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CA

미국 버지니아 Virginia Creative Center for Art

by 장돌뱅이

2015 1월 강렬하게 추웠던 Vermont studio center의 레지던시가 끝나고 저는 시카고에 들렸어요. 사실 버몬트는 뉴욕에서 환승하는 것이 가깝지만, 저는 마음의 고향인 시카고를 들렸답니다. 시카고에서 학부를 보냈던 기억에, 늘 언제나 가면 반갑고 좋더라고요. 아직 그곳에 있는 친구들도 있고 무엇보다 저의 스승님을 만나러 갔어요.


저의 선생님 Tony Philiphs 할아버지는 회화 작가랍니다. 그리고 상당히 경처가에 애처가인 멋진 할아버지예요. 외모는 정확하게 KFC 할아버지랑 똑같아요 풍채가 크시고, 콧수염과 풍성한 흰머리를 가지고 계셔요. 토니 할아버지는 부인인 주디 할머니와 살고 계시는데 두 분은 부부 작가예요. 토니 할아버지는 제가 학생이던 시절 독설 작렬하는 무서운 선생님이셨어요. 그런데도 친해지게 된 계기는, 진짜 선생님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시카고에서 회화를 전공했는데, 토니 선생님은 그중에서도 "dream"이라는 수업을 담당하시는 분이에요 dream 수업은 surrealism/ 초현실 주제와 걸맞은 수업입니다. 당시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서 저는 참 지지리도 못했는데 그때마다 비수를 팍팍팍 꽂아 주셨더랬죠. 근데 그게 상처가 되거나 힘들지 않았어요. 감정이 실린 말이었다면 상처였겠지만 정말 말 그대로 팩트폭행! 너 못해! 였습니다. 덕분에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서 저는 조형으로 전공을 바꾸었고 선생님처럼 작업하고, 학교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이 두 부부는 알콩을 넘어 여전히 꿀이 뚝뚝 흐르는 노부부예요. 두 분은 작가라는 직업에 맞게, 최적화된 집에서 살고 계세요. 시카고에 차이나타운이 있는데 그 근처의 옛 소방서 자리를 구매해서 개조해서 1층은 작업실로 2층은 살림집으로 살고 계셔요, 1층 작업실도 두 분이 정확히 구획을 반 나눠서 쓰시고 있어요. 두 분 다 회화 전공으로 그림 그리는 분들인데 정말 부러운 작업실이에요. 예전 소방서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봉도 있고 재미난 곳이랍니다.

IMG_9308.JPG 교수님 작업실
IMG_9309.JPG 교수님네 작업실


IMG_9301.JPG 2층 집에서 1층 숙소로 내려가시는 주디 할머니

선생님은, 제가 시카고에 가면 늘 집에 부르셔서 밥을 해주세요. 선생님의 작업실의 새 작업도 소개해주시고요. 그러면서 잊지 않는 본업을 발동하셔서 저의 새로운 작업들을 보여달라 하시고 말로 후드려 패십니다 ㅎㅎㅎ 그러면서 레지던시를 추천해 주시기도 해요. 그렇게 해서 가게 된 곳이 VCCA Virgnia Creative Cetner for Arts라는 곳이에요. 여기 가봤니? 라면서 추천해 주셨고 그 후에도 여러 곳을 추천해 주셔 간 곳도 있고 제가 떨어져서 가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선생님댁에 다녀온 후로, 저는 VCCA에 지원서를 냈고 2016년 여름 방학에 오라는 이메일을 받게 돼서! 2016년 한 여름! 버지니아로 떠났습니다.


