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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식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71

by 라한
박두식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박두식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신두형

제목: 넘버포


“두형이 너, 정말 이대로 포기할 꺼야?”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대로는 죽을 것 같았다.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

“여기까지 온 것을 만족하겠습니다. 도저히 더는 안됩니다.”


그렇게 포기했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다.


끝까지 달려간 이들은 결국 합격했다. 그러나 두형은 끝내 낙제자라는 딱지를 얻었다.


“하.”


종합성적은 초 상위권이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한 합격의 꿈이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10위권안 랭킹 중 두형만 실패한 게 아니라 절반이 넘는 7명이 실패했다.


1위와, 2위 그리고 9위와 10위였다.


“중간자들이 다 탈락했네.”


사람들의 보통의 상식대로라면 1위부터 4위가 합격해야 했지만, 3위,4위의 자리를 9-10위가 채웠다.


세계국가연합국. 특수부대에 대한 지원이었다. 거기서 두형은 한국 종합 개인 랭킹 4위였다.


“야. 넘버 포.”


이들은 이곳에 합숙하면서 이름을 잃어버렸다. 자신들의 랭킹으로 서로를 불렀다.


“넘버 일레븐. 너도 떨어졌냐.”

“그러게 나는 떨어졌는데, 너도 떨어졌더라?”


세계연합군으로 합류하면 최소 연봉이 1억이었다. 소위가 1억을 받고, 직급이 오를수록 2배씩 상승한다고 했다.


소위가 1억이면, 중위가 2억. 대위가 3억. 그렇게 소령이 6억. 중령이 12억. 대령이 24억. 준장부터는 2배는 아니고 30억. 소장이 50억. 중장이 100억. 대장이 200억을 받았다.


그리고 원수가 되면. 1000억의 규모의 연봉을 받았다. 세계군을 움직이는 직함이라 적어도 돈에 있어서 적들에게 꼬임을 당하지 않는 정도로 챙겨줬다.


두형의 목표는 세계군의 원수가 되는 일이었다.

정의감 때문은 아니었고, 돈 때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머리는 못쓰고 몸은 잘 썼기에 몸으로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세계군이 창설되어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


이전부터 철인 9종 경기 금메달 리스트, 사격, 마격, 창술, 검술 등 뛰어난 인재였다. 그랬지만, 세계 군 입성은 쉽지 않았다.


그냥 보통의 육해공부대가 아니라, 특수부대로 가려고 해서 그런 감도 있었다. 장군을 노리면 진급이 빠른 길로 가야 했다.


다른 데로 갔다고 진급이 특별히 느리다 이런 것보다 특수군이 빠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실제로 작전에 엄청나게 많이 투입되서 전과를 올릴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세계군의 특수부대는 모든 게 비밀이었다.


각 정보부의 특수요원들, 흔히 말하는 블랙요원들은 죽음이 별이라도 되어서 알려지기라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죽었는 지 살았는 지 알 수 없었다.


이렇게 훈련생만 되도, 사회에 비밀이었다.


세계군사관훈련학교라는 이름으로 전군에 대한 훈련을 하는 곳. 이곳에서만 유일하게 특수군에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완성시키면 면접을 볼 수 있게 됐다.


기회는 오직 학교에 다니는 기간 때문이었다. 때문에 일부로 특수군 면접을 받기 위해 낙제를 받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도 여러 번 쓸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낙제를 3번. 그러니까 학사경고를 3번 받게 되면, 퇴학이었으니까.


미션은 매번 바뀌는 모양이었다. 그 미션을 알아내는 것도 미션이었다.


“혹시 몰라. 이번 건 아니었을지도!”


이번에 두형이 포기한 건, 남극에서 오래 살아 남기였다. 그런데 도저히 불가능해서 먹을 것도 없고 사냥할 힘도 없어서 포기를 선언했다.


두형을 따라다니는 드론에게 포기를 선언하면, 두형의 위치를 파악한 세계군이 두형을 데리러왔다.


그렇게 살아남았다. 아니면 정말로 죽을 거 같은 공포에 처해있었다.


