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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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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날 Aug 14. 2019

취한 사랑

취한 사랑


송복련


파편들,

막무가내로 뛰어들어

처음으로 가슴 뛰던 날

하늘 한 귀퉁이 무너져내리고

어느 행성에서 달려와 어질어질한

껴안지 못한 두근거리는 말들이

청단풍 빈손으로 자꾸 미끄러져

흐르는 강물 위로 뛰어든다


열아홉 해를 덜 채운 멍울은

지지지 찌르르르 삐익 딴 청을 부린다

단풍나무 분홍날개에 실어보낸 골든 레코드에

물소리 바람소리 바흐의 선율로 속삭이는

오래된 편지 같은 첫사랑이

지금 내게로 온다


환하게 피어나는 반가운 손님 같은

내 안에 뜨겁게 젖어드는 순간이

불을 지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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