌다. 분명한 후회였다. 강물이 되돌아갈 수 없듯이 시간마저 그렇다.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내가 마지막으로 바라본 그 눈빛을 나는 점차 닮아갈 수 밖에 없었다.
“신이시여, 어찌 나에게 이런 시련을”
잠들기를 저항하던 때. 죽음과 같이 찾아온 순간이었다. 이제는 현실인지 꿈인지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타임슬립이라도 한 듯이 그날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함께 헤쳐나가자고, 두 손을 꼭 붙잡고 있던 우리. 뒤돌아 보지 않은 채, 동굴도 터널로 만들면서 함께 나아갔던 그 시절이었다.
그리고 다시 반복되는, 세상의 모든 고통이 나를 엄습한다, 그가 나를 지켜주면서 막아내던 그 순간이었다. 너라도 살라며 나에게 놓으라고 하던, 그때. 나도 모르게 놓아버린 그 손을 나는 그때처럼 다시 놓쳤다.
스르르 풀려가는 힘. 꿈이었지만 되풀이하고 싶지 않아 내가 살아갈 모든 시간의 에너지마저 당겨 있는 힘을 모두 쏟아부었다.
다시는 그 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이미 그려진 그림이었지만, 덧칠하여 다시 처음부터 그리는 마음으로, 이미 벌어진 일이었지만, 비록 이 순간이 꿈일 뿐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한 문장을 추가하기 위하여. 나는 그에게 손을 뻗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