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빌꿍 Nov 14. 2019

3. 당신의 하늘은 안녕하세요?

  좋은 시대에 살고 있어 멀찍이 떨어진 한국에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연락할 수 있다. 11월에 들어와서 부쩍 날이 추워졌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하루 온종일 더위와 씨름 중인 나에게는 부쩍 멀게 느껴지는 이야기다. 왕창 쌓아두고 온 겨울옷들은 잘 있는지 궁금해진다.


11월의 탄자니아는 푹푹 찐다. 남반구에 위치하고 있어 한국과 반대의 계절을 가진다고 들었는데 막상 살아보니 계절은커녕 조금 덜 덥거나, 정말 덥거나 그뿐이다. 탄자니아에는 우기가 있고, 분명 11월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절반을 지나가는 오늘까지 하늘은 쨍쨍하다. 낮 동안에는 따가운 햇볕 때문에, 밤에는 습한 공기 때문에 잠을 뒤척인다. 물론, 내가 사는 곳은 바다와 인접해 있어 더 그럴 테다.

날마다 그림, 우리 동네 하늘


이 더위가 마냥 밉지는 않은 게 이곳의 맑은 날 하늘은 정말이지 눈을 못 떼게 만든다. 길을 걷다가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면 같이 걷던 현지인 친구가 묻곤 한다.

A:  뭘 보고 있어?

나: 하늘을 보고 있지.

A: 하늘을 왜 보는데?

나: 예쁘잖아. 너도 봐봐. 마음이 편안해진다구.

그는 이해를 못하고 실없이 옆에서 웃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현지인들에겐 여기 걸린 하늘이 일상이고 난 아니니까.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다.

물론, 조금만 마을을 벗어나도 이 곳 또한 공기가 마냥 깨끗하지는 않다. 내가 사는 도시 다르에스살람은 탄자니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상주하며 차 또한 차고 넘친다. 더군다나 오래되고 노쇠한 차들을 수입해 사용하다 보니 내뿜는 매연이 하늘을 뒤덮고 내 몸도 뒤덮는다. 집에 와서 거울을 보면 얼굴에 검둥 자국이 묻어 나올 만큼 말이다. 시내만 다녀오면 두통이 이는데 이는 매연 때문이 아닐까 한참 의심하고 있다. 2019년 오늘, 많은 국가에서 공장의 매연, 도로를 뒤덮는 차량과 거기서 발생하는 매연으로 끙끙 앓고 있다. 몽골 울란바토르의 스모그가 그랬고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도, 이미 지구 전체가 이 끔찍한 문제로 앓고 있다. 나 또한 수시로 두통을 앓고 있고.


오늘날 한국에서 푸른 하늘은 정말 특별한 날이 되었다. 어릴 적엔 나도 어쩌면 이런 하늘을 보면서 자랐을 것이다. 훗날 내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 아이에게 하늘은 무슨 색을 띠고 어떤 의미를 가질까. 푸른 하늘을 되돌려주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야만 하는 일에 대해 모두가 생각해 볼 때임이 분명하다.

출처: google


매거진의 이전글 2. 끼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