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 382
간미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간미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민서윤
제목: 첫사랑 쟁탈전
‘우리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
서윤은 출근하면서 본 광고판을 보고 옛 시절을 떠올렸다. 우연의 일치일가 아니면 운명의 부름이었을까? 오늘따라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고 ‘선생님 첫사랑 얘기해주세요’라고 애달게 볶는 모습을 보자 실소가 나왔다.
“너희는 선생님 첫사랑 알아서 뭐하게?”
아직까지도 서윤은 첫사랑의 대상이었다. 학생 때부터 시작해서 선생님까지, 여기가 여고였으면 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사랑이었을 텐데 남녀공학이었다.
그래서 많은 남학생들이 서윤을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리고 자신이 어른이 될 때까지 수능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달라는 말을 많이 했다.
“선생님! 안 궁금 한 게 이상한 거예요.”
서윤을 몰래 품고 있는, 그러나 그러지 않은 척 원래는 말괄량이의 랭커였으나 서윤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 서윤이 담임이 된 반의 부반장이 된 학생의 말이었다.
“그래? 왜?”
선생님의 태도를 보고 학생들은 ‘우~’를 연발했다. 그럼에도 서윤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첫사랑 얘기를 꺼내 놓지는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 교무실로 돌아가는 길가, 복도를 지나치면서 첫사랑을 잠깐 떠올려봤다. 그때 ‘우리는 누군가의 첫사랑이었다.’라는 광고를 내건 방송사에서 서윤에게 연락이 왔다.
-민서윤씨죠?
“네 그런데요.”
그들은 서윤이 누군가의 첫사랑이라 출연을 제의했다고 했다. 처음 시작된 사람으로부터 첫사랑을 출연하게 되고, 그리고 다시 첫사랑을 추천받았다. 여기에는 기적이 따라야 했다.
첫사랑이 아직 혼자. 또는 결혼을 했었어도 지금은 혼자여야 하는 아주 어려운 조건이었다. 누군가의 첫사랑이 다시 자신의 첫사랑을 부르는 일이었다.
문득 서윤은 자신을 첫사랑으로 두고 있는 누군가 보다는, 자신이 첫사랑으로 기억하는 남자를 떠올렸다.
사람마다 첫사랑의 정의는 달랐다. 서윤에게 갖아 많이 사랑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우연히도 그게 처음 사랑한 사람이긴 했다. 문제는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면…”
자신을 부른 사람은 비밀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부를 수 있는 사람은 확실했다. 그리고 서윤의 마음은 줄곧 한 사람이었다.
지금도 서윤이 혼자인 이유였다.
서윤은 책상 위에 흐트러진 교재들을 한쪽으로 치우며, 잠시 멍하니 창밖을 내다봤다. 그때 교실에서 애들 떠드는 소리를 떠올렸다. ‘선생님 첫사랑 얘기해주세요!’ 하고 호기롭게 외치던 부반장 녀석의 얼굴이 떠올라 쓴웃음이 났다.
이제 와서 밝히는 첫사랑은, 솔직히 말해 서윤에게 여전히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억이기도 했다.
“사실 말이야…”
학생들이 도통 포기하지 않고 물어대길래, 그리고 오늘은 왠지 묘한 기분이 들어서 서윤은 조심스레 고백했다. 자기의 첫사랑은 고등학교 시절 방송부 선배. 이름은 ‘윤재원’이었다.
처음엔 그냥 ‘목소리가 좋은 선배’였다. 교내 방송을 통해서만 들리던 묵직하고 따뜻한 톤, 말할 때마다 은은하게 미소를 짓는 듯한 기분이 드는 목소리. 방송실에서만 존재하는 목소리의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던 서윤은, 용감하게 방송부에 지원했다.
그렇게 직접 본 선배의 얼굴은 딱히 특별하지 않았다. 시원하게 잘생겼다기엔 조금 어중간하고, 그렇다고 아예 존재감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딱 ‘보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목소리에 매료되어서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선배의 평범한 얼굴이 점점 멋있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절, 서윤에게 고백하는 남학생들이 줄을 이었지만 서윤은 단 한 번도 그 감정을 받아준 적이 없었다. 친구들은 “야, 그 선배가 뭐가 그렇게 좋아?”라며 이해하지 못했지만, 서윤의 마음은 단순 명료했다. 보고만 있어도 좋고,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괜히 가슴이 뛰고, 꿈까지 꾸게 되는 걸 어뜩하란 말인가.
