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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론자 Mar 02. 2022

자신의 삶을 관찰하라

가치관에 맞는 행동을

나는 지난 17개월 간 포병대대에서 의무 복무의 시간을 가지며 이를 뿌득빠득 갈면서 다짐했었다. 전역을 하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자. 아무튼 열심히 살자.


열심히 살고자 마음먹은 것은 좋다. 하지만 너무 막연했다. 이제는 취침소등도 없고 기상나팔과 아침 점호 집합도 없다. 시스템을 잃어버린 나의 생활은 무너져버렸다. 우선 일어나는 시간이 기본 12시.


이건 단단히 잘못됐다. 아무것도 이룬 것, 배운 것도 없이 스물셋인데. 아차 싶은 스물세 살의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무 생각 없이 집을 나서서 도서관에 갔다. 가방에는 책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내 가치관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든 진실을 말해주는 것은 행동이다.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보면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알 수 있다. 행동과 가치관이 일치하지 않으면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

수도자처럼 생각하기 본문 中



나는 어제도 새벽 늦게까지 게임 유튜브를 보며 밤을 지새웠다. 저녁시간에는 게임을 했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허송세월 하는 것이 내 가치관이랑 무슨 상관인가? 나는 내 가치관을 노트에 옮겨보았다.


건강, 창작, 자기 계발, 자유


이어서 내가 요즘 보내는 시간이 위의 가치관에 무엇 하나 부합하나 점검해 보았다.


건강

일단 요즘 너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

그래서 밥도 점심 저녁 먹는 것이 끝이다.

운동도 나가는 횟수도 뜸해졌다.

요즘 물도 잘 안 마셨다.


창작

나는 어떤 형태로든 콘텐츠 개발에 관심이 있다. 게임이든, 영상이든, 소설이든, 에세이든.

하지만 요즘 글도 안 쓰고 콘텐츠를 소비만 한다. 

생산이 없다.


자기 계

공부를 하지 않는 대학생은 똥을 쌀 자격도 없다는 만화가 있다. 요즘 웹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려고 하는데 좀처럼 진전이 없다. 공부하다가 조금 막히면 침대에서 유튜브를 보게 된다.


자유

나는 핸드폰의 구속에서 벗어나고 싶다. 하루 종일 핸드폰을 품에 품고 산다. 핸드폰과 내가 맺는 관계는 나의 취침시간과 집중력, 그리고 기억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렇게 내 핵심 가치관이 무엇이고 내 행동이 이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잠깐 점검해보았는데 결과가 처참하다. 점검 결과 어떻게 하면 내 행동을 가치관에 부합하는 것들로 대체할 수 있을지, 눈에 보이게 됐다.  행동들을 모아 일일체크리스트로, 시스템으로 만들기로 했다.


나는 나를 못 믿기 때문에, 내가 만든 시스템을 믿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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