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mel Harding Nelson Center for the Art
코로나 시기동안 저는 레지던시를 가지 못했어요. 사실 22년도 여름에 뉴욕 sculpture space에서 허가가 났었는데 제가 그 당시에 이비인후과 쪽 수술을 해서 비행기를 타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기압차이 때문이래요) 아깝게 날려먹은 소중한 기회... Sculpture Space는 다음 연도로 미뤄주지 않아요! 얄짤없이 아웃! 오고 싶으면 다시 지원하라고 하네요 ㅎㅎㅎ (언젠가는 다시 갈 수 있길)
년도에 미국 Kimmerl Harding Nelson Center for the Arts를 지원했고 24년도 1월에 자리가 나서 새해를 보내자마자 저는 미국으로 오랜만에 갔어요!. 네브래스카는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환승하면 돼서 오랜만에 고향집 가는 기분으로 살짝 흥분했습니다. (제가 처음 미국 땅을 밟은 게 시카고라서 그런지 어쩐지 시카고는 더 정가고 고향집 같은 느낌이 있답니다) 23년도 모집을 통해 24년도 참가 작가들 명단을 추립니다
KHN는 네브래스카, 오마하 공항으로 같은 날 도착하면 한 번에 셔틀이 와서 작가들을 데리고 가요. 제가 제일 먼저 도착해서, 좀 기다리다가 하나둘씩 오는 작가들 만나서 네 명이서 한꺼번에 들어갔어요. 저는 제가 제일 멀리서 온 줄 알았는데 같이 했던 작가 중 한 명인 Aura 가 중국 상해에서 힘겹게 왔다고 하더라고요 (미국인인데 남편 직장 때문에 상해 거주 중인데 코로나때 정말 중국에서 사는 거 너무 힘들었데요) 아이가 둘이었는데 휴가 받은 사람처럼 신나서 왔더라고요. 저도 오랜만의 레지던시라서 너무 기대했어요
기대는 컸는데 날씨가 환장하게 추워서 ㅎㅎ 살짝 고생했습니다. 네브래스카는 오마하가 유명하고 그 오마하는 세상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워런 버핏 할아버지가 사는 곳이라서 더 유명하데요. 많은 사람들이 워런버핏 집을 투어 간다고 해요 (문 열어 주는 거 아님) 근처에서 집만 구경할 수 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워렌버핏이 나라에 요청해서 경찰이 경비를 서주고, 구글지도에서 위치를 삭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ㅎㅎ 근처 가면 워낙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어서 다들 알아본다고 해요. 특히나 중국인 투어가 엄청 많데요
KHN은 소규모의 레지던시를 운영합니다 최대 5명을 받고 있어요. 이 건물 안에, 시각 예술 작업실 3개, 글 쓰는 작가의 작업실, 음악가의 작업실, 갤러리 두 개, 사무실 그리고 나머지는 작가들 숙소가 있어요 꽤 큰 공간이고 2층입니다. 지하도 엄청 크고 이것저것 생활시설이 가능해요.
이렇게 현관에 도착해서 디렉터를 만나고, 키를 받아요. 현관문, 각자 층별 문, 그리고 본인 방문 마지막으로 작업실 키까지 한 꾸러미를 받게 됩니다. 저는 다행히도 1층 배정받아서 이 무거운 짐을 들고 낑낑 댈 필요는 없었네요
24년도 1월 미국에 한파가 닥쳤어요 다행히도 중부는 심하지 않았어요. 동부는 -40도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중부가 안 추웠던 아니고요 시원하게 -30도 정도였어요 ㅎㅎㅎ
레지던시 작가
5명의 작가가 상주하고, 시각과 글 쓰는 작가 그리고 작곡가가 같이 있어요. 시각 예술인의 작업실이 3개라서 그 이상의 시각 예술인은 없어요. 더불어 음악가의 스튜디오도 1개라서 음악가는 1명만 상주 가능합니다. 음악가 방은 나름 방음이 되어있고! 피아노가 안에 있어요
레지던시 조건
이곳은 특별한 조건은 없고요 한 달에 한번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작가들이 작업 소개 발표하는 시간이 있어요. 그리고 지원금이 나오는데 신기하게도 주급으로 줍니다 ㅎㅎ 보통 한 번에 수표로 돈을 주는데 이곳은 매주 수요일인가 디렉터가 현금을 뽑아서 봉투에 넣어서 줘요
도착 다음날 다 함께 아침에 디렉터와 코디의 사무공간이 있는 응접실에서 함께 만나서 인사를 하게 됩니다. 한 명만 네브래스카 현지 작가였고 나머지 넷은 다른 지역에서 왔어요. 특히나 음악가였던 Mark는 일본-호주 혼혈인으로 일본에 있다가 날아왔다고 해요.
