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24
언제부턴가 손톱이 긴 꼴을 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여행을 일주일 이상 하면 손톱이 깎고 싶어 견딜 수 없죠. 그럼 손톱깎이를 들고 가면 되지 않냐 하겠지만, 짐을 최소한으로 줄이려 쓸데없는 건 들고 가지 않기 때문에 손톱깎이는 제 가방에 들 자리가 없습니다. 길어진 손톱을 보며, ‘아, 깎고 싶다, 깎고 싶다’ 하는 생각에 위가 간질간질할 때, ‘아, 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나’ 합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딱, 딱, 딱, 손톱을 깎고, 거스러미를 잘라내고야 긴 숨을 토하며 ‘집에 왔구나’하는 거죠. 거스러미를 잘라내 발개진 손 끝을 볼 때, 너무 바짝 깎아 뚜껑을 열 수 없고 손톱 밑이 아려올 때, ‘아, 그 꿈같은 날들은 가고 다시 일상의 고통으로 돌아왔구나’ 합니다.
여러분은 어떨 때 집이 못 견디게 그리우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