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작가생활 Collaboration

NIKE Battle Force

by 장돌뱅이

몇 년 전, 제가 나이키 운동화와 협업을 할 일이 있었어서, 이번 스토리에는 그 내용을 담아보려 합니다. 보통 콜라보레이션을 작가랑 하게 되면 회사-> 광고회사 -> 기획자-> 작가 이런 순서로 연락이 오는 편이고 가끔 기획자 건너뛰고 광고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연락이 오기도 해요. 그러나 나이키 콜라보때는 기획자 선생님 통해서 연락이 왔고 Space XX의 기획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사랑해요 혜원&두연 선생님 *_*)


나이키는 전 세계적인 브랜드이고, 모르는 사람 없고 심지어 매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예요. 그래서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인 에어포스로 행사가 있는데 제가 그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첫 미팅은 광고회사 + 작가 + 기획자 이렇게 모여서 했고 전반적으로 광고회사를 통해서 브랜드가 원하는 방향을 듣고, 작가가 할 일이 뭔지 대략적으로 알려주세요. (저는 기획자 선생님 없이는 일을 잘 못하는 편이라서 감독, 지휘관이 있어야 갈 일 잃지 않는 편).


미팅한 시점에서 두 달 뒤쯤, 작가들의 콜라보된 작업과 더불어, 가수들의 공연, 그리고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진행된 패션쇼까지 며칠간의 나이키 행사가 진행된다고 듣고, 나이키 신발을 받아 왔어요! 나이키와의 콜라보는 시각 예술인에게 나이키의 신발을 나눠주고, 그 위에 작업을 하게 하기 때문에 저는 신발을 좀 큰 크기를 가지고 왔어요. 그래야 보여줄 수 있는 면적이 많기 때문이죠. 당시 참여하는 작가는 4명 정도였는데 이미 광고회사와 브랜드 측에서 흑백 색깔과, 하이탑과, 일반 운동화는 작가에게 지정을 한 상태였어요. 저는 검정에 하이탑을 받게 되었답니다. 기억은 자세히 안 나는데 가급적 큰 크기의 운동화를 받기를 원했어서 280 정도 받아서 작업을 진행했어요. 검정, 하이탑, 280 크기의 에어포스 운동화 2켤레를 작업실로 받았습니다.


작가마다 작업 방식이 다르겠지만, 저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표면이 딱딱해야 한다는 것!!! 운동화는 사람이 신는 것이다 보니 말랑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제 기준에서는 물렁해서, 표면에 일단 레진을 한번 바르고 굳혀서 밑작업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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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킹 테이프로 레진이 발리면 안 되는 부분을 보호해 놨어요. 저는 가죽 부분에 실을 부착하여 제 방식대로 작업을 할 예정이라서 밑창과, 끈이 있는 부분은 레진을 바르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기획자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나이키 측에서 작가들의 스케치를 원한다고... 네...??????????? 스케치요????????? 다른 작가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는 스케치를 진행하지 않고 작업을 해요.. 실 작업의 특성상.. 하면서 결정되는 부분이 많아서 이걸 종이에 일일이 1번 색으로 2번 감고 3번 색으로 4번감고.. 이렇게 세세히 적어 둘 수가 없거든요.. 그렇지만 회사나 광고회사 측은 그런 내막은 모르시니까... 스케치를 요청하십니다.. 요청대로 저는 수줍게 스케치를 보냈다가... 다시 보내라는 소리를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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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감 오지 않나요..? (나만 오는 건가) ㅎㅎㅎ

다시 제대로 좀 그리라고 해서 다시 나름 신경 써서 다시 해서 스케치를 보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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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나서 겨우 다음 작업으로 진행할 수가 있었어요. 저는 두 켤레로 진행하지 않고 한쪽씩 따로 작업을 해서 총 4개의 다른 느낌의 신발을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실로만 하는 작업 두 개, 실을 스킬 자수 하듯 묶어서 털북숭이처럼 만드는 작업, 그리고 가죽 김밥을 붙이는 작업 총 4개의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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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PxtTLum1C-Ay9WfxYQTO-j36Y.jpg 스킬 자수 방식으로 실을 하나하나 묶어주는 털북숭이도 만듭니다 (진짜 눈 빠지는 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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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제가 평소 작업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작업은 아래와 같아요, 특히나 촬영할 때, 배경지를 바꿔서 좀 더 색을 살려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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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발견하셨나요? 일반적으로 공장에서 나오는 운동화와 다른 부분????? ㅎㅎ 네 바로 운동화 끈이에요. 일반적으로 운동화 색에 맞게 끈이 나와서 저는 검은색 끈을 받았는데, 좀 더 제 작업의 중요점인 색을 살리기 위해서 운동화 끈도 색을 맞췄어요 그리고 유튜브를 보면서 정말 열심히-_- 운동화 끈을 다양한 방법으로 맸답니다...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어요 ㅠㅠㅠㅠ)