그런데 그냥 살아남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무슨 미션이 있었던 건지, 4명의 합격자가 붙었다.


그들은 다만 면접자이기에 특수군으로 진학하는 줄은 확답할 수 없었다.


“글너데, 특수군은 모든 게 비밀이라며, 저렇게 합격자가 나오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두형은 문득 그 사실을 깨닫고 같이 도전했던 친구에게 물었다.


“야. 블랙요원이 비밀이라고 해도, 같은 국정원이나 직원들끼린 알잖아. 우린 한 패라고.”

“아.”


특수군이 저렇게 알려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잘못됐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잘못된 건 자신의 생각이었다.


“우리는 한 패였군.”

“뭐? 왜 그래 넘버포.”

“매일 경쟁하니까. 적군이란 생각은 안 했어도. 아군이라고도 생각 못했다.”

“안 한 거겠지.”

“어쨌든.”


두형은 네 명의 면접자가 부러웠다. 특수군이 되어서 빨리 승진의 승진을 거듭해서. 세계군을 이끄는 원수가 되어야 하는데,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의 원수는 특수군 출신인가? 길을 바꿔야 하나 생각했다.


“그러고보니. 지금 원수는.”


사관학교 출신도 아니었다. 사관학교 출신은 현재 최고 높은 직급이 알려진 바로는 준장이었다.


이 학교 출신의 준장이 사관학교 장을 맡고 있었다.


“나랑 많은 차이도 안나는 것 같은데.”


학교장에 대해서 알아보는 두형이었다. 학교장은 사관학교 1기생이었는데, 지금의 준장이었다. 15년밖에 지나지 않은 기간이었다.


“어? 생각해보면, 15년만에 오른거네?”


따지고 보면 준장을 15년만에 한 것이다. 한 계급을 약 2년만에 진급하고 지금의 별이 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의 활약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특수군?”


지금의 학교장이 어떤 사람인지 더욱 알아보기 위해 밤늦게 교장실을 침범하기로 마음먹고 계획을 자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동선이.”


교장실로 갈 수 있는 동선은 예상 외로, 딱 하나 밖에 없었다. 교장은 무조건 1층 정문을 통해서만 갈 수 있게 설계가 되어있었다.


다른 곳으로 와도 결국은 1층 정문을 통해야 했다.


“일부러 이런 설계를 한 건가.”


그렇게 권위 넘치도록 짜인 정문을 대놓고 들어가려는데, 밤이라 잠겨 있었다.


“경비 아저씨. 일을 잘하시네.”


교장실을 간다고 문을 열어달라고 할 수도 없었고, 경비실에서 교실로 간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다.


어쩌면 오히려 1층에 이렇게 만들어 놓은 게, 철통보안이 되는 것과 같았다.


“음.”


창문을 통해 들어갈까 했는데, 교장실 안에 어떤 시설이 있을 줄 몰랐다. 그래서 계획을 우선 다음으로 미루고 교장실의 구조나 이런 걸 알아보려고 했다.


왠지 두형의 마음에는 교장실로 들어가면 특수군에 들어갈 수 있는 지름길이 펼쳐질 거 같아서, 전혀 증명된 게 없어도 꼭 들어 가이겠다고 마음먹게 만들었다.


“어떻게 든 가야 해.”


그렇게 교장실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을 여기저기 수소문했다. 비밀리에 진행하긴 했어도,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다.


“어이. 넘버 포. 이쪽으로 따라오도록.”

“네?”


그렇게 교장실로 가기를 원했는데, 이렇게 부름을 받아 갈 줄은 몰랐다. 뭔가 엄청난 비밀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학교 중 가장 넓은 공간에 학교 홍보물이 이것저것 있는 게 다였다.


“뭐야. 뭔가 기대 이하인데.”

“뭘 기대했지?”


그는 의문을 가졌던 학교장을 가까이서 처음 봤다.


“안녕하십니까. 사관생도. 신두형이라고 합니다.”

“그래. 신두형 사생도. 나에 대해서 알아보는 건 잘 풀리고 있나.”