(저 또한 학교에서 일하고 있어서, 방학에만 레지던시를 다닙니다, 그래서 주로 여름/겨울 다니고 있어서 날씨복은 좀 없어요ㅠ0ㅠ)


버지니아는 뉴욕에서 환승을 해서 갔어요. VCCA는 정말 정말 정말 아주 작은 공항에 내리게 돼요! 어느 정도로 작냐면요, 하루 1번밖에 비행기가 없어요 ㅠ0ㅠ 그것도 매우 이른 아침 비행기입니다. 그리고 공항에 내리면요, 게이트가 없어요 비행기가 공항에 주차를 하면 계단이 나오고 걸어 내려와서 짐 찾는 곳까지 걸어서 갑니다. (버스, 게이트 없음) 그 정도로 정말 아담한 공항입니다. 비행기도 얼마나 작은지 거진 경비행기 수준이라서 타면서도 덜덜 떨었어요 혹시 잘못될까 봐 ㅠ0ㅠ



버지니아 공항에 내리면! 택시가 옵니다. 이 택시는 버지니아 공항에서 VCCA까지 데려다주는 택시고요 레지던시에서 소개해줍니다. 이 택시는 사설 택시로, 예전 VCCA에서 근무하셨던 직원분이 은퇴하시고 소일거리 삼아서 택시 운행을 하시는 것으로 VCCA내부에서 필요한 택시 일을 해주고 계세요. 기차역이나 공항으로 데리러 가고 데려다주시고요, VCCA는 엄청난 시골에 있어서 마트까지 택시를 타야 하는데 그 운행을 해주십니다. 당시 근처 마트/우체국/약국 이쪽 택시는 20불이었어요 (왕복).

2016-08-29 06.10.43.jpg 걸어가서 타는 비행기


숙소

VCCA는 진짜 예쁜 곳이에요. 여기에 도착을 하면 일단 숙소가 있어요. 이 숙소는 추정컨대 옛 모텔을 개조한 것 같습니다 (한국의 모텔과 미국의 모텔은 느낌이 달라요. 미국은 나라가 크다 보니, 차로 장거리 운전하는 분이 많아서 모텔에 자면서 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모텔은 정말 외딴곳에, 생뚱맞은 곳에 위치합니다. 한국은 다른 의미로 해석되는 듯하고요) 숙소 동은 옛 모텔인 거 같고 1층은 일반 가정처럼 되어있어요 식당과, 부엌, 도서관, 거실 (소파와, 티비 있음) 그리고 2층부터 방이 있어요. 작가별로 방을 하나씩 받는데요 열쇠가 하나라서 잠기면 굉장히 피곤해집니다. 도착하면 신신당부하는 게 열쇠 잘 챙기라는 말이에요.


방 1개와, 작업실을 배정받고 각각의 열쇠를 받게 됩니다. 이곳 또한 시각 예술인 말고, 글 쓰는 분, 그리고 작곡하시는 분 그렇게 대략 20명 정도 같이 지내게 돼요. 아무래도 글 쓰는 분은 조용히 집중해서 쓰셔야 하다 보니 작업실이 분리되어 있고요. 작업동은 조금 더 큽니다. 제 작업실 옆방에는 커다란 피아노가 있었고 그 방은 작곡가의 방이었어요. 제가 지낼 때는 오페라 작곡가가 있었어서 그분의 음악을 배경음악 삼아 작업을 했습니다.


이곳의 숙소는 진짜 처음 본 독특한 구조인데요 2개의 방을 가운데 이어주는 화장실이 있어서, 옆집이랑 화장실을 공유해야 해요. 저는 옆방이 남자분이었어서, 샤워할 때, 꼭 옆방분의 화장실 문을 잠그고 후다닥 씻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이 VCCA를 레지던시 중에 가장 좋아했고, 떠나기 전날 너무 가기 싫고 아쉬워했었답니다. 숙소 앞에는 넓은 정원이 있고 정자도 있어요 여기서 매주 수요일마다 레모네이드와 간식 시간이 있어요. 정원은 잔디가 있는데 작가들끼리 저녁 먹기 전에 여기서 누워서 수다고 떨고, 저녁 먹고 나서 이곳에서 요가도 같이 하고 수다도 하고 그랬어요. 숙소 방은 상당히 넓고, 주 1회 청소를 해주고, 수건을 갈아줍니다.


