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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캐릭터 - 379

by 라한
곽민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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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규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민선진

제목: 교도학교


어린 시절의 가혹함은 모래바람처럼 선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는 어두운 골목, 그리고 하교길 끝자락에서 늘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무리 속에서 주도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가 있었다. 잇새로 비릿하게 새어 나오는 조롱, 발목을 잡아 쓰러뜨리는 교묘한 손길, 책가방 속 교재를 짓이겨 던져놓는 그 괴롭힘의 주도자. 그는 선진의 나날을 조금씩 휘발시키고 있었다.


집단 따돌림의 질긴 그물에 걸린 선진은 어느 날, 더는 물러설 곳이 없음을 느꼈다. 살갗을 태우듯 올라오는 분노가 눈동자 깊숙한 곳에서 꿈틀댔다.


그날 오후, 폐공장 뒤편 같은 곳에서 마주친 두 사람. 주도자는 친구들을 뒤에 깔고 자신을하며 다가왔다. 선진은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손끝에 모아 주먹을 쥐었다. 맞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대로 물러나면 평생 꼬리표로 남는다는 걸 알았다.


싸움은 어설프고 거칠었고, 의도치 않은 강렬함이 있었다. 선진은 우연히, 혹은 필연으로, 주도자를 쓰러뜨렸다.


막상 쓰러진 상대를 보니 승리감보다는 허탈함이 먼저 찾아왔지만 이미 늦었다. 경찰차 불빛 사이로 비틀대는 스니커즈의 끝자락, 선진은 소년원 송치를 선고받았다.


소년원, 그 이름만으로 서늘한 감옥의 축소판이었다.


내부는 단단한 쇠창살로 만든 울타리뿐만 아니라, 규율과 폭력, 절망이 뒤섞인 지옥 같은 곳이었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인간이 인간을 압박하는 또 다른 형태의 사회였다.


사람들은 힘의 논리로 서열을 매겼고, 선진은 그 속에서 다시 몸을 낮춰야 했다. 똑같은 지옥이었지만, 이번엔 피할 수 없었다.


여기서는 남에게 밟히지 않기 위해 손목에 핏대를 세워야 했고, 머리에 흙빛 고민을 담아야 했다. 그러나 선진은 차츰 배워나갔다. 여기서 살아남는 방법, 남이 아닌 자신을 지키는 길, 그리고 간혹 보이는 희미한 인간성의 불씨를 발견하는 법. 몇몇 아이들이 선진에게 다가왔고, 그들 중 몇은 개선을 갈망했다.


언젠가 이곳을 나가게 되면,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싶다고 했다. 선진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번진다.


“과연 나아질 수 있을까?”


출소 후, 선진이 처음으로 한 일은 자신을 괴롭혔던 일진들을 다시 찾아가는 것이었다. 복수는, 그가 소년원에서 지새운 밤에 수없이 되새긴 단어였다. 이제 그는 성장했고, 주먹에 담긴 힘을 알고 있었다.


하나둘, 이전에 자신을 괴롭히던 이들을 찾아냈다.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들을 쓰러뜨리며 묵직한 억눌림을 토해냈다. 그러나 쓰러져 신음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선진은 문득 허망함을 느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것이었나?”


그들 중 일부는 울먹이며 용서를 빌었고, 일부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선진은 그 맹세의 진정성을 가늠했다. 갱생하려는 이들은 쓸 만했다. 팀을 이루어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끝까지 비웃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예전처럼 약자를 짓밟으려는 자들에게는 무자비했다.


다시 그들을 두들겨 패며 공포를 심었다. 그 순간 선진은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내가 지금 그들과 무엇이 다른가? 내가 소년원에서 보았던 폭력의 굴레를 내가 계속 돌리고 있는 건 아닐까?”


