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S MoCA

마사추세스 현대미술관 레지던시

by 장돌뱅이

제가 레지던시 복은 많은데, 날씨 복이 없다 보니 이번에도 한 겨울 미국 마사추세스로 떠나게 되었어요!

레지던시 공모전, 지원하고 합격하는 비법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답은 하나입니다! 많이 쓰세요 ^-^ 그물이 커야 물고기가 많이 잡힌다고 생각해요! 많이 지원하시면 합격률이 높아질 거예요!

2018-02-24 22.14.10-3.jpg 반가운 합격 소식


저는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어서 방학 때만 다닐 수가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겨울 방학에 갔답니다! 매스모카는 폐 공장을 개조한 현대 미술관이에요. 뉴욕에 도착해서 3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면 된답니다! 매스모카의 레지던시의 묘미는, 미술관 안에서 작업을 해야 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미술관이 있는 학부와 대학원을 다녔어요, 특히나 학부는 미국 3대 미술관에 들만큼 큰 규모를 가진 곳이고, 대학원은 디자인이 잘 된 설계가 예쁜 미술관으로 유명한데 오랜만에 미술관에서 작업하고 지내니까 학생 때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매스 모카의 레지던시는, 작업실은 미술관 안에 있고, 숙소는 5분 정도 걸어서 다른 곳에 위치합니다! 도착한 날 보니 역시나 눈이 왕창 온 한 겨울 매서운 추위와 함께 시작했어요


비행기 탈 때 이상하게 인터넷으로 체크인이 안돼서 쎄했는데 SSSS 당첨! SSSS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특별 보안 관리대상으로 당첨되었다는 뜻입니다! 절대로 인터넷 체크인 안되고 무조건 공항 카운터에서 체크인해야 해요 게다 비행기 타기 전에 따로 또 옆에서 가방과 몸수색을 또 받습니다 ^-^ 보통 잘 안 걸리는 거라는데 저는 두 번 당첨되었어요 이젠 그냥 그려려니 하고 ㅎㅎㅎ 따라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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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3 07.54.57.jpg 지내는 내내 폭설 구경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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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모카의 스케줄은 일정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같은 날 체크인을 해야 해요! 저는 오전에 뉴욕에 도착해서 입국 수속하고 바로 차 타고 세 시간 넘게 왔더니 체크인 마감 시간에 아슬아슬했어요!. 일단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매니저에게 입국을 알리고 저는 가고 있으니 제 방을 준비해 달라고 문자를 보냈어요! 그러고 나서 도착해서 만났습니다.


스튜디오

미술관의 본 건물이 있고, 옆에 사무동 건물이 있는데 그곳에 레지던시가 있어요! 스튜디오의 인원은 대략 10명 정도이고 보통 2주 혹은 4주 단위로 지내게 되는데 대체적으로 4주 단위가 많아요! 작업실은 같은 층에 있지만 각자의 방을 갖게 되고, 건물 키, 작업실이 있는 층의 열쇠, 그리고 내 작업실 열쇠까지 이렇게 3종으로 받아요 (한국에서 열쇠 구경 하기 어려운데 해외 레지던시만 나가면 그렇게 열쇠를 줍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LOCK OUT 열쇠를 안쪽에 두고 잠기는 경우 대책 없어요 ^0^ 시큐리티(경비)가 상주하는 시간이면 열어줄 수 있지만 퇴근 이후 시간이면 꼼짝없이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해요. 문제는 이곳이 영하 30도이고, 안에 옷이 있다던지 그러면 네 ㅎㅎㅎ 숙소 못 돌아갑니다 ㅎㅎㅎ 그래서 신신당부를 해요 화장실 갈 때도 무조건 열쇠와 함께! 저는 목걸이로 하고 다녔어요 (이건 오래된 습관인데, 학부 때부터 학교에서 목걸이를 줬어가지고 거기에 주렁주렁 달고 다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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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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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3번 스튜디오를 배정받았어요, 저는 사실 잠옷 입고 양반다리 하고 앉아서 작업하는 걸 선호해서;; 민망해서 창문은 천으로 가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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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작업대를 정리해요 다음날부터 바로 작업 들어갈 수 있게 쫘악 펼쳐 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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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창문의 풍경 (미술관 뒤쪽이랍니다)