하지만 아쉽게도 선배는 서윤이 마음을 고백해보기도 전에 다른 여학생과 사귀기 시작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서윤은 모든 걸 체념했다. 그래도 포기가 쉽진 않았다. 서윤이 우울해하자, 서윤을 좋아했던 또 다른 남자 동급생이 매달려서 나섰지만, 모든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내가 선배랑 잘되도록 도와줄 게”
결국 몇 명의 착하고 성실한 남자들과 억지로(?) 사귀어 봤지만, 여전히 선배만 떠오르는 마음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고 금세 헤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마음을 다잡아보기 위해 미친 듯이 공부한 끝에, 선배가 진학했다는 한국대에 입학까지 했다. 그리고 우연히 들어서 알게 된, 선배의 자퇴 소식. 교육대로 다시 편입했다는 말을 듣고 선 서윤은 “이건 운명인가?”라는 생각으로 교육대까지 뒤따라갔다.
하지만 선배는 이미 군대에 가 있었고, 한동안 편지도 주고받다가 어느 순간 소식이 끊겼다. 결국 서윤은 또다시 선배를 놓친 채 시간만 흘려 보냈다.
“그게 선생님의 첫사랑 이야기야.”
교실에선 한바탕 감탄과 탄식이 뒤섞였다.
“헐, 그래서 그 선배랑은 못 이어진 거네요?”
“거의 드라마급 아니에요?”
“근데 그 선배 지금은 뭐하나요?”
학생들이 이렇게 호기심을 가져도, 서윤은 도무지 알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이 첫사랑 이야기는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누군가의 첫사랑’이라는 테마로 만들어지는 연애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 제의가 들어온 것. 스물다섯 명도, 열두 명도 아니고 딱 15명. 여덟 명의 여자와 일곱 명의 남자. 명확히 홀수였다.
처음엔 관심도 없었다.
“내가 굳이 이런 예능에 나가야 하나?” 싶었지만, 막상 프로그램 측에서 “윤재원씨도 이번에 출연하실 거다”라는 말을 흘렸을 때, 서윤의 심장은 거짓말처럼 두근거렸다.
“진짜… 재원 선배가?”
서윤은 한순간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지금도 어딘 가에 있긴 하다는 사실이 이렇 게나 가깝게 느껴진 적은 없었다. 그 사람의 첫사랑이 또 자기였을까? 아니, 적어도 한때 서윤이 ‘첫사랑 대상’이긴 했겠지만, 선배 입장에선 그냥 후배 중 한 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런데, 프로그램 제작진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이번에는 두근두근 로맨스가 한 번에 여러 갈래로 펼쳐지거든요”라고 자신했다.
“왜 15명이냐면, ‘빈칸을 남겨둘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누군가는 짝을 찾지 못할 수도 있어요. 아니면 반대로, 예기치 못한 열 여섯 번째 참가자가 등장할 수도 있죠.”
그리고 정말로, 갑자기 남자 한 명이 추가 투입되면서 참가자 구성이 16명이 되어버렸다. 다른 남자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이 강력했는데, 이 남자는 첫 만남부터 서윤에게 대놓고 대시했다.
“선생님, 아니… 서윤씨. 예전부터 관심 있었습니다.”
처음엔 예의를 차리며 “제가 그런 존재감을 가지고 있었나요?”라고 되물었지만, 그의 마음은 진심 같았다. 당황스럽지만 살짝 설레는 부분도 있었다. 오래도록 한 사람만 가슴 깊이 묻어둔 서윤에겐 흔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 사람 목소리도 참 좋네…’
이렇게 다른 남자에게 흔들리는 자신이 어색하면서도, 스스로도 떨렸다. 그래서 더욱 생각이 복잡 해졌다. 만약 선배와 여전히 서로 마음이 통한다면 어떡할 건가? 만약 선배에게 이미 다른 인연이 생겨버렸다면? 혹은 내가 더 이상 선배를 기다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면?
