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y Way Oct 12. 2024

아이의 첫 생일, 돌잔치

그리고,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 1 마무리

첫 생일이 한 달 정도 남은 시점에, 돌잔치 준비를 시작했다. 생일날에 맞춰 잔치를 할 수 없으니, 날짜도 정해야 했고, 돌잔치할 장소도 정해야 했고, 돌복도 준비해야 했다. 좀 이른 결혼을 한 탓인지, 그때까지만 해도 돌잔치에 가본 경험이 없어서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고 바빴던 것 같다.

돌잔치를 할 장소는 인터넷을 열심히 뒤져 결정했다. 그때 당시에 결혼식장으로 많이들 선택하던 "르네상스 예식장"을 돌잔치 장소로 결정했다. 사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곳인데, 그땐 위치도 괜찮았고, 음식도 괜찮았던 것 같다. 전화 문의 후, 직접 방문해 음식 맛도 미리 봤고, 장소도 살펴본 후, 아이의 첫 생일 일주일 전쯤 저녁에 돌잔치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돌 한복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사주셨다. 서문시장에 아이와 함께 가서 샀고, 예쁘게 입힌 후 집에서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 돌사진을 찍었다. 요즘엔 돌 기념 성장 사진을 패키지로 찍는다던데, 백일사진 찍을 때, 너무 번거롭고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돌사진은 집에서 찍었다. 생각보다 아이가 편안해해서 예쁜 사진을 많이 건졌다. 

돌상 준비와 돌 사진 현수막, 돌잔치 진행은 예식장에서 준비해 주시는 걸로 계약했고, 1년간의 성장 사진, 돌잡이 물건, 이벤트 선물 등은 우리가 준비했다. 

돌잔치 당일, 일가친척과 지인들이 약 80명쯤 참석해 주셨다.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해주셨고, 특히 울 아들이 울지도 않고,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 편했다. 

돌잡이는 연필, 대추, 돈, 그리고 마우스를 잡았다. 신기한 게 많았는지, 시작 전 그 짧은 순간에 연필을 선택해 만지고 놀다가, MC의 진행에 따라 시작된 공식적인 돌잡이에선 연필을 놓고 대추를 잡았다. 그리고, 다음 순서가 진행되는 동안 돈을 잡더니, 마지막엔 마우스를 잡고 놀았다. 

욕심이 좀 많은데?

일주일 이른 생일잔치였지만, 무탈하게 잘 치렀고,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아 감사했다. 큰 탈 없이 자라준 아이에게도 고마웠다. 

돌잔치가 끝난 후에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빨간 도장으로 아이 이름의 통장을 하나 개설해 선물 받은 용돈을 모두 저축했고, 그때 받았던 돌반지는 아직도 보관 중이다.



어느덧,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의 첫 번째 파트, 첫돌 전 육아까지의 이야기가 끝났다.

많이 부족하지만 매일매일 써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벌써 한 권의 책으로 묶일 만큼이 되었다. 


이 글을 처음 시작할 때는 그저 내 아이의 스무 살을 기념하고, 아이가 자라온 과정과 교육방식을 궁금해하는 지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전부였는데, 과거의 기록들과 자료들을 끄집어내 정리를 하다 보니 아이의 육아를 도와주셨던 친정 부모님께 추억거리를 소환하는 의미까지 더해졌다. 

더군다나, 글을 발행할 때마다 꾸준히 들어와 읽어주시고, 라이킷을 눌러주신 분들까지 생기니 감사함과 부담감의 중간 어디쯤에서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20년 만에) 다시 쓰는 육아/교육일기의 두 번째 파트, 아이의 돌 이후부터 세 돌까지, 그리고 유아기까지의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 파트의 이야기가 아이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육아" 이야기였다면, 두 번째 파트의 이야기는 "육아와 교육"이 공존하는 이야기가 될 것 같다. 여전히 부족함 많은 글이 될 테지만, 누군가에는 도움이 되고, 또 누군가에는 추억이 될 이야기가 되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