그 뒤로 선진은 길거리를 헤맸다. 소년원에서 만난, 작은 반짝임 같은 아이들 생각이 났다. 미숙하고, 세상을 몰라서 삐뚤어진 행동을 하는 이들, 마음 한 구석에는 선한 불씨가 남아있는 청소년들. 그들을 바로잡는 건 뭘까? 또 다른 폭력? 아니었다.


그는 깨달았다. 소년원에서 시간이 굳어진 날들 속에 책 한 권, 글자 하나하나를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있었다면, 마음을 열어주는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 때, 우연처럼 여자친구가 생겼다.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만남이었다. 그녀는 따스한 눈빛을 가졌고, 선진의 굳은 표정을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선진은 자신의 과거를, 주먹으로 마무리한 역사와 소년원 시절을 고백했다. 그녀는 놀랐지만, 선진의 흔들리는 눈동자 속에서 진심을 읽었다. 그가 진정 바라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닌, 누군가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란 사실을.


여자친구는 처음에는 반대했다.


“교도소 안에 학교를 만든다고? 거긴 지옥 같은 곳이잖아.”


하지만 선진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지옥을 겪어봤으니 이제는 지옥 속에 빠진 애들을 끌어내고 싶어. 그때 나처럼, 가능성을 잃어버린 애들이 너무 많아.”


그녀는 선진의 손을 잡았다.

떨리는 손등을 토닥이며 말을 건넸다.


“그렇다면 내가 너를 응원할게. 무모한 일이지만, 네가 진심이라면.”


선진은 준비를 시작했다. 교단에 서기 위해 필요한 교사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고, 관련 법령과 제도를 살폈다. 처음에는 모두들 비웃었다.


“교도소 안에 학교를? 꿈 깨라. 거긴 교육이 아니라 격리와 처벌을 하는 곳이야.”


그러나 선진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변호사, 사회복지사, 그리고 소년범 갱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NGO 단체와 접촉했다. 어렵게 길을 열어, 작은 반을 하나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시작된 ‘교도학교’. 처음엔 빈 교실 하나, 낡은 칠판과 한 줌의 희망이 전부였다. 선진은 재소자인 청소년들에게 차례차례 말을 건넸다.


“나는 너희를 무시하지 않을 거야. 지금 네가 어떤 모습이든, 배울 기회가 있다면 잡아봐.”



처음엔 냉소가 돌아왔다.


“뭐야, 어른들이 하는 뻔한 말 아냐?”


하지만 선진은 꾸준히 이어나갔다. 옛날의 자신처럼, 굳은 마음 속에 미약한 불씨를 찾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토론을 했다. 세상과 단절된 곳에 앉아, 자신들도 의미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걸 느끼게끔 했다.


갱생을 원하는 아이들은 서서히 마음을 열었고, 아니라고 생각했던 애들도 선진의 진심, 한 번은 기회를 주려는 자세에 조금씩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여자친구는 가끔 면회를 오듯 찾아와 선진에게 묻는다.


“힘들지 않아?”



선진은 웃으며 대답한다.


“힘들지. 하지만 내가 아니면 누가 해주겠어? 내가 겪은 지옥을 다른 애들이 겪지 않도록, 그 암흑 속에서라도 손전등 하나는 켜줘야지.”


그렇게 교도소 안에 작은 학교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세상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학문과, 삶의 방향을 가르치는 선진. 언젠가 이 아이들이 출소해 세상에 나가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으리라 그는 믿었다.


폭력에 폭력으로 답하던 예전의 자신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들의 선생이자 길잡이가 된 민선진.


그렇게 선진의 삶은 뒤바뀌었다. 힘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던 과거에서, 가슴 속 진심으로 누군가를 이끌어주고 가르치는 어른이 되는 현재로. 그 안에서 진짜 갱생과 변화의 의미, 그리고 자신이 걸어온 길을 새겨보며 선진은 또 한 번 분필을 들고 칠판 앞에 선다.


밖의 세상은 이 작은 교실을 모를 수도 있지만, 이곳에서 스며드는 한 줄기 희망은 언젠가 더 커다란 빛이 되리라.