무대 뒤편에서 몰래 바라본 윤재원 선배는 여전히 따뜻한 음색의 소유자였고, 살짝 바뀐 헤어스타일과 인상은 옛날보다 훨씬 세련 돼 보였다. 그런 그를 한참 만에 다시 마주한다면… 괜히 말문이 막힐 것만 같았다.
사랑은 결국 타이밍이란 말이 있다. 서윤은 가슴 속에 들어선 여러 감정들을 정리해보려고 애쓰는 중이다. 부디 이 ‘첫사랑 쟁탈전’이란 이름의 치열하고도 달콤한 무대 위에서, 헛된 욕심이 아니라 진짜 내 마음을 찾을 수 있길.
아직은 모르겠다.
선배가 정말 날 기억하고는 있을까?
혹은, 애써 찾아온 또 다른 사람에게 나도 모르게 새롭게 빠져들어 버리게 될까?
이 뜨거운 한여름 밤의 기막힌 로맨스 현장에서, 서윤의 마음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까?
결국, 서윤은 생각했다.
‘사랑은 타이밍이라지만, 이번엔 제발 나도 놓치지 않길.’
한껏 숨을 고르고 촬영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마음 속 못다 한 첫사랑의 행방과 새롭게 찾아오는 서툰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펜션처럼 꾸며진 ‘첫사랑 하우스’의 대문이 활짝 열리자, 카메라 플래시가 사방으로 터졌다. 길고 긴 걸어온 입구에는 꽃과 조명이 아기자기하게 어우러져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설렘을 자극했다.
서윤은 문 앞에서 가방 끈을 단단히 쥐고 잠시 숨을 고르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미 몇몇 참가자들은 도착해 있었고 경쾌한 웃음소리와 잔잔한 대화가 어우러져 있었다. 그 속에서, 서윤은 자신도 모르게 눈을 더 크게 뜨고 주변을 살폈다. 혹시 이미 와 있을지 모를 그 사람 윤재원을 찾기 위해.
하지만 눈앞에 먼저 포착된 건, 곱슬거리는 머리칼에 반듯한 수트 차림의 남자였다. 차태형. 제작진이 깜짝 공개했던 ‘열 여섯 번째 남자’라는 타이틀처럼, 등장이 화려한 편이었다.
“혹시… 민서윤 씨죠?”
태형이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순간, 서윤은 아주 잠깐 당황했다. 방송을 촬영하는 거라고 해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접근에 마음이 흔들려버린 것이다. 상대의 손가락에 스치듯 악수를 나누고 서윤은 머쓱하게 미소 지었다.
“네, 맞아요. 안녕하세요.”
카메라는 그런 둘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잡아냈다. 태형은 마치 오래전부터 서윤을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반가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서윤에게만 들릴 듯이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실제로 뵈니… 정말 반갑네요.”
진심이 담긴지, 아니면 연출된 멘트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그러나 서윤은 어딘가 모르게 그 목소리가 싫지 않았다. 동시에, 마음 한편에서 계속 울리는 질문이 있었다.
‘재원 선배는… 어디 있는 거지?’
마침, 현관 쪽에서 시선이 급히 달려왔다. 머리카락을 짧게 쳐낸 예전보다 조금 야윈 듯한 남자, 윤재원이었다. 서윤은 가슴이 쿵 내려앉는 걸 느꼈다. 이 낯선 세트 장 한가운데서 오랜만에 마주한 이 사람에게 뭐라고 말을 건네야 할지.
“…오랜만이네.”
재원 역시 약간 떨리는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한때 서윤이 밤낮으로 그리워하던 그 목소리였다. 신기하게도 그저 들리는 순간 과거의 기억이 주르륵 이어지고 복도 한편에서 두근거리며 이어폰을 끼고 교내 방송을 듣던 그때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정말… 오랜만이에요, 선배.”
카메라 밖에서 보던 스태프들이 그 순간을 잡아내며 슬며시 미소 지었다. ‘이 둘에게 과연 어떤 사연이 있을까?’ 다른 참가자들도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미묘하게 말문을 닫고 그들을 지켜봤다.
