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창작 센터

대한민국 레지던시

by 장돌뱅이

제가 레지던시를 10번 이상 다녀왔는데, 한국 레지던시는 한 곳만 가봤어요. 정확하게는 한 곳만 합격했습니다 ㅠㅠ 대한민국 레지던시 중 잘 알려진 것은 국립현대 미술관의 고양스튜디오, 서울 시립 미술관의 난지 창작 스튜디오, 청주 스튜디오, 금천, 인천 아트플랫폼, 경기창작 이 정도가 가장 많이 알려진 편이고요. 서울에 위치한 레지던시가 경쟁률이 가장 셉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난지에 가보고 싶었는데 두세 번 떨어지고 제 성향을 안 좋아하시는 거 같아서 접었어요. 그리고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 창작 센터를 2015년 경험하였답니다.


저는 경기창작센터 편입생이에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보통 레지던시들이 연말에 모집하고 1-2월 연초에 입주하고 12월에 떠나게 됩니다. 대한민국의 레지던시들은 대다수가 1년 단위로 되어있어요. 그러나 저는 이곳에 5월 입주했어요! 현재는 경기창작 센터가 리모델링 이후 완전히 변해서 이 방식을 아직 쓰시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입주하던 시절에는 경기창작센터와- 월간 잡지 퍼블릭 아트가 MOU를 맺은 상태였어요. 지금도 최고의 예술 잡지인 퍼블릭 아트는 매년 Public art hero라고 해서 잡지사에서 공모를 합니다. 젊은 작가들 10명 정도를 뽑고요 1등에겐 상금도 넉넉히 주어 새 작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더불어 뽑힌 작가들은 인터뷰를 통해 잡지에 실리고요,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매 2년마다 퍼블릭 아트 히어로들을 모아서 전시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당시의 좋았던 혜택 중 하나는 퍼블릭 아트 히어로로 뽑힌 작가들 중 2명은 경기 창작 센터에 입주할 수 있어요! 저는 당시에 이지양 작가님과 함께 퍼블릭아트 추천으로 경기창작 센터에 입주하게 되었답니다.



경기 창작센터는 예전에는 월급도 나왔었다고 해요, 제가 있던 시기에는 월급은 없었어요. 경기창작센터도 경쟁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서울에서 가깝기 때문인 거 같아요. 경기 창작센터는 대부도를 지나면 있는데요 안산에서 멀지 않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대중교통으로는 좀 복잡하고 오래 걸려요.



시설

경기 창작센터의 위치는 이곳이 과연 경기도인가? 수도권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한 곳에 위치해요. 조금만 나가면 바다가 있답니다! 총 3개의 동으로 되어있어요. 작업실은 3개의 동이고, 그 외에 목공실도 있고, 사무동도 있어요. 제가 있던 2동에 작가들이 많이 있고, 비교적 새 건물 같았어요. 처음 들어가면 느낌이 옛날 학교를 개조한 느낌도 있고요 아니면 수련원 같은 느낌도 들어요. 엘리베이터는 없어요. 그래서 입주와 철수하는 날에는 이삿짐센터처럼 사다리차가 와서 짐을 날라줍니다. 작업실을 굉장히 크게 주기 때문에 대형 작업 하시거나, 입체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각 방에 침대가 있고, 층마다 샤워실이 있어서 거주하셔도 돼요. 2024년 국립현대 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신 양정욱 작가님도 제가 있던 시기에 이곳에서 정말 열심히 작업하셨어요! 이곳에서도 키네틱 작업을 하셨었는데 더 크고 멋지게 2024년에 보여주신 거 같아요. (tmi. 양정욱 작가님은 정말 작업 홀릭이셔서, 저는 같은 층에 있었지만 몇 번 뵙지 못했었어요, 올해의 작가님은 정말 다른 거 같아요)


옷장과 침대 있어서 거주가 가능합니다!


작가들끼리 되게 끈끈하게 잘 지내시는 거 같아요. 저는 편입생이라서 나중 합류라 좀 덜 했지만, 젊은 작가들끼리는 함께 밥 먹고 작업하고 정이 많이 드셨더라고요.


작업실에서 보이는 풍경


이곳은 정말 조용한 곳이라서 집중해서 작업하시기에 좋아요. 목공실도 있고, 어린이들 교육시간도 있어서 작가들이 지원하시면, 교육 내용 보고 뽑히고, 강사료도 지급받으실 수 있어요


제가 첫날 입주하고 기절할 뻔했는데요 바로 이유는 침대에 누웠는데! 선배 작가분이 이렇게 2층 침대의 1층을 그리고 가셨답니다. 누우면 늘 보여서 밤엔 좀 무서웠어요.


소문 들으셔서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곳은 "귀신" 많이 나오기로 유명해요. 궁금하신 분들은 그것이 알고 싶다 혹은 인터넷에 "선감 학원" 검색해 보시면 아시게 될 거예요. 저도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예전에 멀쩡한 사람들을 부랑자로 잡아서 이곳에서 데리고 있으면서 학대하고 일을 시켰다고 해요 그러다가 사망하신 분들도 많고 도망가다가 바다에 빠진 분들도 있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에 귀신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업동이 1-2-3동 세 개인데 특정 동에서 귀신이 많이 나온다고 해요. 다행히도 저는 못 봤습니다. 남자 작가분들 중에 보셨다는 분들이 좀 있어요


명함

1년간 작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작가별로 명함을 만들어주세요. 샘플을 보여주시고 색을 고를 수 있게 됩니다. (고정사항은 타 작가분 정보여서 지웠습니다)


입주자 PT

편입생인 저와 이지양 작가님은 뒤늦은 작가 작업 소개의 시간을 가졌어요. 다른 작가분들이 방문하셔서 들어주셨답니다.



오픈 스튜디오

가을에 작가들의 오픈스튜디오가 열립니다 토-일 행사고요, 외부에서 버스로도 셔틀을 해주셔서 많은 분들이 왔다 가세요. 한국미술 전시 관계자 분들이 많이 오시기 때문에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입니다.

오픈 스튜디오를 준비하는 2층 동기들


오픈 스튜디오 홍보


비평가 매칭

비평가 매칭으로 1;1 크리틱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전시 기회

입주 마지막즈음 되면 입주 보고 전처럼 동기들과 함께 하는 전시가 있어요. 그리고 동기들끼리 끈끈한 경우들도 많아서 누군가가 전시한다고 하면 다 함께 가서 응원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곳에서 연계해 주셔서 경기 북부 미술관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어요


동기의 전시 오프닝에서 다 함께



1년의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데요, 아무래도 제가 이곳에 있을 때는 한국이다 보니 해외 레지던시처럼 집중을 잘하지는 못했어요. 해외 레지던시는 목적이 분명하게 그것만을 위해서 가기 때문에 제가 그곳에서 만날 사람도 없고 작업을 하고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오면 되지만 한국 레지던시는 길기도 했고, 중간중간 전시도 있고, 제 개인 생활도 있다 보니 해외 레지던시처럼 완벽하게 집중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어요. 1년을 생각하고 아주 큰 작업을 할 목적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활용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 준비가 안 되어있었어요. 그 부분이 지나고 나니 가장 아쉽습니다. 이렇게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 레지던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경기창작 센터에 들어갈 수 있게 도움 주셨던 퍼블릭 아트 잡지의 백동민 대표님과, 아트플레이스의 홍소미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가 한국에서도 레지던시 경험을 해볼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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