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레이션 with. 루이까또즈
2017년 제가 콜라보를 하게 되었어요! 그것도 잘 알려진 브랜드인 가방회사 "루이꺄또즈" 와 함께요!
이 콜라보는 안강은 기획자 선생님의 진행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루이까또즈에서 운영하는 엄청 큰 전시장이 논현동에 있어요 "플랫폼 L"이란 곳이고요 이곳에서 가방과 함께 콜라보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기획자 선생님들은 정말 많은 작가들을 알고 있고 그들의 특성을 일일이 다 파악하셨다가 전시나 콜라보나 적재적소에 불러주세요. 저는 기획자가 영화감독이나, 지휘자 같다고 생각해요 크고 넓게 볼 수 있는 분들이에요. 거기에 작가는 오케스트라 단원 혹은 배우처럼 자신의 역할을 잘하고 기획자의 의도에 따라 잘 어울려지면 전시가 잘 나오게 된답니다.
루이까또즈에서 요청한 것은 명확했어요. 회사에서 버려지는 폐가죽을 사용하여 가구를 만들고 그 가구로 가방과 함께 다음 시즌 화보를 찍을 수 있게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때 처음으로 가죽을 접했고 그러면서 저의 "가죽김밥"이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안강은 기획자 선생님과 일단 이태원 빈티지 가구 거리를 같이 다니면서 가구를 구경했어요. 안기획자 선생님은 프랑스에서 오래 거주하셨고 그곳에서 커리어를 많이 쌓으신 분이에요. 저도 해외에서 지내다 와서 그런지 성향이 서로 잘 맞았었어요. 둘이서 가을 이태원 골목골목을 다니면서 가구들을 구경했답니다. 저는 사실 이태원을 함께 다닐 때 별 생각이 없었어요. 정확히 제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전혀 감을 못 잡은 상태였거든요. 그러나 기획자 선생님은 이미 머릿속에 대략의 스케치가 진행되고 있으셨던 거죠!
이태원을 다니며 가구를 구경하고, 저는 의자 두 점을 진행하기로 합니다. 이태원 가구골목의 의자들은 비싸서 저는 보다 저렴한 제품을 사용하기로 했어요. 저는 가구 디자이너도 아니고 가구에 그다지 관심이 있는 편이 아니었어서 처음에는 너무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도전도 해보면 재미날 거 같아서 시작했어요. 가장 큰 문제는 가죽이라는 새로운 재료를 사용해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 의뢰를 대략 추석즈음받았는데 12월 초에 전시가 오픈이었거든요. 작가들이 본인이 주로 쓰는 재료나 방식으로 하면 그나마 시간이 좀 덜 걸리는데요 새로운 재료와 새로운 작업을 할 때는 시행착오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할 때도 있고, 마음이 급해지기도 해요. 저는 시간도 부족했고 마음도 급했답니다.
작업 재료
저는 가죽을 처음 사용하고, 가구 작가가 아니다 보니 기성 의자에 변형을 주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그리고 루이까또즈 본사에 들려서 디자인실에서 사용하고 남은 버려질 가죽을 정하게 돼요. 디자인실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제가 사진을 남기지 못했으나 정말 다양한 종류의 가죽이 있어요, 색도 다양하고 무늬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뻣뻣하기도 하고 다양한 가죽들을 중에서 본인이 쓸 거 같은 가죽을 챙기라고 하십니다. 그러면 담아서 퀵으로 작업실로 보내주신다고 해요. 저는 잘 모를 때는 일단 많이 받아봐요 버리는 한이 있어도 일단 많이 가져와서 이리저리 실험해 봐야 불안함이 적거든요. 최대한 많은 가죽을 챙기고 작업실에 옵니다.
가죽은 처음이라
저는 당시에 가죽을 처음 만져봤어요. 가방이나 신발을 좋아하기는 해도 막 덕후는 아니었고, 가죽 종류가 소가죽이나 양가죽 정도 있다는 정도만 아는 수준이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재료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었고, 가죽가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아는 게 저로서는 급했어요. 일단 작업실 근처의 가죽 공방을 검색하고, 1일 체험을 등록했어요. 저는 당시에 연남동에 있는 가죽공방 "치를로"를 선택하고 이곳에서 1일 체험으로 명함 지갑 카드지갑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그리고 공방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가죽은 처음인데, 가죽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가급적이면 가죽 공방에서 쓰는 기본적인 기법이나 재료들을 다 경험하고 싶다고!.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은 당시 공방 선생님 아내분이 가구 디자이너 셔서 가구에 대한 이해도가 저보다 훨씬 높으신 상태였어요. 그 당시만 해도 저는 가죽을 고른 플라스틱 의자에 감싸야하는가? 바느질로 다 해야 하나? 별별 생각이 들었는데 엄두가 안 났습니다. 그래서 공방 선생님께 혹시 외주도 받으시는지 물어봤어요 제가 변경을 하고 그 위에 가죽을 입혀주시는 게 가능한지 물어봤는데 가능은 하지만 무척 오래 걸리고 비쌀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기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받은 아티스트 피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써야 하거든요.
