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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 Apr 05. 2020

Track.29 산 위에 탐미적 유토피아

독일 퓌센 Track.29 봄날은 간다 - 자우림


2019. 10. 13 (일)
독일 퓌센 당일치기 
Track.29 봄날은 간다 - 자우림




독일 유학생과 함께 뮌헨역에서 만나서...




뮌헨은 시내에 관광지가 몰려있어 보통은 근교 여행지를 찾아가는 베이스캠프가 된다. 나도 마찬가지. 뮌헨에서 지역열차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곳. 푸른 호수 위의 한 마리 백조를 꿈꾸었던 비운의 왕, 루트비히 2세가 지은 성이 있는 곳. 퓌센으로 당일치기를 다녀왔다.     


퓌센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10분여 더 달린다. 버스에서 내리자 일제히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른 곳이 있는데, 저 멀리 보이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이다. 독일 여행 사진 중 부동의 1순위를 꼽는다면 바로 노이슈반슈타인성의 모습일거다. 푸른 산 위에 고고히 자리잡은 하얀 성의 자태는 마치 루트비히 2세가 보았던 푸른 호수 위에 떠있는 하얀 백조의 모습 같기도 하다. 우리는 먼저 그가 살았던 호엔슈반가우성으로 향했다.      


동행과 함께 뮌헨 중앙역에서 퓌센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탔다. 퓌센을 같이 가는 동행들 중 한 분이 독일 잉골슈타트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시는 분이었다. 그분 덕분에 가는 길이나, 독일 문화, 독일어로 된 표지판을 알아보는 재미로 가득한 여행길이었다. 혼자 여행을 다닐 땐, 어떤 사람과 동행을 하는 지에 대해 그날의 여행이 달라진다. 독일에서 약 1년 가까이 교환학생으로 있는 동행분 덕분에 몰랐던 독일 문화를 알 수 있었다.      





아름다워서 슬플지도 모를 성(城)


호엔슈반가우성은 루트비히 2세가 살았던 성으로 작은 크기의 성이다. 호엔슈반가우성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면 노이슈반슈타인성이 보인다. 그가 살았던 시선으로 본다면, 그는 매일 산 위에 고고하게 있을 성을 상상하며 바라봤을까. 정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왕이 고독한 마음을 달래려 집착한 성의 모습은 그가 꿈꾸던 탐미적인 유토피아의 모습이었겠다. 비록 그는 성이 완성되는 걸 보지 못한 채 의문스러운 자살로 생을 마감하지만


독일은 사람들이 볼 게 없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이 뮌헨에 오면 꼭 퓌센을 방문한다. 개인적으로 독일은 가을에 오는 걸 추천하는데, 뮌헨에서 크게 펼쳐지는 페스티벌 때문이기도 하지만, 퓌센은 조금 다르다. 산과 숲이 우거진 퓌센에는 단풍이 조금씩 물들여가기 때문이다. 단풍이 든 나무로 둘러싼 노이슈반슈타인성의 모습은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디즈니 성의 모태가 된 만큼이나 동화스러운 성의 모습 그 이상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성을 향하는 길에 들은 오늘의 BGM은 성의 풍경을 더 큰 감흥을 느끼게끔 해준다. 노래를 들으며 루트비히 2세의 심정에 대입해보기도 하고, 단풍으로 물들인 숲속의 풍경을 즐기기도 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신나기보다는 마음을 정리하며 먼발치를 바라보는 느낌의 마음이 드는 곳이었다. 고독한 마음을 달래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성(城)에 집착한 한 남자가 꿈꾸던 성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성이 되었다. 고고히 자릴 잡은 성은 다음에 와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거라 생각하며, 다시 뮌헨으로 돌아왔다.     


노인슈반슈타인 성에서 바라본 퓌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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