이게 짬이라는 걸까? 아니면 정보력일까? 같은 생도들도 모르게, 철저하고 은밀하게 준비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싶었다.


디지털 기기는 도청당할 수도 있고, 해킹의 여지도 있어서 아날로그의 노트로 필기했을 정도였다.


“그게, 수확은 없었습니다.”

“그래? 그거 실망이군.”

“…”


할말이 없었다. 그런 일 때문에 이렇게 끌려오게 된 건가 싶었다.


“자네는, 왜 남극에서 미션을 포기했지?”

“목숨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 고작 그 정도인가?”


뭐지? 왜 갑자기 자신을 불러서 이런 말을 하는 거지? 두형은 교장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 그. 죄송합니다. 조금 더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노력? 노력하면 뭘 더 잘 할 수 있지?”

“원하는 걸 말씀 주시면 그에 대한 상응한 보답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세계군은 최선을 위해 모인 게 아니다. 오로지 결과. 강력한 힘으로 정의를 지키고, 유지하여, 질서를 지키기 위해 모였어.”


두형은 침을 꿀꺽 삼켰다.


“네. 맞습니다. 그에 상응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아니 결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재차 묻네. 어떤 결과를?”


두형은 여기서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

역시 머리를 쓰는 일은 자신과 맞지 않음을 다시 한번 깨달었다.


“모르겠습니다. 알려주십쇼!”

“허허. 쉽게 가려는군.”


교장은 남극에서 일찍 포기한 순서를 알려주었다.


1등과, 2등. 그리고 10등과 9등 순서였다. 그 다음 줄줄이. 그리고 가장 마지막으로 포기한 인물이 바로 두형이었던 결과였다.


“…”


자신이 가장 마지막으로 포기한 줄은 몰랐다. 다른 친구들도 그런 말은 안 했다. 보통은 자신이 얼마나 버텼는지도 기억하지 못했다.


어떤 수치로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네.”

“…”

“그럼에도 자넨, 왜 포기하지 않았지?”


몸이 좋으면 머리가 편안하다는 말을 믿었는데 이렇게 배신당할 줄 몰랐다.


“미션이었기에.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 줄 알았습니다.”

“상부의 지시는 불합리한 것도 무조건 따르겠다는 말인가?”

“군인은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습니다. 저는 명령을 위해 살고자 했습니다.”

“그럼 왜 포기했나?”


자꾸 꼬리를 물리니까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목숨을 지켜야, 다른 명령도 따를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죽으라는 명령을 받았다면 죽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죽으라는 명령이 없어서 목숨을 보존했다?”

“네 맞습니다.”


교장은 들어오자마자 선 채로 두형을 몰아갔었다. 두형의 대답을 다 듣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계속 서 있을 건가? 앉게.”

“앉으라는 명령을 이제야 받아. 실천합니다.”

“허허. 재밌는 친구로구만.”

“훌륭한 군인이 되고 싶습니다.”

“자네가 군인이 되려는 이유는, 돈 때문이 아닌가?”


‘헉?! 어떻게 알았지?’


이 사실은 어떤 곳에도 발설하지 않았다.

두형의 일기장에도, 그리고 친구와 담소를 나눌 때도.


심지어 사관학교를 떠나 학교 밖 어디에도.

집에 잘 살고 있을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 그건.”

“허허. 이제야 당황을 좀 하는 군?”


이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걸까?

두형은 갑자기 찾아온 두려움 대문에 자리로 가 앉는 다는 의식마저 잃어버린 채 서 있었다.


“명령에 따르지 않는 군?”

“네? 아 네.”


두형은 서둘러 자리로 가 앉았다. 그런 두형을 바라보는 교장은 씩 웃었다.


“명령을 내리겠네.”


덥석 일어나서 가슴에 주먹을 쥐는 두형이었다.


“따르겠습니다.”


자신에게 내려진 첫 번째 임무.

함께 할 동료를 10명 모으기였다.


어떤 임무가 다음 미션인지도 모른 채, 수수께끼와 같은 미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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