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한 귀퉁이에서 발견한, 작은 달
선을 따라 사각사각 취향이
편집된다
안쪽과 바깥의 경계에서
오려 내거나 버려지는 엇갈린 행보는
스크랩북과 쓰레기통으로 단호하게 갈라선다
차가운 가위의 직설적인 입술을 좋아하는,
언제나 온달 쪽으로 기울던 내 취향이
초승달을 오려냈다
쓸모만을 생각하던 지난 날
명쾌하게 갈라놓은 선택과 폐기로
바깥이 된 어둠은
바닥에 흩어져 하찮아졌다
잘라 낸 것들은
한 끼의 밥처럼 요긴했지만
가위질하는 갈림길에서
서로 닮은 테두리를 나눈다
바깥이 된 자리에 텅 빈 고요가 깊다
쓸모없음의 쓸모를 생각하는 밤
내게 하찮은 초승달이
문득 보름달로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