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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 Mar 26. 2020

Track.21 파리에서 인생의 길찾기

프랑스 파리 Track.21 Dali, Van, Picasso - 빈지노

2019.10.05 (토)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Track.21 Dali, Van, Picasso - Beenzino




오늘의 BGM을 바꿔버렸다


내일은 아침 일찍 파리를 떠나기에, 오늘은 파리를 즐기는 마지막 날이었다. 파리를 온전히 즐기는 마지막 날에 어울리는 BGM을 한 순간에 바로 바꿔버렸다.


나는 여행 전에 도시에서 어울릴만한 노래를 미리 BGM으로 선정하는 편이다. 파리도 마찬가지였다. 플레이리스트에 여러 노래를 넣어 들었지만, 오늘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노래가 BGM이 되었다. 아침에 길을 나설 때만 하더라도 아이유와 박명수가 무한도전에서 부른 ‘이유 갓지 않는 이유’의 ‘레옹’을 떠올렸다. 


파리하면 영화 <레옹>이 떠올랐고, 'Sting의 Shape of my heart'가 생각나는 건 당연했다. 다만 내가 좀 더 리듬있고 비트 있는 노래를 좋아하는지라 '이유 갓지 않는 이유의 레옹'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흐린 날씨를 헤치며 퐁피두센터를 가자마자 BGM을 바로 바꿔버렸다.


파리에서 미술 작품을 시대순으로 관람하려면 루브르박물관 – 오르세미술관 – 퐁피두센터 순으로 보면 된다. 1단계 루브르와 2단계 오르세는 클리어했기에 이제 남은 3단계 퐁피두센터로 파리의 마지막 날 일정을 열었다. 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조르주 퐁피두가 건립한 복합 예술공간인 퐁피두센터는 1919년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있다. 미술관이 아닌 센터이기에 미술관과 함께 시네마, 도서관 등 여러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퐁피두센터에는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있는데, 미술관에는 조르주 브라크, 앙리 마티스, 피카소의 입체파 작품, 칸딘스키, 모들레안의 추상파, 샤갈, 앤디워홀 등의 작품들이 있다. 달리를 제외한 현대미술 대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달리 작품은 아쉽게도 지난달로 전시를 마쳤다고 해서 아쉬웠다.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퐁피두센터에 어울리는 노래를 BGM으로 선정했다. 오늘 내 귓가를 때리던 노래는 바로 '빈지노의 Dail, Van, Picasso'였다.







파리에서 인생 찾기



파리에서 인생을 찾은 Dali, Van, Picasso

오늘의 BGM 제목인 달리, 반 고흐, 피카소는 모두 파리에서 인생을 찾은 인물들이다. 달리는 파리에 와서 그의 재능을 꽃피웠고, 고흐는 인상파 화가의 작품을 만나면서 화풍이 완전히 바뀐다. 그리고 피카소는 파리에서 입체주의를 완성해 명성을 얻는다. 


지베르니 투어를 갔을 때 가이드분께서 “여러 화가들이 파리에서 인생을 찾았듯이 자신도 파리에서 인생을 찾았다”라고 말하며 “여러분들도 파리에서 인생의 길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고 전했다. 이번 여행을 나의 마디를 채우는 과정으로 삼은 내게 파리는 인생의 길을 찾아주는 장소가 될까. 


파리의 예술작품, 수많은 유물과 유적, 그리고 도시가 주는 풍경을 보며 드는 여러 감상과 생각이 인생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건지 지금은 알 수 없을 듯하다. 다만 투어를 통해 알게 된 작가들의 인생사를 들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 화가는 예술사에 족적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남의 기준과 시선에 자신을 맞추지 않고, 나만의 스타일로 인생을 살아가는 아이덴티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어쩌면 나도 호기롭게 취업 대신 여행을 택한 것에 대해 나만의 인생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인생의 길을 찾는 답은 쉽사리 나오지 않는다





도화지에 난 무슨 그림을 그릴까



어떤 그림을 그릴 지는 나에게 달려있다.

비록 파리를 여행하는 짧은 기간 동안 내 인생을 찾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여행의 마디를 채우고 훗날 오늘의 파리 여행을 뒤돌아본다면 분명 일말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흔히 인생을 예술에 비유를 많이 한다. 인생이란 작품을 그리기 위해 우리 모두는 화가가 되어 캔버스 앞에 앉아있다. 자화상을 그릴지, 풍경화를 그릴지, 정물화를 그릴지는 모두 본인의 손에 달려있다. 어떻게 그릴지도 내가 정해야 한다. 어떤 화풍으로 그려도 남의 평가에 대해 상관할 필요는 없다. 으레 예술사조의 시작은 예술평론가의 비난으로부터 시작되니까.


투어와 동행을 통해서 만나본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해진 삶의 정답은 없었다. 각자 다른 스타일의 그림을 삶에 그리고 있었다. 그게 어떤 스타일이든 간에 뭐라 하든 내 스타일로 그린 그림인 건 변함 없다.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릴 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그리던 내 스타일로 그려나갈 것만은 확실했다.


내 앞에는 대략적인 스케치가 그려진 캔버스가 있다. 붓을 들어 어떤 색으로 그림을 채울지는 앞으로 여행의 마디를 채우며 고민해봐야겠다. 예술작품처럼 시리도록 낭만적인 루브르와 에펠탑 야경을 바라보며 이렇게 파리의 마지막 밤을 눈에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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