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을 준비합니다

by 보보

나의 2025년 다이어리 맨 앞 장에는 올해의 목표가 한 줄 쓰여 있다. 그게 2026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나도 알지 못했다. ‘쓰고 싶다’ 그 원초적인 이유를 붙잡고 계속 글을 써오던 내가 어느새 출판 계약까지 하게 되었다.

본인도 크게 기대하지 않은듯 대충 쓴 목표


그것이 신기하여 2025년 다이어리를 뒤적이는데 2월 18일 화요일, 본격적인 투고 준비를 시작하는 이유를 다시 만났다. 그날은 어머니의 건강검진이 있던 날이었는데, 최근 몸이 좋지 않으셨기에 위내시경도 함께 하셨다. 수면으로 하기로 하여 아버지가 검사하는 동안 계속 곁에서 함께 계셨다. 휴무로 집에 있던 난 혼자 남아 글을 썼다.


오후 늦게 돌아온 부모님과 차 한 잔 하러 카페에 갔다. 그날머니는 내가 올린 <가족이라는 모순>을 앉은 그 자리에서 읽어 내렸다. 조금씩 올라가는 라이킷 수를 보며 나보다 더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들뜨는 기분이다. 그리고 저녁, 다음날 먹을 반찬을 만들던 어머니가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말했다.


“나는 전에 네가 연 초에 올렸던 글도 감동적이고 좋았는데.”


<딸 덕분에 호강한다는 우리 엄마>라는 글을 올렸었는데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라 그런 걸까 유난히 라이킷 수가 적었더랬다. 어머니가 보기에 내 글이 좋았지만 그에 반해 읽는 사람이 너무 적다는 작고 귀여운 투정이었다. 그게 아직도 마음에 걸리셨나 보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책 만들면 넣을게. 걱정하지 마.”


그저 위로하기 위해 평소에 잘 안 하지도 않는 허세를 부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 뒤의 따라온 어머니의 물음대에 나는 어머니를 이기기에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면 돈 많이 벌어?”


뒤늦게 웃음이 터졌다. 정말 어머니는 못 말려다. 책으로 돈을 벌기란 어렵다는 건 글 쓰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때도 지금도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할 수는 없어 얼버무려 넘겼다.


어찌 되었든 이 날 나누었던 대화가 기폭제가 되어 투고하는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블로그 글도 읽고, 카페에 올라 와 있는 글도 읽고, 책도 읽고, 관련 유튜브들도 시청했다. 투고 방법도 의견도 참 다양하더라. 어쨌든 그중 적당히 참고하여 방식대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갔다.


처음부터 되리라 요행은 바라지도 않았다. 패기 있게 투고를 넣었지만 고배를 마시기 일쑤. 결국 일시 중단이라는 조치를 내리고 다시 일상에 집중하며 간간이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그렇게 2025년을 마무리하고, 2026년 다시 투고를 시작했다. 이미 몇몇 친구들에게는 출판사에 투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고 열심히 만든 출간기획서와 원고를 묵히고 싶지도 않았다.


출간을 한다고 해서 돈이 많이 생기는 것도 아니며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도 아니다. 밖으로 나오기에는 한 없이 부족해 결국 노란 창고 안에서 묵혀지고 있는 글도 수십 개다. 하지만 나는 출간하기로 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볼 생각이다. 후회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지만, 그 이유로 멈추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의 첫 시작을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



초등학생 때는 시인이 되고 싶었고

중학생 때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던

어른의 첫 에세이를 준비하며, 그 심경을 씁니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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