2016-08-17 16.35.40.jpg 레모네이드 데이
2016-08-17 19.24.30.jpg 2명이 함께 쓰는 화장실로 문이 2개입니다, 세면대는 개인 방에 있어요


2016-08-23 18.25.30.jpg 숙소 앞 정원에 아주 큰 나무가 있습니다


2016-08-29 16.49.59.jpg 숙소 내부
2016-08-11 23.14.10.jpg 숙소 내부
2016-08-11 18.26.02.jpg 2층 숙소 복도


2016-08-11 18.38.01.jpg 방 열쇠와 함께 받는 숙소 내 신분증


2016-08-12 08.19.20 HDR.jpg 숙소 2층 계단 정원 뷰


2016-08-14 18.34.58.jpg 숙소 1층 공용 거실


2016-08-14 18.35.09.jpg 숙소 1층 공용 거실
2016-08-14 18.37.41.jpg 숙소 1층 공용 거실


2016-08-12 18.30.23.jpg 숙소 앞 정원
2016-08-27 19.33.26.jpg 숙소 앞 큰 나무에서 작가들과 함께 하는 워크샵



음식

이곳의 음식은 정말 맛있어요. 아침은 우리가 생각하는 호텔 조식처럼 가볍고 간단 합니다. 시리얼, 요거트, 샐러드 빵 이런 정도고요. 점심은! 작업실로 배달이 옵니다!!! 작업실은 2동인데 각각의 방을 배정받고 공용 화장실과, 공용 부엌이 있습니다. 점심은 셰프가 바구니에 담아서 부엌에 가져다주고, 작가들이 본인 편할 때 나와서 먹으면 됩니다. 그리고 저녁은 숙소동 1층 식당에서 다 함께 먹는데 20명 남짓이라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얘기하면서 전식, 본식, 후식까지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요. 대체적으로 와인이 저녁에 제공돼서 이야기 꽃을 피우게 됩니다. 식사 또한 채식주의자용은 늘 따로 준비되어있습니다.

2016-08-17 18.48.54.jpg 어느 날의 저녁 식사



작업실

숙소에서 작업실까지는 조금 걸어가야 해요. 걸어가는 길이 조경이 예뻐서 산책하는 기분도 들고 아주 좋아요. 다만 이곳은 외진 곳이고 외부와 완벽히 고립된 곳이며... 가로등이 없어서 휴대폰 불빛에 의존하며 밤에 다녀야 해요 그것도 사실 엄청 어둡습니다. 겁이 많은 분이라면 보다 큰 렌턴을 들고 오시길 추천해요. 토끼도 살고 다람 뒤와 청설모도 있고 아침저녁 산책길에 만나는 작은 동물들이 참 예쁘답니다. 이곳 작업실은 큰 편인데 안에 침대가 있어요!!! 굳이 숙소까지 가지 않아도 중간중간 낮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답니다

2016-08-11 18.13.10 HDR.jpg 숙소에서 작업실 가는 길


2016-08-11 18.16.19.jpg 작업실은 팻말 (작업실은 2동입니다)


2016-08-11 18.19.59.jpg 작업실 복도


2016-08-11 22.46.32.jpg 작업실 내부


2016-08-11 18.16.36.jpg 작업실 건물


2016-08-14 16.29.19-2.jpg 작업실 창문에서 바라본 풍경


2016-08-19 19.27.07.jpg 작업실 가는 길에 만난 토끼


2016-08-14 18.06.30.jpg 다른 작가의 흔적


오픈 스튜디오

이곳에서도 오픈 스튜디오 날이 있어요. 외부에서 오는 건 아니고요 우리끼리의 오픈 스튜디오입니다 (외부 손님까지 다 초대하는 레지던시도 있고 추후 소개해드릴게요) 오픈스튜디오는 의무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다 같이 작업 보여주고 얘기하고 그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2016-08-14 19.39.29.jpg 오픈 스튜디오 방 소개


