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다 같이 즐기는 거죠
명절이면 준비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간단한 음식 한 두 가지와 보드게임 여러 개를 챙겨간다.
명절 때 만나는 사촌형제들과 하는 보드게임은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해 준다.
가져간 보드게임이 빵 터졌을 때 우리가 고른 게임으로 누군가를 기쁘게 해 줬다는 데 만족감이 크다.
한두 시간 핸드폰 대신 보드게임에 집중하는 모습들을 보니 뿌듯하기도 한 그런 마음이 든다.
우리는 즐거운데 참여하지 않는 부모님들은 그저 뭐가 그리 재밌냐는 표정들이시다.
같이 하자고 해도 손사래를 치신다.
어려워 보이기도 하신 것 같고 보드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게임이라고는 인식이 깊다.
다 큰 어른이 제일 신나서 놀기만 한다고도 하신다.
가만 생각해 보면 어른들이 지금껏 해오신 윷놀이가 대표적인 우리나라 보드게임이 아닌가.
아이들 사촌들과 재미있게 보드게임을 하고 나면 소파에 우리들을 구경하시는 부모님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게임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분명 여러 게임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게임의 종류보다 부모님들이 같이 어울려 놀고 싶은 마음을 어떻게 생기게 하느냐가 문제다.
내가 게임을 안 하고 싶을 때는 어떤 마음인지 살펴본다.
커다란 고민이 있을 때, 슬프고 괴로운 일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을 때는 보드게임을 할 수가 없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부모님을 게임판에 앉게 하기까지의 여정이 힘겹다.
화투도 안 하시는 분들이 시라 더더욱 접근이 어렵다.
(아직 성공을 못함)
다음 방문에 부모님을 생각하며 가져갈 게임 리스트를 살펴본다.
가장 먼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 몇 가지를 추려본다.
클러스트
도블
폴드 - 잇 (쉬운 버전만 하기)
한글게임 라온(이번 추석에 친정아빠가 카톡 쓰시는 걸 보니 자꾸 틀리시는 걸 봤다. 뇌경색으로 한 번 쓰러지신 후 더욱더 생각과 손의 협응이 잘 안 되시나 보다. 그래서 친정 아빠를 생각해 보니 라온 보드게임을 같이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추)
다음 방문에는 꼭 보드게임 들이밀면서 같이 하자고 졸라봐야겠다.
오늘의 보드게임 처방
▪️ 증상 : 부모님이 소파와 한 몸 되어 티브이 보면서 화낼 때
▪️ 추천 게임: 클러스트/도블/폴드-잇/ 한글게임 라온
▪️ 효과: 윷놀이만큼의 도파민 충전, 애들이 하는 게임을 이해하게 된다.
▪️ 복용 방법: 알 때까지 천천히 룰 설명해 주기, 이기려고 하지 말고 부모님을 이해시키는 게임을 하자.
▪️ 부작용: 마음만큼 안돼서 티브이 볼 때 보다 더 화내실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