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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연론자 Jul 08. 2022

파괴

시, 망치

가질 수 없다면 부숴버리겠다고?

안 되지 안 돼
그건 기물파손 혹은 상해니까 말이야


나는 갖지 못 할 것에 눈 감는 편,

원래부 내 세상에 없던 것 마냥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쪽을 택했지

엉망진창이고 쥐뿔도 마음에 들지 않는 세상
콱 멸망했으면 싶다가도 무리인 것을 아는 나는
이 세계에 작은 흠집을 내는 것보다
나를 파괴하는 편이 간편한 길임을 깨닫고
공구점에서 망치를 사 왔어
자네도 나처럼 무아의 경지에 오를 수 있기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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