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영어캠프 인솔교사가 되었는가
학교만 30년 넘게 다녔던 사람이 학교를 나와 처음으로 뛰어든 사업장이 사이판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이판의 학생영어캠프 인솔교사. 대학을 졸업한지 단 10일만에 어느 초등학교의 5학년 2반 담임으로 발령받았고, 그 후로 15년간 매일같이 학교에 다녔다. 꼬부랑 할머니가 될 때까지 학교가 아니면 굶어죽는 줄 알고 살았는데 일 년에 몇 번씩 외국을 다니는 영어캠프 인솔교사가 되었다.
욕이 절로 나올만큼 화나고 난처한 상황이 없었다면 거짓말. 수시로 돌발상황을 만나는 해외영어캠프에서만 겪을 수 있는 이야기, 생계로 한다고 하기엔 지나치게 흥미롭고 상쾌한 직업 전선 이야기들을 나누려 한다. 다들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 관두고 왜 그 뜨거운 사이판에서 애들 이끌고 바다 수영하고 있냐고 묻는다면 글쎄, 인생이 한 번 뿐이라는 걸 마흔이 다 된 이제야 살짝 깨달았다는 말씀밖에는.
취미라고 하기엔 좀 빡세고, 직업이라고 하기엔 좀 재밌는 한 달이 한 주 같은 영어캠프 이야기.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캠프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 지금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