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rmont Studio Center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 센터 레지던시

by 장돌뱅이

버몬트... 하면 아마도 우리에게 제일 빠른 연관 단어는

카레...? 이라고 생각돼요. 장돌뱅이의 첫 레지던시는

“Vermont Studio Center"입니다.


버몬트는 미국 북동부에 있는 세상 추운 지역이에요.

바로 윗동네에 캐나다 퀘벡이 있어요 (도깨비에 나온 그곳!)

버몬트는 미국 내에서 사과와 스키로 유명한 지역이에요

실제로 제가 버몬트 공항에서 짐 찾을 때 가장 많이 본 것이 스키였어요. 그리고 버몬트는 국립휴양림이 있는 아름다운 공원이 많은 곳이랍니다. 아마도 가장 시력 좋아질 수 있는 레지던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입문 (경쟁율)

Vermont studio center는 대다수의 작가들에게 미국 레지던시의 입문으로 많이들 알려져 있어요.

저 또한 이곳이 저의 첫 레지던시였고 저에게도 입문이고 시작이었습니다. 왜 여러 작가들에게 입문인가... 하면! 이곳이 가장 문이 넓어요. 왕창 뽑는 곳입니다. 보통 작가들이 4주 정도 지내는데 한 달에 거쳐가는 작가만 대략 100명쯤은 되는 듯합니다. 그 만큼 많이 뽑기 때문에 신생아 작가에겐 이보다 더 편한 관문은 없을 거라 생각해요. VSC의 경쟁률은 압도적으로 여름이 높아요. 여름이 시원하기 때문에 여름 경쟁률이 높고 이 시기에 초짜 작가가 지원하면 합격률이 낮습니다. 여름 방학이 긴 미국의 특징상, 여름 레지던시는 미국 내 미대 교수들이 많이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에 지원을 하실 거라면 겨울에 지원하는 게 합격률이 높아요!. 저도 그래서 1월에 갔답니다 .


날씨

버몬트는, 미국 북동부에 위치하고 스키와 국립공원이 유명한 만큼! 겨울이 남극만큼 춥습니다! 제가 시카고와 미시간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데, 네 그곳은 따듯한 곳이었습니다. 살면서 저는 이토록 추운 곳을 본 적이 없어요. (-32도의 추위란, 날씨로 인한 편두통이 생길 수 있으며, 숨 쉬는 동시에 뇌가 얼어붙는 듯하며, 눈을 깜빡이다 얼은 속눈썹이 엉길 수 있으며, 완벽히 말리지 않은 머리로 나가면 머리가 얼어서 부러지는 사태가 일어나며, 음료수는 잠시 창문 열고 내놓으면 자동으로 냉각되는 냉동실에 사는 기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IMG_8963.PNG 지내는 동안 28-32도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날씨가 많았어요



교통

VSC는 뉴욕에서 환승해서 가시는게 빨라요! 아니면 기차 타고 가셔도 됩니다. 비행기의 경우 버몬트주 공항에 내려서도 한 시간 정도 차로 가야 합니다. 깡깡깡 시골이고 아주 작은 마을에 위치합니다. 그리고 그 마을은 VSC 말고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갔던 2015년엔 다행히도 마트가 있었지만 그전엔 마트도 없었다고 해요. 이 작은 마을에는 카페 하나, 우체국 하나, 세탁소하나, 술집 하나, 화방 하나 기념품 가게 (메이플 시럽을 주로 파는) 그리고 VSC만 있습니다. 작은 마을에 위치한 덕분에 이곳에서는 셔틀을 운행합니다, 공항-레지던시, 그리고 기차역-레지던시 두 곳에서 작가들을 픽업합니다. 저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는데요 공항에서 예약된 시간에 맞춰 직원을 만나면 됩니다. VSC에서 작은 봉고차 하나를 보내고 보통 4-5명 정도 태워서 갑니다. 작가별로 여행가방은 2개까지만 넣어줍니다 (자리가 없어서 그 이상 불가) 그렇게 셔틀을 타고 마을로 와서 본관에 작가들이 집합하게 됩니다.

