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 446
김서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김서연의 출연을 상상하며 만들어 보는 캐릭터
이름: 서여해
제목: 오지로운 여행
“아프리카?”
“응. 어때? 재밌지 않아?”
“아니. 나는 반대. 나는 안갈래?”
“뭐야. 비행기표 이미 예매 다 해놨어! 취소 못해! 수수료만 얼만지 알아?”
“야. 아니. 나는 유럽 가는 줄 알았지! 이 사기꾼!”
“내가 언제 유럽이랬어.”
“아름다운 자연 환경이 있는 곳이라고 그랬잖아. 스위스나, 아니면 북유럽. 뭐 스페인도 그렇고.”
“맞지. 천혜의 자연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야. 봐. 사진도 봤잖아.”
“아니. 이게. 와 진짜. 너 나중에 교주나 사기꾼 이런 거 되어는 거 아니야. 와 오바야 정말.”
“그래서 정말 안간다고?”
“아니. 아 잠깐만.”
여해의 단짝 친구 사영은 고민에 빠졌다. 처음에 여해가 여행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는 당연히 로망과 같은 유럽, 조금 떨어지면 동남아. 그것도 아니면 저기 갈 수 있는 남아메리카나, 미국이 있는 북아메리카 정도만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나라들, 이름조차 어색한 아프리카 대륙으로 여행을 떠날 지 몰랐다.
호주만 해도 사영의 생각에는 오지였는데, 그런 곳보다 험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는 아프리카라고는 전혀 1%도 생각하지 못했다.
“여해야. 너 정말. 정말로 아프리카로 갈꺼야?”
“간다니까. 예매표도 이렇게. 너 근데 정말 안갈꺼야?”
“아니, 정말로? 그걸 이렇게, 배낭여행처럼 간다고?”
“배낭여행이라고 해도. 차도 있고, 배낭여행급까진 아니지. 현지 마다 가이드도 있고.”
“와. 나는 니가 자유여행으로 지역마다 가이드나 이런 거 다 조사해서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프리카라고는 정말, 전혀 생각못했어.”
“그래?”
여해와 사영은 여행 이야기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여해가 보여주는 사진 마다 너무 예쁘다고, 얼른 가자고 말했던 게 사영이었긴 했다. 그러나 그게 다 위에 언급했던 그런 곳, 유럽이나, 아메리카 같은 대륙인 지 알았지 전혀 다른 3지대로 느껴지는 아프리카라고는 아직까지도 믿겨지지 않았다.
“무사히 돌아올 수는 있는거야?”
“당연하지. 내가 꼼꼼히 다 챙겼어.”
“아니. 정말.”
“사영아! 아프리카라고 그렇게 위험하진 않아. 네가 생각하는 예쁘다고 말한 리비아도 아프리카고, 여기, 이집트도 아프리카고.”
“아니. 그러니까. 이게. 우리가 그런 나라만 가는 건 아니잖아. 횡단을 한다며.”
“응. 이번엔 좌우로 이렇게”
“난 스페인으로 비행기 도착지라서 당연히 또 유럽인줄.”
“스페인에서 가서. 여기 바로 밑에 있는 모로코로 내려갈꺼야. 그래서 좌에서 우로. 이집트까지 우선 가서. 바다 해양선을 따라 쭉 상하로 내려가는 거고. 여기 케이프타운까지 가는거야.”
“그래도 내륙은 안들어가네.”
“이렇게 지그재그로 가긴 하지만, 내륙까지 가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니까 아무래도.”
사영은 한숨을 쉬며 여해가 준비한 여행경로를 봤다. 사하라 사막부터,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리비아, 그리고 이집트까지. 수단과 에티오피아 자부티 소말리야 케냐, 칸자니아, 말리, 짐바으웨, 스와칠란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이어지는 루트였다.
이어 한바퀴를 도는 건 아니었고, 마다가스키르로 향했고, 그리고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서, 스페인으로 와서 한국으로 귀환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 옆쪽은 안 가?”
사영의 질문에 여해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사영은 순간적으로 자신이 질문을 잘못했구나는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너무 가고 싶은데. 시간이나 이런 게 부족해. 그래서 우선 여기 파트 1이라고 치고, 다음에 이렇게 가보지 못한 서쪽을 돌아야지.”
