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도 가격도 착한 아이들
일요일 아침이면 저는 , "짜파게* 요리사 " 대신 음식 주문 전문가가 됩니다.
아침식사를 주로 밖에서 해결하는 중국 사람들 때문에, 중국에는 맛있는 아침 먹거리가 많거든요.
배달앱에서 꾹꾹꾹 몇 번만 눌러 주면 간단히 아침 해결!
어떤 음식들이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기름에 자글 자글 고소한 기름 빵 요우탸오(油条)
기름에 튀겨내면 신발도 맛있다는데, 하물며 기름에 통으로 튀겨낸 밀가루 빵은 그 고소함이 극에 달하겠죠?
기름의 재사용 문제로 길거리에서보다는 믿을 만한 음식점에서 사 먹는 것이 더 좋을 것 같긴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받는 대표적 아침 먹거리랍니다.
뜨거운 김으로만 쪄내는 흰 만두 빵, 빠오즈 (包子)
흰고 귀여운 찐빵, 빠오즈는 보통 고기소, 야채소 두 가지가 많은 데요.
고소하고 촉촉한 육즙이 가득한 고기빵, 로빠오(肉包)는 기름을 옷에 흘리지 않게 주의해야 해요.
짭조름하고 신선한 채소와 버섯이 가득한 채소 빵, 차이 빠오(菜包)는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들도 한 입에 뚝딱 해치울 만큼 맛있답니다!
물론, 그 외에도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밀가루 빵 만터우(馒头)도 있어요. 공갈빵이라고 놀라지 말아요!
짭짤한 간장에 조린 달걀, 차예딴 (茶叶蛋)
차예딴은 좀 가볍게 아침을 해결하고 싶을 때 적당한 음식인데요, 찻잎과 간장을 함께 끓인 물에 살짝 껍질을 깨뜨린 삶은 달걀을 오래오래 조려 만든 가볍고도 영양만점 아침 먹거리랍니다.
향긋한 파 기름에 지글지글 , 총요빙(葱油饼)
길을 가다 다시 돌아볼 만큼 맛있는 내음이 난다면, 범인은 바로 총요빙! 파 기름이 가득한 넓은 팬에 나란히 구워지고 있는 총요빙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반죽을 여러 번 치대어 만들어, 층층마다 바삭하고 향긋한 맛이 숨어있어요.
지글지글 구워낸 총요빙이 맛나긴 해도 여기저기 잔뜩 묻은 기름이 부담스럽다면 조금 담백한 버전도 있습니다. 반죽을 넓고 얇게 밀어 살짝 구워낸 부침개 같은 밀병을 칼로 툭툭 잘라서 중량으로 파는 총요빙도 찾아볼 수 있어요.
깔끔하고 담백한 순두부, 또화(豆花)
조금 더 건강한 아침 먹거리, 갓 만들어 낸 맹탕 순두부에 마른 새우와 잔파, 양념 등을 내 맘대로 넣어 숟가락으로 뚝뚝 떠먹는 또화입니다. 몽글 몽들 순두부 같은 형태로 파는 곳들도 있더라구요.
이전에 소개드린 적 있죠? 신통방통한 기술과 맛으로 사람을 홀리는 지엔빙(煎饼)
기름기 1도 없이 까만 불판 위에 샤샤삭! 보는 재미도 먹는 재미도 최고인 저의 최애 아이템 , 지엔빙입니다.
얇은 밀병에 각종 야채와 소시지, 요탸오 등을 얹어 먹을 수 있어요. 여러 아침 식사들 중 제일 비싼 편이지만 제일 배가 든든하기도 하겠지요?
그리고 이 모든 아침 식사들의 짝꿍, 또짱 (豆浆)
노오란 콩을 삶아 만들어낸 콩국, 또짱은 무슨 맛으로 먹나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고소하게 원래의 맛대로도 (웬웨이 原味) 짭조롬하게도 (시엔웨이 咸味)설탕을 넣어 달콤하게도 (티엔웨이甜味) 어떻게 먹어도 맛나고 몸에 좋은 음료랍니다.
더 많은 아침식사가 궁금하다면? 동네 편의점을 한번 들러보세요.
먹거리의 종류가 훨씬 많고 다양할뿐더러, 그래도 길거리 음식은 왠지 지저분해서 싫다 싶을 때 가장 좋은 선택이죠. 중국의 어느 편의점에서든 간단한 아침거리는 꼭 갖추고 있답니다. 기름이 지글지글 흐르는 음식들은 만날 수 없지만 깨끗하고 맛있는 간식들을, 게다가 아침뿐 아니라 하루 종일 만나볼 수 있어요.
맛있어요. 맛있어요.
중국의 아침 먹거리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른 중국 요리들만큼이나 맛있어요.
이제는 굳이 거리로 나가지 않아도, 또 굳이 아침시간이 아니어도 언제나 쉽게 먹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저는 출근 시간 잠깐 나타나 뚝딱뚝딱 맛있는 아침을 만들어 내고 금방 사라지던 수많은 리어카와 자전거들이, 여전히 많이 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