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배리 Jul 25. 2023

다 함께 인사합시다

2023.06.12

오늘은 이곳 사람들 눈에 비친 우리에 대해 얘기할까 합니다. 시골이라 그런지 마주치는 모든 사람마다 서로 인사합니다. 우리도 열심히 인사하죠.

잠게이!”

무주리!”

콩고이 미싱

사람들은 우리가 인사할 때마다 매우 반가워합니다. 그리고는 ‘쟤들이 잠게이래, 콩고이래'하며 키득거립니다. 마치 콩고에서 온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조나단 같은 거죠. 외국인이 ‘안녕하십니꺼’, ‘잘 지내예’, ‘감사합니데이’ 하는 거니까요. 이 지역 부족어인 칼렌진어를 배워 쓰면서 한껏 사랑받고 있습니다.


제 고향 경주에서 갓 상경한 후배의 말이 생각나네요.

  "언니야, 내 서울 올라와서 진짜 놀랬데이, 전부 다 막 화내면서 인상 쓰면서 팍팍 가고. 그래가 난 저 서울사람들처럼 되지 말아야지 하면서 막 미친년처럼 웃고 댕겼잖아."

"내 어디 책에서 봤는데 이십 대에게 뭐 어쩌고 하는 책인데, 인사를 잘해야 된다 그래서, 내 인사 진짜 잘하고 다닌다."

그 이야기를 구 년 전에 들었는데 그 후로는 어딜 가든 현지어로 꼭 인사합니다. 서울 버스를 탈 때도 꼭 인사하고요.


팍팍한 거 알아요, 삶이 고단하겠지만,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용기내 웃으며 인사해 보세요. 처음엔 ‘쟨 뭐야, 미쳤나’ 하겠지만, 지나치고 나서 생각해 볼 그 사람들의 하루에 작은 웃음 씨 하나 심어주는 거니까요.


다 함께 인사합시다.

“헬로, 봉쥴, 니하오, 잠게이”, 그리고

“안녕하세요.”



잠게이: ‘안녕하세요’의 칼렌진 부족어
무주리: ‘좋아요’의 스와힐리어
공고이 미싱: ‘정말 고마워요’의 칼렌진 부족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