숙소
미국 레지던시의 특징은 숙소가 넓어요. 유럽은 좀 좁은 편이고 미국은 정말 널찍합니다 저는 심지어 화장실 딸린 방이었는데 화장실과 방 사이에 드레스 공간까지 있었어요. 숙소 소개를 해드릴게요. 저는 1층 숙소에 지냈어서 1층 밖에 소개를 못 해 드리네요 ㅠ0ㅠ
사진 상에 보이는 반대편의 공간이 시각 예술인의 작업실이에요. -30도지만 이게 연결이 안 되어있어서 문 열고 밖으로 나가서 작업실로 가야 합니다
제가 배정받은 작업실 스튜디오 1입니다. 책상도 많고요, 옆에는 table saw 톱도 있고, 판화도 가능한 설비가 되어있어요. 다만 너무 추워서 종일 히터를 켜야 해서 꽤 시끄럽습니다 ㅠ0ㅠ
작업실과 숙소동이 약간 분리가 되어있어요. 숙소동에 화장실이 있어서 작업하다가도 화장실 갈 때는 숙소동을 가야 해요 ㅎㅎㅎ 춥지만 ㅠㅠㅠㅠ
창문으로 햇살이 너무 강해서 가렸어요 (그리고 높이가 일반적으로 사람들 지나다니면서 눈 마주칠 수 있는 높이라서 마음의 안정을 위해 가렸습니다)
식사
작은 레지던시라서 식사는 따로 준비가 안되고요 부엌과 냉장고가 있어서 각자 알아서 해 먹어야 합니다. 월마트가 인근에 있는데 사실 걸어갈 만한 거리이긴 한데 제가 지내는 동안 폭설+한파였어서 걸어가는 건 불가능했어요. 눈도 많이 와서 거의 고립 상태였는데 디렉터가 출근한 날에 한 번씩 낮에 작가들 데리고 월마트 쇼핑을 가줬어요. 한나(디렉터)가 월마트 갈 사람! 하고 문자 보내면 다들 착착 온갖 방한 용품 뒤집어쓰고 로비에 모였답니다 ㅎㅎ
근처에도 식당들이 몇 개 있어요. 너무 심하게 추운 날 아니면 한 번씩 나가서 식사를 했어요. 근처에 멕시코 식당이 있는데 (핑크 벽) 이 집이 진짜 인기라서 사람들 엄청 많아요
제가 뉴멕시코 레지던시 이후 몇 년간 멕시코 음식을 안 먹었는데 미국 가면 멕시코 음식이 그렇게 맛있어요 ㅎ
근처에 베트남 식당도 있는데 진짜 국물이 끝내줍니다. 주인도 상당히 친절한데, 제가 한 번은 밥 먹다가... 인종 차별자가 지나가다가 갑자기 들이닥쳐서 저에게 삿대질하며 소리 지르고 그래서 주인아저씨가 내쫓아 줬는데 그 후로는 무서워서 못 가겠더라고요 ㅠ0ㅠ 근데 거기 베트남 식당 하나 있는데 정말 맛있어요
이곳에 인기 많은 브런치 가게가 있는데 이 집은 음식이 상당히 특이해요. 이 동네 핫플레이스 인듯해요 브런치 시간에 자리가 없습니다 ㅎㅎ (이런 동네에서? 신기합니다)
근처 작은 마을에 몇 개의 중고상점, 기념품점, 음식점 그리고 빈티지 샵이 있어서 날 좋을 때는 산책 겸 한 번씩 돌아다녔어요
제가 지내는 내내 눈이 정말 많이 와서 제가 웬만하면 어느 지역을 가던 운동을 가는데 이번에는 못 갔어요. 근처였으면 갔을 텐데 좀 걸어가야 하다 보니 도저히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매달 마지막 목요일에 하는 행사도 눈과 추위로 취소가 될 만큼 1월 내내 날씨가 너무 안 좋았어요. 눈이 늘 왔고요
거짓말처럼, 떠나기 2일 전부터 갑자기 따뜻해졌습니다.