하지만 재원과 서윤이 더 대화를 이어 가기도 전에 다른 참가자들이 연이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싱어송라이터 한지성, 요리사 김우진, 사진작가 이민규, 그리고 필라테스 강사 혜나까지. 빠르게 돌아가는 인사 탓에, 서윤은 간신히 표정 관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서윤은 우연히 눈이 마주친 권지은에게 살짝 미소 지어 보였다. 내성적인 플루 리스트 지은이는 뺨이 발그레해지며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권 지은이에요.”
하면서도 말을 더 붙이지 못하는 듯했다.
이윽고 다 같이 거실에 모여, 이번 프로그램의 진행 규칙과 일정이 안내되었다. 제작진의 설명에 따르면, 여기서 지낼 일주일간 매일 주어지는 미션과 데이트 기회 속에서 서로의 ‘첫사랑’을 찾아내는 동시에,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볼 수도 있다는 것.
“이제 곧 첫인상 투표 시간 드릴 게요. 다들 방금 만났지만 직감적인 느낌으로 고르시면 됩니다.”
스태프의 말에 참가자들은 조금은 긴장한 얼굴로 서로를 훑어봤다. 아직 이름조차 제대로 외우지 못했을 텐데 벌써부터 심장이 뛰는 건 무슨 이유일까? 서윤은 고민 끝에 투표지를 받아 들고, 자연스레 재원의 모습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때 머릿속에 스쳐간 또 한 사람, 차태형.
‘…태형 씨도 조금 신경 쓰이긴 해.’
본능적으로 재원을 적으려다 손이 멈춘다.
“아, 몰라.”
결국 서윤은 마음을 다잡고 재원의 이름을 적는다. 첫사랑과 재회의 순간에 솔직해지고 싶었다. 굳이 바꿀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반면, 투표 결과가 비공개라는 점에 내심 안도하기도 했다. 아직 자신의 속마음을 노출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투표가 끝나고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조금씩 수다를 떨며 어색함을 풀었다. 박다희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모두의 긴장을 덜어주었고, 송아라는 김우진에게 “혹시 내가 좋아하는 음식 만들어줄 수 있어요?”라며 벌써부터 사랑스러운 애교로 공세를 폈다. 옆에서 지켜보던 최선우와 신대환은 슬며시 미소를 짓고, 자기 자리에서 조용히 분위기를 살폈다.
저녁이 되어, 첫인상 호감 투표의 결과가 요약된 작은 편지가 진행자의 손에 들렸다.
“자, 오늘의 첫인상 1위를 공개합니다!”
사람들은 일제히 숨죽여 집중한다.
하지만 첫인상 1위는 박다희와 이민규였다. 이름이 호명되자, 다희는 “어? 정말요?” 하며 크게 눈을 깜짝이며 놀랐고, 이민규는 살짝 쑥스러운 기색으로 카메라를 피했다. 서윤에게 표를 던진 사람도 있을 텐데… 결과적으로는 많이 받지는 못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서윤은 의외로 마음이 편안했다. 어쩌면 괜찮다. 아직 중요한 건 남아있다.
프로그램의 진짜 묘미는 바로 내일부터 시작될 ‘1:1 호감 데이트’ 신청이니까.
그날 밤, 서윤은 카메라가 꺼진 뒤로도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했다.
시도 때도 없이 목소리가 떠오르는 윤재원 선배와, 웬일인지 묘하게 신경 쓰이는 차태형 사이에서 머리가 복잡했다. 천장을 바라보며 ‘도대체 내 마음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결국 잠들기 직전, 분명히 들려온 소리가 있었다. 살짝 문을 두드리며 “민서윤 씨… 혹시 깨어있어요?”라고 조심스레 건네오는 목소리. 아마… 차태형이었다.
서윤은 가슴이 두근거려 베개를 움켜쥐고 문 쪽을 보았다.
문밖에 선 그가 어떤 마음으로 찾아왔는지, 그리고 그 순간 윤재원은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첫날 밤부터 얽히기 시작한 인연의 실타래는, 이제 겨우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녀는 아프도록 실감했다.
이제부터, 열 여섯 명이 서로의 시선과 감정을 엮어 만들어낼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지켜왔던 첫사랑의 기억이,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머무를지, 아니면 새로운 사랑의 문을 열 열쇠가 될지 모두가 궁금해하는 밤이 그렇게 깊어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