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스 Apr 03. 2020

Track.28 좋은 일이 있을거야

스위스 취리히 Track.28 Happy Things - J Rabbit


2019. 10. 12 (토)
스위스 취리히 - 독일 뮌헨
Track. 28 Happy Things - J Rabbit





시간이 가는 지도 몰랐지...



어쩜 스위스는 떠나는 날까지 날씨가 맑은지. 

지난 루체른 갔었던 날의 비오던 날씨가 아쉬울 정도였다. 그렇지만 어제까지 알프스의 모습을 오롯이 눈과 온 몸으로 담아갈 수 있었으니 그것면 됐다. 어제 피르스트에서 펀패키지 액티비티를 즐기고 난 뒤에 취리히로 넘어왔다. 취리히로 온 이유는 사실 별거 없었다. 그냥 뮌헨을 가기 위한 버스를 타러 온 것뿐이었다.


스위스에서 다음 목적지는 독일 뮌헨이었다. 독일 뮌헨으로 향하려면 기차든, 버스든 취리히에서 타야만 했다. 그래서 어제 밤에 취리히로 넘어왔고, 아침에 편히 여유롭게 뮌헨으로 가는 버스를 탑승하는 일정이었다. 


뮌헨으로 가는 플릭스버스의 출발시간까지 시간이 남아서 취리히 시내 구경을 하며 다녔다. 취리히가 큰 도시도 아니고, 크게 구경할만한 랜드마크가 있는 곳도 아니였다. 그래서 버스 출발 시간 전까지 여유롭게 돌아다니면 충분히 시내 구경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때만 해도 하늘도 맑고, 도시도 예쁜 모습에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사람은 때론 초능력을 발휘한다



12시에 쎄한 느낌이 들었다.

천천히 여유롭게 취리히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지 않는가? 뭔가.....쎄한 기분이 드는 느낌. 이럴 때를 보고 육감이 작용한다고 하나? 아무튼 그런 뒷골이 쫙 올라오는 느낌에 핸드폰을 들었다.


12시 50분이라 철썩같이 믿고 있던 난 플릭스버스 어플을 확인했다. 12시 50분 출발이라 생각했던 시간이 12시 30분 출발이라는 게 아닌가! 그걸 확인한 시간은 12시, 버스정류장까지 예상 도착시간은 12시28분이었다! 문제는 여기에 취리히역에 들러서 짐도 찾아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이러다 여차하면 놓치고 만다는 생각에 아찔해졌다. 


아름다웠던 도시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저 직진만 할 뿐이다.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속도로 역을 향해 달렸다. 틈틈히 시간을 체크하며 계속 달렸다. 예상 도착시간보다 빠르게 역 내 짐보관소에 도착했고, 가쁜 숨을 돌릴 틈이 없이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다시 뛰었다.


근데 그 와중에 마트에 들어가서 스위스 초콜렛 산 거 실화? 스위스에서 초콜렛 사고 싶었던 마음은 없는 시간을 쪼개서 가능케하는 기적을 만들었다. 마트에 들러 초콜렛도 사고, 버스정류장에도 무사히 제시간 안에 도착했다. 극한의 상황에서 사람은 때로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법이다.  







좋은 일이 생길 거야

   


버스에 도착하니 땀이 줄줄 난다. 대충 정리하고선 자리에 앉았다. 스위스에서 뮌헨으로 가는 풍경이 한적하게 펼쳐진다. 이제야 한 숨을 돌린다. 그러고 보니, 지난 유럽여행 때에도 뮌헨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베를린에서 뮌헨으로 가는 기차를 힘겹게 탔던 기억이 있다. 그때도 출발 직전에 겨우 기차에 탑승했는데, 이번에도 출발 직전에 버스에 탑승했다. 뮌헨 가는 길은 항상 쉽지만은 않은 가보다.


뮌헨에 도착하니 스위스의 느낌과는 다른 느낌이다. 스위스와 독일 모두 독일어를 쓰고 비슷한 문화였지만, 스위스보다 뮌헨이 더 대도시여서 사람도 많은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스위스가 한적한 느낌의 도시였다면, 뮌헨은 여러 곳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모여 왁자지껄한 도시였다.      


동행과 함께 저녁을 먹고선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 아레나의 야경을 보러 갔다. 경기장만 있는 장소였지만, 홈구장의 야경만이 오롯이 빛날 뿐이었지만 그 자체로 멋있었다. 


오늘의 하루는 뮌헨으로 가는 여정이 다한 일정이었다. 뮌헨으로 가는 일정이 순탄치 않았지만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무사히 잘 도착했다. 여행은 순간순간에 힘들고 아찔한 순간들이 불쑥 튀어나오지만, 지금 다시 보면 그 순간들을 잘 해결했기에 다행이다. 흔히 액땜을 때운다고 말하는 것처럼, 오늘과 같은 상황을 잘 넘겼으니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FC 바이에른 뮌헨 홈구장 알리안츠 아레나



매거진의 이전글 Track.27 하늘 아래 처음 맞닿은 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