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돌 뱅이 작가의 세상 구경 첫 걸음

자네는 뭐하는 사람인가?

by 장돌뱅이

글 재주도 없고, 블로그 조차 안해본 장돌뱅이는,

주변인들의 꼬임에 넘어가 브런치 스토리를 시작합니다


장돌뱅이, 봇짐 메고 사방 팔방 돌아다니며 물건 파는

사람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라는데,

저는 이 단어를 좋아합니다.

이 단어는 제 삶의 축약한 한 단어라고 생각하거든요


방물 장수, 봇짐장사, 장돌뱅이.......,

저의 할아버지는 개성 상인입니다. 1910년대 태어나신

분이니 거의 마지막 세대의 송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소학교 마치고, 장사에 뛰어들어, 남의 집에서

장사를 배우시고 10대에 나이에 **상회를 창업하신

제 할아버지는 저의 가장 큰 기둥이고 뿌리입니다.

할아버지에겐 10명의 손주가 있고 제가 그 마지막 끝번

10번 손녀딸입니다. 70살이 넘게 차이가 나는 막내

손녀딸로, 사실 저는 할아버지가 한창 활동 많이하시던

시기의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엄마, 이모, 삼촌 들로부터

들은 할아버지의 삶을 존경합니다.


"앉은 자리에 풀도 안난다" 라는 표현은

개성 사람들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말이라고 해요,

하도 지독해서 그렇데요. 그래서 개성 집안 남자들이랑

결혼하면 지독하게 아끼느라고 부인이 고생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개성 집안 딸을 데려오면 살림을 야무지게

잘한다는 애기가 있어요 ^^ 실제로 재활용에 재활용에

재활용을 하고 정말 못쓸 때가 되어서야

무엇인가 새로 사는 사람들이 개성 사람이에요

먹는 것, 입는 것에 전혀 사치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개성집이랍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런 집에서 자란

장돌뱅이는 "예술"을 했어요. (숨길수 없는 장사 DNA로

학교에서도 작업 발표 하라면 가격과 구매 도움 드린다는

말로 Sassy Girl이긴 했지만요)


머릿 속이 주판인 할아버지,

이문 안남는 일을 하지 않는 집에서 자란 엄마,

어떻게 그런 집에서 자란 딸이 "돈 안되는 예술" 을 할까요??

할아버지와 엄마의 합작 콜라보 지원이 있어서였답니다


소학교를 나와 장사를 배운 할아버지는 사실

“학벌 컴플렉스"가 있는 분이에요

1910년대! 상상이 가시나요?

이때는 일제시대랍니다 ㅎㅎㅎ 구한말!

대대로 장사하는 집안 개성상인집에서 태어난 할아버지는 소학교 (지금의 초등학교)만 다니시고 바로 장사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학벌 컴플렉스가 있으세요

(티는 안내심, 웃프게도 할머니는 당시 고등학교까지 다닌

신여성이라서 할아버지의 컴플렉스가 더 불지펴졌을지도?)


그래서 자녀들 공부에도 열혈로 뒷바라지를 하셨어요,

당시엔 남녀 차별이 좀 심하던 시절인데도

할아버지는 아들 딸 구별 없이 자식들 모두를

대학보내셨어요. 넷째이고 딸이던 장돌뱅이네 엄마도

미술을 했는데 1950년대 생이 당시에 예능 하기 쉽지

않았음에도! 뒷바라지 해주셔서 미대를 가셨답니다.


책으로 배운 세상과 다르게, 몸으로 배운 세상은 더

진짜인걸 저는 할아버지를 보고 알았어요,

책상물림보다, 온 동네 다니며 돈벌고 장사하던 할아버지는 몸으로 익힌 경제로 옛날 할아버지 답지 않게 좀 더 빠르고 멀리 세상을 보는 시야와 안목을 가지셨거든요


삶의 끝자락에 다다른 할아버지는 10번 손녀 장돌뱅이랑

저녁식사를 하고 9시 뉴스를 같이 보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때마다 하시는 말씀이 ”영어공부해라, 토플공부해라"

였어요, 일제시대를 살아낸 분이라 일본말을 하실수 있는 분이었기에 두 가지 언어를 한다는것이 어떤 장점이란것을

알고 계셨고, 한국이 아닌 세상에서 일을 하라고 하셨거든요


토플과 영어공부를 하라고 하시던 할아버지는

그렇게 제가 고3이던 한 여름 돌아가셨어요

할아버지의 장학금으로, (엄마가 승인해줬으니 가능했음)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수능을 보지 않고

미국으로 대입을 준비했고, 바로 시카고로 갔답니다.


그렇게, 저의 첫 두개의 가방은 시카고를 갈때 싼 가방이에요

그리고, 할아버지의 돈 잘버는 DNA를 빼고, 역마 DNA만

받은... 장돌뱅이는 20년 넘게 가방 두 개 들고 온 세상을

다니며 작업하고, 구경하고, 전시하고, 사람 만나며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다니며 경험한 지역과, 레지던스들을

소개 하려고 합니다

.

.

.

.




장돌뱅이의 다른 이름은 작가입니다

미국에서 학사와 석사로 회화와 섬유 조형을 전공하고,

현재는 작품 만들고, 전시하고,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사회를 이야기 하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 이준 입니다.

www.junlee.kr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