갑자기 말도 안 되게 해가 쨍쨍 나고 막 따뜻해지더니 동네 아이스크림 트럭까지 왔어요!!!
이번에는 작가들이 자주 모이지는 않았어요. 명수가 적고, 해외에서 온 작가가 세명이다 보니 셋다 초반에 시차로 헤매서 나중에 인사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술 마시는 자리가 있긴 했는데 다른 곳에 비해서 교류는 적었습니다.
작가들과의 워크샵
디렉터 한나가 프린트 전공으로 본인도 작업을 하고, 학교 선생님으로도 일하면서 이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요. 시각 작가들끼리 모인 날 새로운 재료와 방법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어요
현재는 한가람에도 이 제품이 들어왔는데 당시만 해도 이렇게 칠판 같은 매트한 아크릴이 없을 때여서 다들 신기해서 다 같이 사용해 봤어요. 레지던시의 맛은 이런 거 같아요 내가 모르는 거 듣고 구경하고 오는 거!
전 시카고 블릭 가서 바로 하나 사 와서 ㅎㅎ 지금도 잘 쓰고 있습니다
타 작가의 종이 만들기 워크숍 즐기기. 디렉터 한나와 작가 한 명이 종이 만드는데 진심이라서 종이 만드는 거 보여주고 배웠습니다
늘 그렇듯 미국의 레지던시는 특별함은 적어요. 본인의 집중할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 주는 곳이고. 미국 내에서 어떤 레지던시를 다녀왔고 어느 레지던시에서 수상했는지가 경력으로 평가되기 때문에 저는 미국을 중심으로 많이 움직였어요. 참고로 네브래스카에 유명한 레지던시는 Bemis와 KHN입니다. 저는 아직 베미스는 가보지 못했는데 여기 모든 작가들이 모여서 레지던스 얘기할 때 다들 베미스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작가들 모이면 보통 레지던스 정보방이라서 교류 많이 합니다. 정보 주고받고 자신이 다녀온 곳 소개하고. 아주 끝내주는 레지던시 하나를 들었는데 이곳은 2년에 한 번 모집한다고 하더라고요. 끝내주는 이유는.. 밥이 맛있어서! 랍스터가 저녁에 나온다고 하네요 저도 공고 때 한번 지원해 보려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시카고 들리면 꼭 가는 ㅎㅎㅎ 식당 소개 해드리며 마치려고 합니다. 저는 시카고에 가면 꼭 이곳에서 식사를 해요 제가 대학시절부터 가던 곳인데 아직도 있답니다 Tempo라는 곳으로 24시간 영업하고 특히나 브런치 메뉴라서 주말에는 사람이 엄청 많아요. 예전에는 현금만 받고, 문 앞에 ATM 기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카드도 받습니다. 이 집의 3 eggs omelet 은 정말 너무 맛있어요. 작은 프라이팬 밑에 감자를 썰어서 깔아 바삭하게 해 주고 그 위에 오믈렛이 올라가는데 양이 정말 많아요. 커피는 늘 리필해 줍니다. 참고로 이 오믈렛에 기본으로 따라오는 게 식빵 토스트 두쪽입니다 마멀레이드 잼이 정말 맛있어요! (너무 많아서 혼자 다 못 먹어요) 두 분이서 나눠드시면 딱 좋아요. 더불어 이곳 와플과 팬케익은 별로라서 팬케이크는! Origmial Pancake house 가셔야 합니다!
그리고 저처럼 손 많이 쓰셔서 찢어지는 분들을 위한 꿀템! 미국 마트 어디에도 있는 아쿠아퍼 찐득한 크림이 최고입니다. 이거 아기용도 있는데 아기용은 침독과 기저귀 발진에 좋다고 해요 저는 찢어진 손에만 발라봤는데 끈끈함이 최고이긴 하지만 효과는 확실해요!
전 세계 역병이던 코로나가 어떻게든 지나갔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레지던시를 다시 가볼 수 있었어요. 그러나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미국은 많이 달랐어요.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거든요 ㅠ0ㅠ 예전엔 50불만 있어도 충분히 마트에서 무엇인가 산거 같은데, 요즘은 전혀 아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