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실타래를 풀 수 있나

대화하고 조율하고 끄덕이고 인정하고

by 디디

보드게임으로 초등학생들 방학 특강을 나갔던 일이 생각난다.

서로 모르는 사이인 만큼 걱정이 앞섰는데 게임을 하다 언성이 높아지고 가벼운 말다툼이 시작되었다. 중재할 새 없이 한 학생이 핸드폰을 들고 경찰에 신고한다며 큰소리를 치는 모습을 보았다.

아이를 진정시키고, 사정을 들어보니 다른 친구가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잘 다독여 다시 게임을 했고, 서로 웃으며 마무리했던 기억이 난다.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툭하면 학폭위가 열린다는 얘기가 있다.

양보하고 이해하고 존중하고 경청하면서 대화로 풀어갈 수 있는 이야기들도 그 과정을 생략하고 부모가 원하면 학폭위를 열 수밖에 없다고 하니 대화라는 중요한 과정이 빠진 자리에 절차와 과실의 비율만이 남은 듯하다.


“야, 네가 나한테 이렇게 해서 나 그때 기분이 엄청 나빴어. 사과했으면 좋겠어”

“00야, 나도 그때는 짜증이 나서 그랬는데 생각해 보니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미안해.”

“알았어. 그럼 다음엔 절대 그러지 마. 며칠 동안 절교야. 그리고 그다음에 다시 놀자!”

이런 아이다운 대화가 오고 가고 아이들끼리 어설프지만 풀게 할 수는 없었을까?

심각한 학교 폭력 문제는 당연히 경찰도 개입하고 학폭위도 열려야 마땅하지만, 잘 지내다가도 투닥거리기 마련인 아이들의 문제에 부모님들이 개입하면서 서로 대화의 시간을 놓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겠다.

서로를 알아가기엔 우리 아이들이 꽤나 바쁘다. 학원과 집만 오가는 팍팍한 일상을 살고 있다. 마치 직장인과 같다.

대화보다 득과 실을 먼저 따지는 일이 더 먼저인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하하 호호를 찾아줄 수 있을까?


올해 출시된 게임 중에 제목만 보고 구매한 게임이 있다. 바로 코리아보드게임즈의 <마음의 실타래>라는 게임이다.

협력게임으로 2명에서 8명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이다.

1부터 100까지의 숫자 카드를 무작위로 한 장씩 나눠갖고 나만 숫자를 확인한다.

주제카드 중에 한 장을 고르고 그 주제에 맞게 내 숫자에 맞춰 설명하면 되는 게임이다.

모두가 숫자카드를 오름차순으로 내려놓았다면 우리 모두가 마음이 통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1에 가까울수록 주제에 맞지 않는 내용을 말하고 100에 가까울수록 주제에 딱 맞는 이야기를 하면 된다.

예를 들면 이렇다.

만약 주제가 ‘사막에 가져가야 할 물건‘이라면 일단 내 카드의 숫자를 먼저 확인한다. 내 숫자가 '10'이라면 사막에 가져가야 할 물건 중에 거의 필요 없는 물건을 잘 이야기해야 한다.

'10'의 숫자카드를 가진 나는 ‘립글로스’를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숫자가 보이지 않게 테이블에 뒤집어 놓는다.

또 다른 사람은 ‘화분’을 이야기했다.(어떤 숫자를 가졌는 지 멤버들은 모른다)

자, 이제 화분은 립글로스 앞에 둘지 뒤에 둘지 약간의 의견을 나눈다. 의견을 이야기한 끝에 화분은 립글로스보다 좀 더 필요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 립글로스 뒤쪽에 카드를 배치한다.

게임에 참여한 모두가 이런 과정을 거친다.

모두가 카드를 내려놓으면 이제 우리의 의견들이 서로 맞았는지 순서대로 카드를 공개한다.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고 모두가 다 맞을 때도 있다.

아쉬움과 환호가 오가는 순간이다.

미션을 성공하지 못했을 때는 다음엔 좀 더 활발한 대화가 오간다.


내 의견만 고집하다가 망한 경험이 있었던 00님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반영하기도 한다.

작은 카드 게임으로 의견조율의 경험까지 할 수 있다니 이런 좋은 도구가 어디에 있을까.


<마음의 실타래> 게임은 가정에서나 모임 학급에서 그룹별 모여 10분 대화가 가능한 게임이다. 다른 사람의 취향까지 알 수 있는 협력게임.

자두의 노래 가사처럼 ‘대화가 필요해’ 하는 순간에 쓰윽 꺼내기 좋은 게임으로 처방해 본다.

오늘의 보드게임 처방

▪️ 증상 : 다른 사람의 소소한 취향을 알고 싶을 때, 10분 안에 모임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을 때

▪️ 추천 게임: 마음의 실타래 / 코리아보드게임즈
▪️ 효과: 다른 사람들의 소소한 취향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 복용 방법: 모르는 사람들과 해도 좋고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 해도 좋을 게임으로 여러 명이 같이 할 때 더욱더 재미있다.

▪️ 부작용: 의견 조율이 과하면 나도 모르게 살짝 기분 상할 수 있음, “아니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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