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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앤빛 AI 연구소 Sep 24. 2019

인공지능의 봄날은 간다?

인공지능 연구의 역사, 그리고 미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현대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리는 앨런 튜링의 이야기입니다. 

2차 대전 당시 영국군은 독일군의 암호를 풀기 위해 천재 수학자들을 모았습니다. 그중 한 명인 앨런 튜링은 하라는 암호 해독은 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푸는 기계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합니다. 마침내 그 기계를 만들어낸 그는 암호 해독에도 성공하죠. 


앨런 튜링이 기계에 지능이 있는지 판별하고자 시행했던 튜링 테스트는 자동가입방지 프로그램으로 자주 쓰이는 캡챠(CHAPTCHA)로 진화했습니다


튜링은 1950년에 발표한 논문 <Computing Machine and Intelligence>에서 인간의 지능을 흉내 낼 수 있는 기계의 가능성을 상상하고, 어떻게 기계 스스로 학습할 수 있을지를 논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 개념을 제안한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공신경망 개념은 튜링보다 먼저 1943년에 제안됐습니다. 수학자 월터 피츠와 신경학자 워런 맥컬록은 <A Logical Calculus of Ideas Immanent in Nervous Acticity>에서 뉴런이 서로 연결되어 복잡한 계산을 수행하는 인간의 신경망처럼 서로 연결된 회로망으로 논리관계를 구현하고 학습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인공신경망 모델의 기반이 된 것이지요.


인공지능의 신경망(우)는 복잡하게 연결되는 인간의 신경망을 본따 만들어졌습니다.


이와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1956년 여름, 기계가 지능적 특성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법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 ‘인공지능에 관한 다트머스 연구 프로젝트(Dartmouth Summer Research Project in Artificial Intelligence)’에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란 용어가 처음 사용됐습니다. 




두 번의 겨울


이후 10여 년간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됩니다. 냉전시대이던 1960년대에는 러시아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금방이라도 로봇이 만들어질 것 같은 분위기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곧 한계에 부딪히고 맙니다. 인간의 뇌를 모델링하기에는 당시의 컴퓨터 기술이 받쳐주지 못했던 것이죠. 


기대했던 성과가 나오지 않자 연구지원금이 끊기기 시작했고 ‘인공지능의 겨울(AI Winter)'이라 불리는 긴 암흑기 속에서 1970년대를 보내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는 학회나 저널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조차 거절당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오래된 개념에 뚜렷한 성과도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죠. 


그러다 1980년대에 전문가의 지식을 기반으로 특정 지식이나 질문에 대답해주는 프로그램인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 등장하면서 인공지능 연구는 다시 활발해졌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애플과 IBM의 데스크톱 컴퓨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고가의 하드웨어를 사용해야 하는 전문가 시스템은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인공신경망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연산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이를 소화하기에는 여전히 컴퓨터 기술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렇게 1980년대 후반 인공지능 연구는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합니다. 


인공지능 연구가 다시 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들어 하드웨어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데다 인터넷이 보편화되면서 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덕분이었습니다. 하드웨어의 발전과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회에서 숱하게 만들어낸 데이터가 인공지능의 새로운 도약의  밑거름이 된 셈이죠. 




세 번째 봄


2009년, 페이페이 리(Fei-Fei Li)가 대규모 학습 데이터인 이미지넷(ImageNet)을 공개하며 딥러닝의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발전된 하드웨어의 성능과 이미지넷 분류 대회(ImageNet Large-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가 딥러닝 개발을 가속화시켰고 제프리 힌튼 교수 등이 딥러닝을 체계화했습니다. 


드디어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을 계기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정점에 이릅니다. 지금은 스마트폰, 자동차, 스피커부터 의료와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까지 인공지능이 접목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극단적인 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겨울이 지났으니 세 번째 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봄날은 계속될까요? 


혹자들은 벌써 인공지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졌다며 세 번째 겨울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미 많은 의사들은 인공지능의 열풍이 이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연구들은 이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앞서가고 있습니다. 의료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메디웨일처럼 해외 글로벌 기업의 연구보다 앞서가며 해외 전문가들의 공동 연구 요청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인공지능의 세 번째 겨울이 온다면 오히려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할 만큼 국내의 인공지능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연구에 봄날이 계속되려면 투자가 지속되어야 합니다.


관건은 투자일 것입니다. 인공지능의 겨울은 공공기관과 기업의 연구지원금이 끊긴 시기였습니다. 많은 연구소가 문을 닫았던 이 시기에도 얀 르쿤(Yann LeCun) 뉴욕대 교수, 요수아 벤지오(Yoshouha Bengio) 몬트리올대 교수,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토론토대 교수, 앤드류 응(Andrew Ng) 스탠퍼드대 교수는 꾸준히 연구를 계속해왔습니다. 연구자들이 멈추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 곧 인공지능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가 봄날을 계속되게 할 것입니다. 





참고 자료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


인공지능 열풍이 곧 식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의사들


앞서가는 국내의 인공지능 기업




글: 이명제

중앙대 문학을, 서강대에서 문화이론을 공부했으며, 의료와 유아교육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감수: 유태근 안과 전문의(로봇공학석사)

서울대에서 로봇공학을 공부하고, 연세의료원에서 안과 전문의 과정을 마쳤습니다. 


에디터: 최예지

2016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로 등단했으며, 현진건문학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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