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는 있다. 알고 있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알면서도, 왜 지금껏 끊어내지 못했단 말인가? 나의 뇌는 이 디지털 환경이 낯설기만 하다. 왜냐하면 나의 뇌가 수 십만 년에 걸쳐 천천히 진화해 온 것에 비해 스마트폰이 개발된 것은 십수 년 남짓이니까.
야동은 현실이 아니다. 하지만 나의 뇌는 화면 속 여성을 실제의 여성과 구별하지 못한다. 수시로 SNS를 확인하는 것은 나에게 주기적으로 도파민 주사를 투여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임은 매 판 나를 불확실한 우연 속에 내던져놓고, 나는 그 랜덤성에 흥취 해버린다. 내가 좋아할 영상을 끝없이 추천하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또 어떠한가.
이 함정을 다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일상에 지장이 생길 때까지 디지털 환경을 무분별하게 이용한다는 것은 나의 지능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이를 인식하고 깨어나자! 나는 지혜롭게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