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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공작일보

중국의 설날, 춘제(春节)

복이 도착했어요!

by 보부장

드디어, 진짜 2021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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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데 왜 복을 거꾸로 들고 있냐구요?

중국에서는 "도착하다"라는 글자 "到"와 "뒤집어지다"라는 글자 "倒"가 똑같이 <dao>라고 발음되어,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춘제에는 복이 도착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뒤집어진 복(福)을 여기저기 붙여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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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다시피 춘제는 중국의 음력설, 1월 1일을 즐기는 축제기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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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설날, 중국은 춘제(春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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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춘제 휴가는 그 시간이 길기로도 아주 유명한데요, 넓은 땅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저희 집안일을 봐주시던 아주머니도 중국의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고향까지 이동에만 꼬박 33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물론, 중간중간 대기시간을 더 한다면 총 이동시간은 훨씬 오래 걸릴테구요. 중국 연안의 중간 지역, 그것도 교통이 아주 발달한 상해에서 출발을 하는데도 이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니, 다른 도시, 더 먼 곳에서 이동하는 사람들은 아마 더 힘든 시간이겠지만, 고향을 돌아가기 위해 이 정도쯤은 당연히 겪어야 할 시간이라 생각되나 봐요.


하긴, 20여 년 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저도, 명절마다 지방에 있는 고향집으로 돌아가느라 몇 시간을 기다려 버스표를 사고 , 오도 가도 못하게 꽉 막힌 길 위에서 몇 시간을 힘들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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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에만 사나흘 씩 걸리는데 잠깐 머물다 돌아오기 아쉽겠지요. 휴가를 이용해 결혼을 하거나 집안의 대소사를 처리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구요 . 중국은 지방 정부들의 행정이 엄격히 나눠져 있어 특히 이 시간을 통해 소향에서 행정 업무를 꼭 봐야 하는 사람들도 줄을 선답니다. 그러다 보니 정해진 휴가보다 일찍 가서 늦게 돌아오게 됩니다. 휴가가 길어질 수밖에요.



중국에서는 매년 춘제를 전후로 수억 명의 사람들이 이동을 하는데요, 눈으로 보면 그 규모가 어마 어마 합니다.

중국에 얼마 되지 않은 어느 설날, 쑤저우 여행을 해보겠다며 기차역을 갔다가 인산인해에 놀라 집으로 되돌아왔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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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달력입니다. 참 복잡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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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샤오녠(소년; 小年)이라는 절기 전에 지난 업무를 다 정리하고 , 우리나라의 정월 대보름에 해당하는 웬샤오지에(원소절:元宵节)에 업무로 복귀를 하곤 한답니다. 물론 공식적인 일정에 맞춰 점점 휴가가 짧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건설 현장이나 공장 등에서는 거의 한 달 정도는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답니다.

보통 설날이 되기 빠르기는 보름 전부터 평소 순하게 일만 하던 노동자들이 , 세상 심각한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갈 요구를 이것저것 합니다. 그리고 태도도 아주 단호합니다. 춘제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일만큼은 양보하지 않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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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폭죽을 터뜨리고 화려한 장식도 달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 친구들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음력 설날을 보내는 저희와 비슷한 모습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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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보면 춘제 휴가가 길어서 좋겠다 싶을 수 있지만, 나라에서 발표한 공식적 7일을 제외한 모든 휴가는 무노동 무임금이 원칙입니다. 게다가 휴가 앞뒤 주말을 이용해 대체근무도 해야 하구요 (매년 나라에서 공식 휴일을 지정, 발표합니다). 한 달여의 급여를 포기할 만큼 춘제 휴가가 노동자들에게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여담이지만..... 저는 토요일, 일요일에 출근을 해야 하는 대체휴가가 그렇게 싫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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