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 x 탈리다쿰 x 이준

프리즈 커넥트 x 탈리다쿰 주최

by 장돌뱅이

미술계는 9월이 제일 행사가 많아요. 가장 크고 굵직한 행사는 바로 KIAF와 FREIZE 아트페어인데요. 이 행사를 필두로 비슷한 시기에 수많은 미술계 행사들이 열립니다, 삼청 나잇, 청담나잇, 한남나잇도 있고요. 그중 저는 프리즈 커넥트의 행사에 참여하였어요. 영국의 아트페어인 프리즈는 한국에 몇 년 전에 런칭 되었고 키아프와 함께 하면서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어요. 프리즈에서 프리즈 커넥트라는 멤버쉽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매달 일정 회비를 내고, 미술계 행사를 즐길 수 있는 것인데요. 작가의 작업실에 가기도 하고, 대형 전시의 도슨트와 단독 투어를 하기도 하고, 경매를 하기도 하고, 매달 프리즈 커넥트 분들이 회원분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신답니다. 2025 프리즈 주간의 첫 행사는 어쩌다 보니 9/1일 오전 11시 프리즈커넥트의 행사로 제가 참여하게 되었답니다.

첫 시작은 몇 달 전 프리즈 커넥트의 아시아 총괄 매니저님과 모더레이터로 활동하시는 Artdotz의 대표님이 연락을 주셨어요. 탈리다쿰이라는 비건 화장품 브랜드가 있고 이곳의 대표님께서 프리즈와 행사를 함께 하신다고요. 작년에도 행사를 하셨고 당시에는 대표님의 콜렉팅 이야기를 위주로 행사를 했다고 해요. 올해는 작가와 무엇인가 해보고 싶으시다고 해서 여러 작가분들의 포트폴리오를 받으신 듯했어요. 사실 처음 저에게 들어온 제안은 이 탈리다쿰과, 프리즈 커넥트 멤버분들과 함께하는 작품 만들기 프로그램이었어요. '