Welcome dinner (환영 저녁식사)

모두가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나면 다 함께 저녁을 먹는 시간이 있어요. 디렉터도 오고 작가들 모두가 모여서 서로 인사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데 식당은 숙소 1층입니다. 처음에는 뭐 멀리 가기 싫어서 숙소 1층서 먹는 건가 그랬는데 먹어보니까 맛있는 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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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매스모카 작가들을 위한 저녁 메뉴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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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맛있었던 저녁 (저 사실 시차로 거의 비몽 사몽 했는데 그럼에도 다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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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한 모든 작가들과, 매스모카 레지던시 직원들과 함께한 환영 저녁 식사! 마무리는 사진이죠!



숙소

숙소는 아파트 같은 개념으로 되어있어요 아파트 2곳을 레지던시에서 사용하고 있고, 집당 4-5명 정도 생활 가능해요 각자 방을 받고, 화장실과 부엌은 공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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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중요한 건!!! 현관문키와, 방문 열쇠가 각자 받는데 방문의 경우 열쇠 안 가지고 나오면 또 잠겨요^-^

새벽에 화장실 갈떄도 열쇠는 소중히 들고 나와야 한답니다..... 저는 이런 식의 레지던스 생활에 익숙해서 별로 신경 안 쓰는데... 이런 거 불편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처음 본 사람이랑 어떻게 화장실을 같이 쓰냐고도 하시는데.. 그냥 공중목욕탕이다라는 마음으로 쓰시면 돼요! (저는 워낙에 이나라 저나라 처음 보는 사람과 인사하고 화장실이며 작업실이며 다 같이 썼어가지고.... 크게 신경 안 써요) 숙소는 일주일에 1번씩 청소를 해주고, 침대 시트도 갈아줘요, 그리고! 수건도 줍니다. 공동 기숙사 같은 마음으로 사용했어요 (학생이 아니고 직업적으로 온 거기 때문에 다들 어느 정도 예의를 지키고 선을 넘지 않기 때문에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어요)


레지던스 생활

레지던스는 크게 원하는 건 없어요. 오픈스튜디오 (작업실 개방) 하루 빼고는 나머지는 본인 편하실 대로 작업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좋은 건 현대미술관 안에 작업실이 있다 보니! 레지던시 기간 내내 현대미술관 관람은 무-료입니다 ㅎㅎ 이게 진짜 꿀이에요 그리고 점심 식사를 매끼 제공해 주는데 레지던시 안에서 그 점심식사 메뉴 받는 작가가 한 명 있어요 (이런 친구들이 보통 약간의 용돈을 받아요) 제공되는 점심은 미술관내 카페테리아의 메뉴로 11-1시 사이에 와서 자기 이름 대고 식사받아서 먹으면 됩니다. 처음엔 엄청 좋아했는데요!!! 4주간 매일.. 거기서 거기인 메뉴 먹으려니까.. 물리더라고요. 카페테리아의 메뉴는 대체적으로 샌드위치 아니면 샐러드.. 그거 아니면 브리또입니다.. 앞편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뉴멕시코에서 지내면서 멕시코음식에 물려서.. 브리또는 도저히 못 먹겠더라고요 그래서 샐러드와 샌드위치만 교차해서 먹었는데 나중에는 정말 물리더라고요 ㅠㅠ 그렇지만 카페테리아 내에서 종종 작은 음악회도 열려서 보는 재미가 있게 식사를 할 수 있어요




미술관 혜택

우리는 대체적으로 미술관을 갈 때는 특정 목적이 있어 가잖아요, 그렇지만 이곳에서는 그냥 가면 됩니다. 저는 매 점심시간에 카페테리아에서 밥 먹고 미술관 가서 한 바퀴 산책 겸 돌아보고 작업실 가고 그랬어요

2019-01-10 13.40.26.jpg 솔르윗
2019-01-10 13.45.07.jpg 루이스 부르주아
제니 홀저
2019-01-10 13.57.55.jpg 아니쉬 카푸어