어느 새벽, 교도소 안의 작은 교실.


민선진은 조용히 불 켜진 탁자 앞에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다. 재소자인 청소년 몇몇이 잠들기 전 건네준 짧은 에세이와 노트를 읽고, 빨간 펜으로 조언을 달아주는 중이었다.


미성숙한 문장 곳곳에서 과거를 후회하는 마음, 앞으로 다르게 살아보고 싶은 다짐, 아직 익숙지 않은 학문적 개념이 어설프게 자리 잡은 흔적들이 보였다. 선진은 그 문장들이 아프게도 예전의 자신을 닮았음을 느꼈다.


앞문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밤 교도관이 문을 열어보니, 여자친구가 접견 신청을 하고 들어올 수 있게 조치해두었다고 했다. 이곳은 공식적인 학교가 아니라, 실험적인 프로그램으로 겨우 허가를 얻은 공간이라 방문 절차도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종종 찾아와 주었다. 책 몇 권, 음료 한 잔, 그리고 따스한 미소를 들고.


“오늘도 늦게까지 남아 있네.”


여자친구는 조용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선진은 녹색 형광등 아래에 비치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미소 지었다. 감옥 특유의 삭막한 공기 속에서 그녀의 존재는 바깥 세상의 숨결을 전해주는 듯했다.


“애들이 점점 달라지는 게 보여. 글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걸 배워가고 있어.”

“고생 많아, 선생님.”


여자친구의 말에 선진은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공식적인 자격증을 따긴 했지만, 아직도 자신이 선생님이라 불리는 게 어색했다. 한때 주먹으로 세상을 바꿔보려 했던 자신이, 이제는 분필을 쥐고 있다니.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선진을 한결 단단하게 만들었다.


다음날 아침, 반 아이들이 교실로 들어왔다. 몇몇은 여전히 뾰루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아직도 ‘공부’라는 행위를 철창 안에서 강요받는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차츰 분위기가 풀리는 애들도 생겨났다.


그 중 성민이라는 아이는 최근 들어 마음을 많이 열었다. 소년원 시절부터 폭력으로 이름을 날리던 녀석이었는데, 요즘은 글 쓰는 시간을 기다린다며 자리 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선진은 기특하게 생각했다.


“오늘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선진이 칠판에 ‘공감’이라는 단어를 큼직하게 썼다.


“공감...?”


우락부락한 얼굴을 한 재소자 하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 공감. 우리가 왜 이야기를 읽고, 누군가의 경험을 공유할까? 공감하기 위해서야. 너희가 쓴 이야기나 에세이들도 사실 누군가 나중에 읽는다면, 그 사람은 너희 생각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그 말에 몇몇은 심드렁했지만, 성민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소년원에 있을 때, 그는 늘 자신만의 생각에 틀어박혀 있었다. 그런데 선진의 수업을 들으면서 다른 사람 이야기도 들어보고, 책 속 인물들과 자신을 비교해보며 조금씩 세상을 넓게 보는 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폭력 대신 대화를 생각하게 된 것은, 어쩌면 이 공감이라는 단어 덕분일지도 몰랐다.


수업이 끝나고 선진은 성민에게 남으라고 했다. 조용히 교실 문을 닫고, 탁자에 마주 앉았다.


“성민아, 글 잘 봤다. 지금 네가 쓰고 있는 그 글, 나중에 네 인생에도 도움이 될 거야.”

“선생님... 아직도 내가 옛날에 저지른 짓들 때문에 나는 사람이 안 될 거라고 생각해요.”


성민은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그 후야. 과거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 잘못을 했고, 어떻게 다시는 그런 잘못을 안 할 건지 고민하는 거지.”


성민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이해하려 노력하는 마음이 보였다.


며칠 뒤, 선진은 오래 전 자신을 괴롭히던 일진 중 하나인 정석을 면회했다.