탈리다쿰은 히브리어로 소녀여 일어나라!라는 의미로 성경에 나오는 문구라고 해요. 탈리다쿰은 대표님이 개인적으로 피부 질환이 있으셔서 다양한 화장품을 사용하시다가 결국 자체 브랜드를 제작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지리산 하얀 민들레가 듬뿍 들어있다고 해요. 그래서 탈리다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민들레라고 해요. 처음에는 이 민들레를 만드는 수업을 기획하셨는데 생각보다 꽃이 만들기 어렵답니다... 저에게도 처음에는 민들레 관련 수업을 말씀하셨는데 미팅을 하다 보니 수업에서 전시로 행사의 성격이 바뀌었어요. 그러면서 탈리다쿰이라는 브랜드가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하여 개인전을 열어주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해요. 감사하게도 제가 그 첫 번째 선정자가 되어서 가장 따끈한 새 소식을 이번 주에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여러 기업, 브랜드, 회사와 콜라보를 진행해 보았는데 브랜드마다 색깔이 분명해요, 자신들의 브랜드 홍모의 목적이 크기 때문에 특정 제품이나 로고를 각인시켜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탈리다쿰은 정말 너무 신기했어요. 첫 미팅 때도 화장품 한 상자를 주시면서 써보라고 하셨고 (써봤는데 보습 최고임...) 세수하고 땅김이 심한 분들은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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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바라시는 게 없었어요, 매장 전체를 전시공간으로 잘 활용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알려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수줍게 콜라보 작업을 말씀하셨어요. 작업의 방식과 특색을 모르시기에 파우치에 작업을 의뢰해 주셨는데 저는 표면이 딱딱해야만 작업을 할 수 있어서 파우치를 제외하고 제품의 공병을 달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리고! 저는 공병 탈리다쿰을 새겨 넣기 시작했어요. 과도할 정도로 브랜드 역사, 가치, 방향을 주입시켜 주시는 곳도 있는데 탈리다쿰은 하얀 민들레 성분이 많이 들어갔다는 거 말고는 말씀해 주신 게 없었어서.. 제가 자체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일단 패키지와 병 디자인이 예쁘더라고요... 알고 보니 레드닷 디자인 수상 한..... 역시... 왜 민들레가 중요한지도 찾아보고..... 민들레와 공생 같은 짝꿍인 고슴도치도 알게 되었어요. 탈리다쿰 플래그쉽에 가면 고슴도치가 여기저기 있는데 다 이유가 있었더라고요. 콜라보를 할 때 제가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어야 작업이 수월해서 열심히 찾아봤어요. 탈리다쿰에서 주로 쓰는 색상의 파악이 중요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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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종류별 공병들이 저에게 보내졌어요. 그리고 저는 이 공병들의 뚜껑이 움직이지 않게 고정시켰어요. 그러고 나서 작업에 착수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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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패키지를 보며 브랜드가 자주 사용하는 색상의 실을 꺼내고요, 공병마다 콘셉트를 정했어요. 저는 사실 스케치를 안 하고 작업하는데... 고슴도치는 좀 낯설고 어려울 거 같아서 이건 스케치를 하고 작업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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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탈리다쿰 X 이준 콜라보는 이렇게 완성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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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가 귀엽게 나와서 ㅎㅎ 저도 하면서 재미있더라고요 고슴도치가 민들레를 후~ 불어주는 장면을 만들려고 했어요. 실제로는 고슴도치가 민들레를 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표님께서 한 가지 더 말씀을 주셨는데, 9/1 행사를 오시는 대표님의 vip 손님들에게 드릴 선물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주셨어요. 작게나마 탈리다쿰과 제가 함께 콜라보한 것을 기억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말씀 주셨는데, 여러 가지 생각하다가 저는 브로치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것도 탈리다쿰의 핵심인 고슴도치와 민들레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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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4가지의 다른 브로치를 제안했는데, 저에게는 일상이다 보니 이렇게만 보면 당연히 아실 거라 생각했는데 대표님은 이게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으셨다고 해요. 그래서 일단 두 개를 샘플을 만들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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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와 민들레 브로치를요 ㅎㅎ 그랬더니 이 두 개 모두 하고 싶으시다고 해서 부리나케 만들기 시작했답니다. 고슴도치 털 심는 건 거진 모발이식 하는 기분이었어요 ㅎㅎㅎ

그리하여 짜잔- 이렇게 브로치들이 만들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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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당일에 여러 vip 손님들에게 전달이 되었고 몇몇 분들은 그 자리에서 옷에 착용해 주셔서 더더욱 만든 사람으로서 뿌듯했답니다.

제목 없음.png 가수 2AM 임슬옹 씨가 올리신 착용샷 (어쩐지 행사에 훤칠함 청년이 들어오더라니 그분이었군요)


탈리다쿰에서의 전시는 개인전이고 3주간 진행되는데 행사 1주일 전에 설치를 했어요, 매장을 기꺼이 내어주시고,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행사 1주일 전에 설치를 하자고 대표님이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야 무슨 일이 생겨도 다 처리가 가능하다고, 일요일에 설치를 했는데 탈리다쿰 식구들과, 프리즈커넥트의 매니저님, 모더레이터 Artdotz의 대표님까지 모두가 나오셔서 다 함께 도와주신 덕분에 빠르게 설치가 끝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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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제가 갖고 있는 Bystander 350개 모두 다 들고 왔어요, 좌대는 artdotz 대표님이 사람들의 눈높이로 둘러싸이게 해서 방관당하는 시선을 느끼면 좋지 않겠냐고 제안 주셔서 높은 120cm의 좌대를 만들었답니다.