작정하고 미술관 가는 거랑, 일상의 일부로 미술관을 거니는 것은 좀 다른 느낌이에요. 쫓길 것도 없고 보다 다시 작업실 가도 되고, 다음날은 또 다른 곳을 보고 또 안 보던 게 보이고 그런답니다. 게다 이곳은 폐 공장이었어서 공간이 재미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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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술관이다 보니 어머 이거 뭐야? 이런 것도 예술이야? 싶은 일들이 일어나요! 그중 하나가, 공연이었어요, 제가 다니던 학부에는 sound 전공이 있었어서, 꼭 시각 예술만이 예술이 아니구나를 알았는데요. 매스모카의 레지던시 작가가 되면 혜택이 하나 있어요! 그게 바로 뭐냐면! 미술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이벤트에 무조건 초대가 된답니다. 제가 지내는 동안은 혹한기라서 퍼포먼스가 많지는 않았지만 정말 눈과 귀와 모든 것이 호강한 재미난 공연이 있었어요. 이러 공연인데요 제가 정말 시차로 너무너무 졸렸음에도 진짜 빠져들어 봤어요. 공연은 (촬영 금지라서 촬영 못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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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불구하고, 이공연은 정말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지내는 동안 가장 충격적이었던 퍼포먼스가 있었어요! 이게 미술관에서 가능하다는 것도 너무 신기합니다. 미술관 한편에 있는 작업인데요. 관객들의 참여가 가능한 작품이에요. 매 정각에 일어나는 퍼포먼스인데요. 유리너머로 관객들은 이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이 퍼포먼스는 관객 참여형이라서,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자기가 원하는 시간대를 참여하겠다고 예약하면 시간 전에 미술관에 도착하고 참여한다고 말하면 참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옷은 물속에 들어가야 하니 얇게 입고 와야 하고, 씻고 갈 수 있게 여벌 옷도 챙겨 와야 하고, 얼음에 미끄러질 수 있어서 발바닥에 패치를 붙여준다고 해요)

제가 촬영한 이 퍼포먼스의 참여자도 관객분이랍니다 ^-^ (저도 처음에는 참여해볼까 해서 예약을 했다가... 차마 얼음물에 빠질 자신이 없어서 취소했어요)

2019-01-27 12.44.48.jpg 수족관 구경하듯 유리너머 퍼포먼스를 기다립니다


오픈 스튜디오

레지던시 기간 중에 작가들이 자기 작업실 문을 열고, 작업을 보여주는 시간이에요 지역 작가 들고 와서 인사를 하고, 갤러리에서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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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작업실을 구경해 볼 수 있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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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요렇게 정리하고 손님을 맞았어요! 작가들은 보통 이런 날 ㅎㅎ 함께 마무리를 한답니다. 특히나 함께했던 작가들 중에 재미나게도 포르투칼 작가, 이탈리아 작가, 중국작가, 그리고 한국인이 저까지 네 명이나 외국인이었는데 역시나 이탈리아 작가가 흥 부자에, 무척이나 외향적인 성격이라서 다 같이 모이게 주최를 잘했었어요


작가들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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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끼리 밤이면 모여서 이야기도 하고, 서로 다녀온 레지던시에 대해서 애기도 해주고 정보도 교환하고 그래요 (술만 마시는 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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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근처 맥주집에서 수다도 떨구요, 이탈리아 작가가 이탈리아 음식 먹여준다고 해서 즐거운 이탈리아의 밤을 갖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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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진심인 저도 ㅎㅎ 빠질 수 없어서 한국음식의 밤도 해드렸습니다 (불고기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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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작가가 엄청 활동적이고 사교성이 좋아서 지내는 즐거웠어요.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서 작년에 한국 놀러 왔을 때 홍대에서 만나서 막걸리도 마셨답니다 ㅎㅎㅎ 모두가 같은 날 떠나야 해서 마지막날 레지던스에서 다 함께 기념 촬영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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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레지던시는 대체적으로 바라는 게 별로 없어요 그리고 시골에 위치하기 때문에.. 놀러 갈 데도 없어요 ㅠㅠㅠ 그래도 매스모카 근처에는 요가원이 있어서 저는 저녁마다 갔어요. 근처 헬스장은 없습니다 ㅎㅎㅎ 그래서 미국 레지던시는 제가 올려도 특별하게 재미난 건 없을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미국 레지던시는 대체적으로 다녀오면 혼자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경우가 많거나 아니면 정보를 수집해오는 경우가 많아서 그 자체로 저에게 중요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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