나름 다 했다고 생각하고 한숨 돌리는데!!! 이번에는 저에게 스우시를 두세 개 시안을 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스우시가 뭔지도 몰랐었는데, 그거더라고요 반달곰 가슴에 있는 흰색 표시 같은 그것..) 제가 심각한 컴맹이라서 그 또한 색연필로 열심히 끄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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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9 20.32.28.jpg 현장에서 배포한 이준의 스우시


이거 저거 색칠하고 넘기면서 결국 결정된 이준의 스우시 3개는 요렇습니다! (가문의 영광 아닐까요?) 이 스우시는 실제로 나이키에서 제작하여, 배틀포스 행사 때, 스우시 작가별로 여러 개 있어서 원하시는 분들은 스우시를 바꿀 수 있었답니다!


자 이제 그럼 나이키 배틀 포스의 현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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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분들은 언제나, 화려하고 깨끗한 전시장의 모습을 보시겠지만 사실 그런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작가들은 작업실에서, 기획자 큐레이터 선생님들은 전시장에서 엄청나게 많은 노동을 한답니다. 당시 설치는 최두수 작가님과 강준영 작가님 두 분이 새벽까지 고생해 주셨어요 (전 면제되었답니다 꺄!!!)


그럼 당시 행사장의 작가들의 콜라보 작품이 전시된 현장을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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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포스 행사는 전시, 공연 그리고 패션쇼로 크게 나눠질 수 있는데 패션쇼를 로열층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그날 사실 박재범 청하 등 유명 가수들의 공연도 있었지만 그날의 패션쇼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요. 제가 아는 패션쇼는 팔다리가 길고 키가 큰 모델들이 도도하게 걸어 나와서 옷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이키의 패션쇼는 달랐어요. 아무래도 운동복이고 움직임이 중요하다 보니, 댄서들에게 패션쇼를 맡겼고 정말 화려한 댄서들의 움직임이 너무너무 멋있었답니다. 같은 여자지만 넋을 놓고 바라봤어요!

저는 작가라는 직업이 자신의 고유 방식과 자신들의 주제를 홀로 펼쳐나가는 직업이라 생각하는데요, 가끔씩 이런 콜라보가 있으면 제 생각과 방식보다는 해당 브랜드의 맞춰서 해야 하는 제한, 그리고 브랜드에서 원하는 방향인 미션! 그걸 수행할 때 너무 재밌어요. 제가 많은 콜라보를 진행해 본 것은 아니지만 제일 재미났던 콜라보 중 하나였어요! 그리고 나이키에서 작가들에게 기념으로 에어포스 신발 한 켤레씩을 주셨답니다 (제거로는 흰색 받았어요). 제가 만들었던 신발은 모두, 나이키를 사랑하고 모으시는 콜렉터분들이 한쪽씩 데려가셨어요. 일반적으로 콜라보를 진행하면, 같은 제품군이나, 경쟁 업체의 콜라보는 더 이상 진행 하지 않는 것이 상도라고 합니다. (양쪽 브랜드에서 인정 시 콜라보 진행 가능합니다). 제가 운동을 많이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서 운동화는 비록 한 켤레뿐이지만 그래도 저는 늘 언제나 나이키 운동화만 신습니다 ^-^


작가들에게 콧바람 넣어주는 새로운 미션, 콜라보! 어느 브랜드일지, 또 어떤 제품군인일지에 따라 그 즐거움도 기대감도 커집니다. 나이키와 콜라보하는 한 달은 즐겁게 작업했어요. 감사해요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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