모두가 함께 모내기하듯 방관자를 일렬로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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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50831_213637125_28.jpg 오와 열을 맞춘 방관자들



이제 마지막으로 9/1일 행사 당일을 보여드릴게요. 9/1일은 가을의 시작을 알리듯 보슬비가 내렸어요. 비가 와서 손님들이 고생하시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귀신 같이 손님들 오 실시간에만 비가 멈추더라고요. 하늘도 도와주신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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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4432.heic 웰컴 민들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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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들을 맞이하는 웰컴 티 (민들레차)와 음식이 준비되었어요. 대표님께서 행사가 11-1시라서 점심을 준비해 주셨는데 (감사하게도 준비된 수량보다 손님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저는 도시락 맛은 못 봤는데 오신 손님들께서 모두가 도시락이 너무 맛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하나... 미리 챙겨둘걸... 싶었어요)


그리고 뭣보다 제가 너무 감동받은 건, 대표님이 준비해 주신 쿠키였어요, 전시 준비하기 한 달전쯤, 방관자 사진 몇 장 부탁한다고 하시길래 카톡으로 대여섯 장 보내주셨는데 세상에! 당일날 가보니까 쿠키가 이렇게 있는 거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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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프린트로 만들어진 제 작업 모양 그대로의 쿠키랍니다! 진짜 아까워서 먹을 수가 없었어요. 지인이 받으신 거 뜯으셨길래 한 조각 먹었는데 심지어 과자도 부드러운 버터쿠키라서 맛있더라고요 ㅠ0ㅠ 작가 전시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주시는 대표님 보신 적 있나요??? *_*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 이거 너무 아까워서 일단 받아서 냉동실에 뒀어요 조카주려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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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커넥트의 행사장은 이렇게 좌석이 준비되어 있고요 프리즈의 에코백이 선물로 나가요. 그 안에는 탈리다쿰의 화장품이 들어있답니다 ^-^ 저는 솔직히... 예약하시고도 노쇼인 분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올해의 첫 프리즈 행사라 그런지 많이 와주셨어요 본사 직원분들도 오셨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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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이렇게 진행되었어요 모더레이터 artdotz의 대표님이 진행을 하시고 작가인 저와, 탈리다쿰의 대표님과 함께한 미술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대표님과 저의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과대한 포장이나 화려한 수식어 없이 있는 그대로 비록 느리더라도 천천히 꾸준히 진정성 있게 관객이나 소비자분들께 다가간다는 것이 가장 큰 공통점이었어요. 요즘처럼 광고와 모든 문물의 홍수의 시대에서 이 무슨 어리석은 방식이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요. 저는 항상 그렇게 생각해요 "클래식은 영원하다" 제가 20대 이전 시절에 한창 유행하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고 이미테이션이라도 샀었어요. 흔한 말로 잇백이라고 유행하는 가방들을 좋아했었는데 결국은 나이가 느니까 은은하게 깊음이 있는 것을 찾더라고요. 음악도 똑같아요 반짝하는 유행가를 흥얼거리다가도 결국 집에서 편하게 트는 음악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퀸, 비틀스의 음악이었어요. 아마도 저 자신이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이었겠죠. 반짝하고 사라지는 작가가 아니라 오래도록 달릴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 말이에요. 탈리다쿰도 비슷한 길을 걷고 계시다고 해요. 옛날 방식대로 입소문으로 홍보가 되고 정말 좋다는 것을 느낀 사람들이 또 구매하고, 지인에게 추천하고 퍼지는 느리지만 가장 확실한 방식이요


작가로서 제가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두 가지랍니다. 하나는,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가 되는 것, 그리고 언제나 지금보다 그다음이 궁금해지는 작가가 되는 것. 그것이 제가 작가로서 가진 목표예요. 그리고 요즘같이 모든 것이 빠르고 가능한 세상에서 가장 기본에 충실한 방식으로 회사를 일궈 나가시는 탈리다쿰 또한 그 천천한 걸음걸음이 깊은 울림이 되고 모래 위에 쌓은 성이 아니라 깊고 견고하게 벽돌 한 장씩 쌓아 올린 단단한 기업이 되길 기원합니다.


많은 사진들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초상권 침해의 문제로 인하여 사진을 올릴 수 없기에, 전시장 사진으로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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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일 행사를 위해 몇 달 전부터 애써주신 Frieze connect 매니저님과, 탈리다쿰 식구들 그리고 artdotz의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비 오는 날에도 귀한 발걸음 해주신 내빈 분들 모두께 감사드립니다. 사진은 저작권이 있습니다. 불법적으로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 좋은 사진 남겨주신 탈리다쿰, artdotz, freize connect 그리고 김진우 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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