2016-08-14 19.56.13.jpg 오픈 스튜디오에서 이야기하는 작가들


2016-08-26 21.15.50.jpg 오픈 스튜디오의 맛은 수다, 음주 그리고 함께 하는 즐거움


2016-08-26 21.17.22.jpg 크리틱은 아니지만 설명하는 작가

시각 예술인들은 이렇게 자기 작업실을 열어서 보여주고, 글쓰는 작가들은 밤에 낭독회가 있습니다. 공용 거실에서 자신의 글을 읽어주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시각 예술가들은 이 오픈 스튜디오엣 작가들 고유의 작업과 매체를 알게 되고 서로 정보를 공유해요 저도 이곳에서 Jenny 할머니에게 다음 레지던시 정보를 받았어요. 제니 할머니는 뉴욕 프랫의 선생님이셨는데 얘기하다 보니까! 토니 선생님 친구더라고요! 그래서 더 반가웠어요.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 몇 년 뒤 레지던시에서는 제니 할머니의 남편분을 만나게 되었답니다 ㅎㅎ


2016-08-21 21.01.48.jpg 제니 할머니의 다음 행선지 소개


2016-08-28 19.46.17.jpg 저녁, 거실에서 함께하는 글작가의 낭독회


VCCA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 활동!

대다수의 레지던시는 운동할 수 있는 방향을 알려줘요 공용 요가 시간이 있을 수도 있고 근처 학교나, 운동 시설을 소개해주는데요. VCCA는 어디 가서도 느낄 수 없는 여름 만의 특별 활동이 있답니다. 그것은 바로! 근처 호수 수영!!!!! 이것은 진짜 엄청난 활동입니다. 이곳 여름 레지던시에서만 즐길 수 있는 호수 수영이 있다고 해요! 저도 그래서 따라가 봤는데 진짜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근처 지역에서 차로 온 작가들이 도움을 줘야 가능한데요! 보통 4시 정도에 숙소 앞에서 모여서 차를 타고 근처 호수에 가서 수영하고 놀다가 저녁 먹기 전에 오는 일정입니다. 이곳의 여름 전통이라고 해요, 직원들이 알려줘서 가는데 정말 너무 좋아요. 저는 수영복도 없이 갔는데 큰 수건 가지고 가서 반팔 반바지 입고 그대로 호수에서 수영하고 유유자적 즐기다가, 수건에 몸을 둘둘 감아서 돌아왔어요. 수영자도 아니고 바다도 아니고 특히나 저 같은 서울 촌년은 난생처음 느껴본 엄청난 경험이었답니다

2016-08-27 17.31.17.jpg 근처 호수


2016-08-27 17.37.07.jpg 호수 수영


2016-08-27 17.29.00.jpg 호수 수영 가는 길
2016-08-27 18.03.36.jpg 작가들과 함께 하는 호수 수영


저는 이곳에서 가장 좋았던 경험은 호수 수영과 더불어 좋은 친구를 만난 것이었어요. 당시에 크로아티아에서 온 부부 작가 안나와 미란 부부가 있었는데요! 안나와 저는 동갑이기도 했고 재료에 대한 탐닉이 심한 편이어서 금세 친해졌어요, 크로아티아에의 라벤더를 잔뜩 넣어 밤에 잘 자라고 선물로 준 안나의 선물은 아직도 소중히 간직한답니다.


레지던시에서 작가들을 만나고 그들의 다른 경험을 듣고, 저도 또 다음 행선지를 택하고, 다른 작가의 작품 내용이나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새로운 재료등을 배우는데 이건 학교를 더 이상 다니지 않는 성인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인데 이런 것들을 레지던시에서 채울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비용

이곳 또한 비용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저는 fellow였어서 비용 없이 갔던 지라 모르겠어요 ㅎㅎ 지원하실 때 종목별 fellow가 존재해서 거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니 꼭 확인해 보세요



동문

VCCA는 ALUM을 위한 제도가 있어요! VCCA를 거쳐간 작가라면! 동문 지원 기회가 생기는데요. 이것은 다른 지역의 레지던시를 갈 수 있게 해 줍니다!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레지던시랑 연결되어 있어서 그곳에 갈 수 있어요 그러나 단 1명만 갈 수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엄청납니다 (저 ㅠㅠ 작년에 오스트리아 레지던시 웨이팅 받았어요 ㅠ 근데 순번 안 빠지더라고요)




https://www.vc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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