정석은 출소 후 한동안 바깥에서 빈둥거리다 다시 범죄에 연루되어 이 교도소에 들어온 참이었다. 선진은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하고 있었다. 한때 가해자였던 정석은 이제 선진이 선생으로 일하는 공간 한구석에 갇힌 죄수가 된 것이다.


“와, 오랜만이군.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


정석은 선진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때 내가 복수한다고 너를 패주었을 때, 너는 좀 달라질 줄 알았어. 근데 결국 이 안에 다시 들어왔네.”


선진은 쓸쓸한 눈빛으로 말했다.


“사람 쉽게 안 바뀌더라. 근데 너는 많이 달라졌네? 선생님이라니, 참 세상 일은 알 수 없다.”


정석이 코웃음치듯 말했지만, 안에 담긴 의미는 복잡했다. 선진은 그런 정석에게 제안을 던졌다.


“여기서 작은 반을 운영하고 있어. 글 읽고, 쓰면서 너희들한테 다른 기회를 주고 싶어. 거기 참여해볼래?”


정석은 콧방귀를 뀌었다.


“나한테 무슨 도움 된다고?”

“너 같은 애들도, 한 번쯤은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써보고 정리할 필요가 있어. 네가 어렸을 때 무슨 생각을 했고, 왜 그랬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 건지. 그거 없이 나가면 또 다시 여기 돌아올 거야.”


정석은 할 말이 없어졌다. 빈정대려 했지만, 선진의 단호하고 진중한 눈빛에 잠시 기가 죽었다.


“...생각해볼게.”


결국 정석은 그렇게 말하고 면회를 마쳤다.


그날 밤, 여자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선진은 덧없는 웃음을 지었다.


“내가 이런 일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어. 한때는 이 녀석들을 두들겨 패는 게 내 한풀이였는데, 이제는 이들을 가르치고 이해시키려 하고 있어.”


“그게 네가 성장한 증거야, 선진아. 네가 이 교도학교라는 걸 만들 때부터 알았어. 네가 진심으로 변했고,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빛을 주려고 하는구나 하고.”


통화 속 여자친구의 목소리는 따뜻했다. 이 교도소의 냉기 속에서도 그 온기는 마치 담요처럼 선진의 어깨를 덮어주었다.


다음날, 성민이 선진을 불렀다.


“선생님, 어제 쓴 글 좀 봐주세요.”


성민의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과거에는 주먹을 쥐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글 속에서, 마음 속에서 무언가를 바꾸는 힘이 생길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아마 난 아직 모든 걸 다 이해하진 못했지만, 한번 시도해볼래요. 내 이야기를, 내 마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걸.’


선진은 성민의 글을 읽고 알았다. 한 사람이라도 변한다면, 이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사실을. 자신이 교도소 안에 학교를 만든 건, 과거의 억울함을 지우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무언가를 심어주는 일, 폭력으로 세상을 교정하지 않고, 이해와 공감, 교육으로 바꿔나가는 일. 이곳은 지옥일지도 모르지만, 그 지옥 안에서도 한 가닥의 빛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진짜 ‘갱생’이자 ‘변화’일 것이다.


며칠 뒤, 정석이 문을 두드렸다. 수업시간이 지나고 텅 빈 교실에 들어서며 머뭇거렸다.


“나, 그냥 한 번 들어볼게. 아까 말한 수업이란 거.”


선진은 미소를 지으며 정석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잘 왔어. 여기서는 누구나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정석은 선진의 시선에서 분노나 증오가 아닌, 진심 어린 환대가 스며 나온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또 한 명이 교도학교에 합류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철문 안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풀어지고 있었다. 선진은 굳게 닫힌 담장 밖의 세상을 떠올렸다. 언젠가 이들이 출소하고, 이 경험을 토대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믿음은 희미하지만 존재했다. 그리고 그 희미한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것이, 바로 민선진이 교도소 안에 학교를 세운 이유이자, 그가 진정한 선생님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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