IMG_8922.JPG 시골 마을로 레지던시만 있는 한적한 동네입니다



숙소와 작업실

이곳은 작은 마을에 여러 건물과 집을 두고 운영이 됩니다. 여러 건물은 작가들의 스튜디오로 4-5명이 하나의 건물을 쓰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집도 방은 각자, 화장실은 공동으로 쓰는 주택형입니다. 레지던시에서 요금을 받는데요 화장실도 개인적으로 쓰는 것이면 아마 비용이 더 추가될 것입니다 (자세한 것은 레지던시 지원 시 약정을 잘 보시면 됩니다) 새내기 작가가 무슨 돈이 있어서, 레지던시에 돈을 내고 갈까 싶으실 텐데요. 대부분의 레지던시는 Fellow 제도가 있고, 여기에 선정되면 "무료"로 레지던시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재율이 높은 늦봄, 여름을 제외한 겨울에 지원하시는 게 합격률이 높습니다 (대신 추위를 얻게 되실 거예요)


마치, 어릴 적 수련회 가서 본관 앞에서 줄 서서 숙소 배정 기다리는 느낌으로 서계시면 됩니다. (다만 온도 -30도) 여러 명의 직원이 서있고, 직원이 4-5명의 작가를 배정받아서 VSC를 구경시켜 줍니다. 직원을 따라 제일 중요한 식당을 구경하고, 공동 사용 구간 (도서관, 컴퓨터실), 운동 공간 (주로 요가) 그리고 개별 숙소와 작업실 알림을 받고 각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면 됩니다


-30도의 버몬트의 실내는 정말 땀날 정도로 난방이 잘 되어서, 덥습니다. 그러므로 너무 추위 걱정 마세요!

저는 입체 작업을 하는 작가라서 도자, 입체 작업이 가능한 작업실을 배정받았습니다. 입체/도자 작업장은 fire house로 과거 소방서 건물을 개조 한 상태입니다. 스컷의 작은 가마 두 개가 있어서 소성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가 지낼때에 도자 작업 하시는 정나영 작가님도 레지던시 중이었습니다.


VSC에 오는 대부분의 작가들은 평면/그림 그리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판화 작업실도 따로 있습니다. 마을 곳곳에 작업실이 있습니다. 각각의 작가들은 배정을 받고 흩어졌다가,

식사 시간에 다 함께 만나게 됩니다.

IMG_8915.JPG 숙소 내부


IMG_8917.JPG 숙소 내부


IMG_8923.JPG 밥 먹으러 가는 길


IMG_8920.JPG 작업실 내부
IMG_8971.JPG 조형 작업이 가능한 작업실 (도자기 가능, 가마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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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이곳의 식당은 정말 큽니다. 제가 가본 레지던시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되고 있고 가장 큰 식당을 가진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하루 세끼의 식사가 모두 제공됩니다. 채식주의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식사로 준비가 됩니다. 뷔페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입장하고 접시에 본인이 원하는 음식을 담아서 자리로 가면 됩니다. 샐러드바가 따로 있고, 식사 시간에 갓 구운 따뜻한 빵도 계속 돌아다닙니다 (빵을 서로 전달하면서 원하는 양만큼 썰어서 먹으면 됩니다). 아침은 간단하게 시리얼이나 샐러드 요구르트 정도로만 준비가 되고, 점심 저녁은 제대로 잘 나옵니다. 다른 레지던시를 다니면서 VSC가 음식 맛집 중에 하나라고 들었는데 제가 있는 동안에는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셰프의 복불복인 듯합니다. (제가 있던 시기엔 모든 음식이 달았거든요...)


많은 원형 식탁이 있고 8-10명 정도 둘러앉게 됩니다. 워낙에 많은 인원이 참여하다 보니 늘 새로운 사람들과 밥을 먹게 됩니다. 자연스레 인사를 하고 자기소개를 하고 (문제는 4주쯤 되면 본인 소개가 지겨워진답니다) 이야기가 함께 하는 길고 긴 식사 시간이 됩니다. 대부분 아침과 점심은 짧고 간단하게 먹지만 레지던시에서 저녁은 길게 이야기하면서 먹는 편입니다. 강요는 아니므로 본인 할 일이 있으면 식사 후 바로 일어서도 됩니다.

