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다는 건 이어간다는 것이다.
사전에서 ‘잇다’를 찾아보면
‘끝을 맞대어 붙이다’, ‘끊어지지 않게 계속하다’,
‘무언가가 모여 줄을 이루어 서다’라고 나온다.
돌아보면 나에게 쓰기 행위도 그와 같았다.
삶의 조각들을 맞대어 가며 하나의 흐름을 발견해나가는 일이었다.
구름처럼 연기처럼 피어올랐다가 금세 사라지는 생각 생각들을 글로 붙잡아두고 문장으로 이어가면서 내가 누군지, 삶이 어떻게 이어져 흐르는지 조망해볼 수 있었다고 할까.
여러 편의 글을 써내려가며 생긴 줄들을 바라본다.
다른 SNS에서도 써봤지만 브런치에서의 글쓰기는 조금 다르다. 순간순간 솟아나는 조각같은 글에서 나아가, 시리즈나 연재라는 형식을 통해 내 삶에 무엇을 이어 쓸 수 있을지 알아가는 경험이었다. 그건 곧 내 인생에서 무엇이 소중한지, 앞으로 어떤 방향을 향해 살아야 할지 생각해보는 귀한 시간이었다.
문장들이 이어져 삶의 의미가 되는 소소한 기적들을 보았고, 그 길에서 내 글과 마주하는 독자의 존재를 만난 건 덤으로 얻는 행운이었다. 생각의 이음으로 시작된 쓰기를 통해, 더 큰 세상과 사람들로 이어짐이 조심스레 진행중이다.
만약 쓰지 않고 시도해보지 않았다면 이 모든 것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뜨개질처럼 세상의 일부를 조금씩 이어간다는 것 그것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무언가. 그 거대한 뜨개에 참여하는 경험 말이다.
두어 달 글을 쉬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출장을 멀리, 길게 다녀온다. 아마 한동안은 머릿속에서만 쓰는 시간을 갖게 될 것 같다.
훗날 다시 미지의 시간에 도착했을 때 어떤 이야기를 꺼내게 될까. 새로운 이음이 생길까 아니면 기존 이음에서 새로운 조각이 피어날까. 조그만 기대를 품고
두 달 뒤 12월에 다시 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