“아니.. 설마 그것도 나랑 같이?”
“당연하지~”
사영은 반짝이는 여해의 눈빛을 보고 양가감적이 교차했다. 너무 위험해서 난 안 가고 싶어라는 말과 더불어 또 궁금하기는 했다. 아프리카라는 곳은 어떤 곳일까? 어떤 곳이길래 여해가 보여준 그런 아름다운 지도와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위험이 동반하는 곳일까 싶었다.
“근데 여기 갈 수 있는 거 맞아?”
사영은 비록 현지 상황을 모르지만, 인터넷이나 여론만 보면 이 여행지들은 일부 폐쇄되거나 해서 가지 못하는 게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이유로 아프리카를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으니까.
“그게 들어보니까. 여행 가이드들이나 여행 갔다 온 사람들이 추천하진 않는데, 갈 수 있는 루트도 있어.”
“추천하지 않으면 안가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서, 이렇게 짠 게 우리만 가는 게 아니라 한 마흔 명 정도 같이 움직일 거 같아.”
“어? 마흔 명? 그건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우리가 그냥 여행만 가는 게 아니라 약간 알바 개념으로. 이런 지역을 지금 촬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고, 또 이쪽으로 해서 움직이려면.”
“…?!”
사영은 우선은 여해가 말하는 내용을 귀담아들었다. 그런데 듣고 보니 이건 여행이라기 보다는 뭔가 삶을 체험하러 가는 그런 유학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행은 아닌, 마치 독일로 간호사와 광부들이 파견을 나간 것처럼 다른 형태의 무언가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여해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사영을 여해는 반짝이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사영은 여해의 눈빛을 보며 저 눈빛에 내가 속으면 안 된다고 마음먹었다.
“우리.. 이번에.”
사영이 먼저 말하기 전에 여해가 먼저 선두를 쳤다.
“그래, 우리 이번에 인생에서 절대로 지울 수 없는 멋진 추억을 만들자!”
사영은 ‘재밌는’이 아닌 ’멋진’이라고 말하는 걸 보면 분명히 여해도 이 여행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자기한테 가자고 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들다가 자기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죽어버리겠다고 하던 걸 아무 말없이 그저 옆자리에서 잘 들어주며 토닥거려준 친구였다.
가족에게 말 못할 일야기도 여해에게는 다 풀어놓을 수 있었다. 그건 여해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사영이 여해에게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투정을 부렸지만 거의 핀볼처럼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었다.
“멋지지 않아?”
“…”
여해는 사영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이번만큼은 사영도 여해의 말에 쉽게 동의할 수 없었다. 잘못하면 자신의 목숨이 걸린 문제이기도 했다.
“여해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낯선 음파수의 사영의 목소리였다. 그러자 여해도 어쩔 수 없는 건가 싶은 표정을 지었다.
“사영아, 너가 정 걱정 되면. 알았어. 이번 여행.”
사영의 눈빛이 풀렸다. 다행이다 싶었다. 그래, 아프리카가 아닌 어디라도 같이가자 이런 말을 하려고 했다.
“너가 정 못가겠다고 하면, 나 혼자 갈게. 어쩔 수 없지. 같이 가면 좋긴 했을텐데.”
원래는 쌍쌍으로 2:2 데이트 여행을 가자고 했던 여행이었다. 그러나 여해가 먼저 헤어지게 되고, 최근에는 사영까지 헤어지게 됐다. 그렇게 쌍쌍이 아닌 조금 다른 쌍으로만 여행을 가게 된 상황이었다.
“아니 여해야.”
저렇게 말하면 사영은 또 어떻게 저런 애를 혼자 보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여해도 이제는 반짝이는 눈빛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마치 온 세상 슬픔을 자신이 다 쓸어담은 금방이라도 소나기처럼 흘러내릴 눈망울로 변했다.
“아니. 그러니까. 그래. 에이 모르겠다 한 번 죽지 두 번 죽진 않겠지? 한 번도 싫긴 한데 가자 가!”
“어?! 정말? 정말??”