IMG_8911.JPG 맛있는 저녁


IMG_8918.PNG 식사 시간 일정


작은 시골 마을이라서 사실 밤에 혼자 식당-작업실-숙소를 돌아다니는 게 여성분들에게는 조금 무서울 수도 있습니다 (워낙 시골이라 괴한은 없는듯한데 저는 너무 추워서 밤에는 작업을 못했습니다 )

IMG_9021.JPG 밤 길


오픈 스튜디오

이곳에는 대략 100명의 작가들이 지내고 있습니다. 매주 새로운 작가가 들어오고 또 떠납니다. 게다 이곳은 시각 예술인만 있는 곳이 아닙니다. 글 쓰는 작가와, 음악을 만드는 작곡가도 함께 지냅니다. 다만 시각 예술인의 비중이 더 높습니다. 수많은 작가들이 함께 하면서 학교가 아니면서 가장 좋은 장점이 있다면 바로 타인의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OPEN STUDIO"의 날입니다. 글 쓰는 작가와 작곡가들은 보여주기가 어렵지만, 시각 예술인들은 자신의 작업실을 열고, 사람들이 들어와서 구경할 수 있게 합니다. 오픈 스튜디오 날에는 본인 작업실에서 오는 손님을 만나도 좋고, 아니면 작업실 문만 열어둔 채, 타인의 작품을 보러 다녀도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지역은 작은 마을이라서 거주민이 많지가 않아요. 그래서 지역의 손님보다는 작가들끼리의 교류 현장으로 보시는 게 더 적합할 것입니다. 저는 오픈 스튜디오가 끝날 무렵에 온 동네 한 바퀴를 다 돌았는데요 판화 작가들과 평면 회화 작가들의 재미난 작업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게 많은 작가들의 작업을 보면서 새로운 것도 느껴보고, 또 내 스튜디오에서 다른 작가의 방문을 기다리고, 그들과 작업 이야기를 하며 새로운 달리기의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매일 저녁 시간에 밥 먹고 나면 식당에 모인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글 쓰는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읽어주기도 합니다,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요, 시각 예술인의 경우에는 Slide Lecture 시간이 존재합니다. 작품 이미지를 usb에 담아서 식사 전에 전달하면 다 옮겨줍니다. 식당에 자신의 작가들의 작품 설명 sign up sheet이 있어서 원하는 사람은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적으면 됩니다.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떤 레지던시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함께 나누는 것은 재미난 일이니 추천드립니다. (영어를 못해서 좀... 하실 수도 있지만 시각 예술은 말 한마디 없이 이미지만 보여줘도 되니까요)


IMG_9128.JPG 회화 작가의 오픈 스튜디오


IMG_9125.JPG 회화 작가의 오픈 스튜디오




마지막으로, VSC에는 운동 수업이 있는데 요가 수업이 존재합니다. 요금을 더 지불하면 됩니다. 그리고 식당이 있는 공용 공간 지하에 작은 도서관과, 컴퓨터실이 존재해서 프린트도 할 수 있습니다. 식당 위는 직원들의 사무실로 쓰고 있고 필요한 게 있으면 가서 방문하고 요청하면 됩니다.


아! 숙소는 주 1회로 청소를 해줍니다. 침대 시트도 갈아주고, 수건도 새로 넣어줍니다. 동네 화방은 크지는 않지만 있을 건 웬만큼 다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처럼 택배가 빠르게 잘 오는 게 아니라서 급한 것은 이곳 화방에서 구매하시길 추천드리고, 재료나 짐이 많을 경우에는 미리 보내고 오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렇게 장돌뱅이의 첫 레지던시 VSC는 -32도의 추웠던 기억을 강렬히 남긴 채 끝났습니다.




몇년전 VSC에서 큰 화재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목조 건물에서 불이 났고, 회화 작가들 중에 유화 작업을 하는 작가가 많아서 불이 쉽게 잡히지 않았다고 해요, 가끔씩 중요한 전시 앞두고 레지던스 와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화재의 경우 작품이 모두 소실 되기 때문에 .. 꼭

화재 보험을 들으시거나.. 안전에 유의 하셔야 합니다


https://vermontstudiocenter.org/residency-pro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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