가죽 공예
저는 이날 가죽이 크게 두 종류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베지터블 가죽과, 크롬 가죽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베지터블 가죽은 통가죽 같은 느낌으로 보통 가죽하면 떠오르는 날것의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크롬 가죽은 화학적 처리를 해서 문양이 있거나, 색이 보다 쨍하고 다양한 편이었어요. 이 가죽 종류에 따라서 가죽의 단면을 마감하는 방식도 다르더라고요. 베지터블 가죽은 자꾸 만 저주면서 사람 손으로 광이 나는 방식이라 마감도 토코놀이라는 크림을 바르고 마찰을 해줘서 광택을 내는 방식이었고, 크롬 가죽은 엣지 코트라는 마감재를 발라 마무리를 하는 거였어요. 이렇게 말하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잘 안 오실 거예요! 베지터블 가죽은 우리가 흔히 잘 아는 "루이비통" 가방의 손잡이처럼 생가죽이고 자꾸 만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진해지고 광이 나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되고, 크롬 가죽의 마무리는 "에르메스" 같은 가방의 단면이 가죽색과 같거나 다른 식의 물감으로 발려있는 것을 보실 수 있는 게 그게 바로 엣지코트로 마무리한 거예요. 그리고 바느질을 배우게 됩니다. 바느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는 바늘 하나에 실을 꿰서 하는 방식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천 바느질은 바늘이 바로 들어가면 되지만, 가죽은 두껍기 때문에 그리프라고 해서 포크처럼 생긴 것을 가죽에 대고 망치로 찍어서 구멍을 미리 내주고 그 사이를 바늘 두 개를 교차하며 바느질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3시간 동안 기본적인 가죽에 대한 공부를 하고 돌아왔어요. 그랬더니 더 막막하더라고요! 난 아무것도 모르고 할 줄 아는 것도 없는데 이걸로 어떻게....??? 의자를 만들지???
색
제 작업은 색이 중요합니다. 색이 없으면 저도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저는 색색가지 여러 색을 쓰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데 보다 보니까 엣지코트라는게 있고 그건 물감처럼 색이 정말 많고 다양하더라고요? 그리고 폐 가죽은 물먹은 가죽도 있고, 조각조각 버려지는 것들도 있어서 내가 마음에 드는 부분의 양이 많다고 확보를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마감재를 활용하기로 했어요. 가죽이 크던 작던 2CM 폭으로 모든 가죽을 잘랐습니다. 그리고 그 단면에 엣지 코트를 색색 별로 발라서, 김밥처럼 돌돌 말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의자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정했답니다. 이렇게 하면 제가 가죽도 잘 모르고, 바느질도 신통치 않지만 제 나름의 방식으로 의자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았거든요. 그래서 바로 실행에 돌입하게 됩니다.
작업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서 저희 엄마 김여사와, 친구 최변호사가 하루씩 출동해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답니다. 제 트레이드 마크인 실을 감는 방식과 섞어서 의자 작업을 하게 되는데요 의자에 실을 감고, 앉는 부분에 이 가죽 김밥이 들어가도록 합니다
그리고 다른 의자 하나는 실과 함께 모자이크 느낌으로 가죽 조각들을 붙이는 방식으로 스툴을 만드려고 했어요. 제가 컴맹입니다. 기계치고요. 그래서 모든 것은 손으로 아날로그로 해야 합니다. 일단 의자의 본을 떠내요. 이건 아주 고전 방식으로 우리 어릴 때 풍선에 신문이 붙여서 오뚝이 만들듯이, 저도 한지를 겹겹이 붙여서 본을 떠냅니다.
그렇게 완성된 의자 두 개!
그리고 전시장에서의 모습
이렇게 전시는 잘 마무리가 되었고요. 저에게 가죽 김밥의 재미를 알려주었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전시 이후에도 가죽김밥을 계속 만들어서 의자도 만들고 협탁도 만들고 스툴도, 탁자도 만들었어요. 점차 저도 요령이 생겨서 가죽김밥에 레진을 부어 마무리하는 방법도 하게 되었습니다.
추후 작업
콜라보가 보통 단발성 작업으로 많이 인식되는데요, 저는 콜라보를 하면서 하나의 제 방식이 생겼어요 "가죽김밥" 그래서 이것으로 좀 더 만들어봤어요
지금도 가죽으로 틈틈이 가죽김밥을 만들어 놨다가 요청 들어오면 바로바로 붙여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작가에게 총알/재료 많은 것만큼 든든한 게 없죠!
앉는 부분에 가죽으로 되어있어서 단단하거나 아프지 않아요 그래서 실제 사용 가능하신 의자입니다. 대부분 구매하신 분들은 장식용, 인테리어 목적으로 데리고 가셨지만요 ^^
콜라보는 저에게 새로운 재미예요 미션 수행하는 재미가 있고, 기존에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찾고 익혀보고 탐구하는 맛이 있어서 좋아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콜라보 기회를 주셨던 "이네" 의 안강은 대표님과 루이까또즈에 감사드립니다
18SS 루이까또즈 화보가 된 제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