사영은 앞으로 여해가 준비하는 모든 걸 꼼꼼히 자신도 챙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뭔지 모른 채로 그래, 좋다 이러다가 괜히 잘 알지도 못하는 두려움으로 가득한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
“비행기는 이미 다 예매해놨고, 알바나 이런 것도 다 내가 신청해놨어. 그런데 아직 못한 게 있어.”
“어?”
사영의 눈빛이 이번엔 반짝였다. 그 못한 것 때문에 라도 혹시나 여행이 취소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였다.
“우리 쪽에서 인원이 그래도 8명은 가면 좋은데. 지금은 너랑 나랑 둘 뿐이야. 모집인원을 올려봤지만 잘 없더라.”
어쩌면 당연한 말이었다. 이렇게 친한 두 사람도 고민하게 만드는 여행지인데, 이걸 같이 가겠다는 사람이 있을까? 없을 거 같았다.
“그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거 같아.”
사영이 여해에게 이 여행을 같이 갈 사람은 아마도 계속 없을 거 같다는 의견을 더했다.
“그런데 어떻게 사십명..”
아까 들었던 사십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여행을 같이 하는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인원이 어마어마한 숫자처럼 느껴졌다.
“아, 정말 없나. 혹시 모르니까 여행 너튜버들한테 연락한 번 해볼까?”
“그 사람들도 이런 오지 여행은.. 안 가지 않을까?”
사실 몰랐지만, 사영은 이미 여행에 긍정적일 수는 없었다. 이미 스물 스물 두려움이 심어졌고, 곧 꽃피울 거 같았다. 이렇게 빨리 자라는 마음이라니, 사랑도 이렇게 쉽게 자라지 않는데, 두려움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뿌리를 내리고 잎이 피는지 알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띠링.
그때 여해의 스마트폰에 알람 하나가 오고, 여해가 누군가 자신의 여행동반자 구하는 글에 댓글을 달았다고 했다.
- [정말로 이 루트로 가시는 거예요? 전부?]
그걸 본 여해가 서둘러 댓글을 달았다. [네, 하지만 완주 안 하셔도 돼요.] 루트가 루트다 보니까 중간 참여도 쉽지 않았다. 도중에 나가는 건 쉽지 않았다. 한마디로 여해의 말은 거짓말에 가까웠다.
- [정말 미친 루트인데 재밌겠네요. 제가 이번에 너튜브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 컨셉으로 한 번 가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여해가 신나서 사영에게 댓글을 보여주자 사영은 기겁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 세상이 아무리 넓다고 하지만 여해와 같은 미친 사람이 더 있다는 게 신기했다.
“근데, 이 사람 남자면?”
“남자여도 뭐. 괜찮지 않을까? 너튜브 한다는데 이상한 사람일까?”
“얘는, 이상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데 걱정과 다르게 댓글을 단 사람도 여자였다. 여행 일정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세 사람은 곧 만나서 카페에서 얘기를 나눴다.
“두 분이 서여해님, 그리고 우사영님이시죠? 저는 안지원이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번에 이 여행지 보고, 주변에 이미 넌튜브 하는 사람들이랑 몇분들이 관심 있어서 혹시나 괜찮으면 같이 가도 될까요? 근데 다 같이 가는 거 아니고. 이집트루트까지만 간다는 분도 있고.”
여해는 반짝이는 눈빛을 하며 지원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았다.
“그럼요, 그럼요. 언제든 환영입니다.”
사영은 이게 맞아? 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왠지 여해보다는 지원이 믿음이 갔다.
“저는 동료가 더 생기면 좋긴해요. 너무.”
여해의 눈치를 살핀 사영이었지만, 그래도 할말은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여행지에서 싸운느 것보다 여기서 털어놓고, 차라리 싸우더라도 여기서 싸우는 게 나았다.
“위험하고, 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그런 곳이니까.”
“그러니까요.”
그런데 어째, 사영이 원하는 반응은 아니었다. 여해와 지원의 눈빛이 반짝였다. 지금 반짝이는 정도만 보면 서로의 눈을 교체해도 모를 정도였다.
“하아. 뭔가 잘못 걸렸어.”
사영은 두 사람을 보며, 이 여행 괜찮을까 싶었지만, 여행의 디자이너이자 기획자와 같은 여해와 이 여행에 합류한 지원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