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꼬리를 무는 기도

나를 비웃는 아들 녀석을 위한 기도일지라도

by 보부장

얼마 전 처음으로 조카가 생겼다며 눈물까지 글썽이며 기뻐하는 친구를 보았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 뱃속에서 갓 태어난 아기의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행복하기 그지없다며 내가 보기엔 똑같은 아기의 사진을 연속으로 보내오는 친구를 보며 웃음이 났다. 나는 내 배가 아파가며 어렵게, 또 신비하게 낳은 아이들과 전쟁을 하고 있다니.


아기가 태어나면 신비롭고 즐겁고 행복하지만... 이모가 아닌 부모로서의 생활은 그저 신비롭고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진 않은 것이 사실이다.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도 아이들과의 마찰 때문에 친구와는 다른 이유로 "눈물까지 글썽이며" 지내는 아침이지만, 갓 태어난 아이로 인해 천국을 걷고 있는 친구를 위해 자녀의 기도를 드렸다. 물론 우리 집의 더 이상은 신비롭지 않은 자녀들도 함께 껴서...



자녀를 위한 기도


○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저희에게 귀한 자녀를 주시어

창조를 이어가게 하셨으니

주님의 사랑으로 자녀를 길러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 주님, 사랑하는 저희 자녀를

은총으로 보호하시어

세상 부패에 물들지 않게 하시며

온갖 악의 유혹을 물리치고

예수님을 본받아

주님의 뜻을 이루는 일꾼이 되게 하소서.





아이들을 생각하며 기도를 드리자니, 부모님 생각이 났다. 네모나고 작은 화면을 통해 얼굴색의 변화까지 매일매일 체크할 정도로 자주 연락을 하고 있지만 한참 동안 안아보고 쓸어보지 못한 엄마. 그리고 시어머님, 시아버님 까지. 내가 우리 아들 녀석만 했을 때, 우리 엄마도 나 때문에 이렇게 속 썩었겠지 싶으니 코끝이 쨍했다. 부모님을 위한 기도도 올려야지



부모를 위한 기도


○ 인자하신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며

그 은덕에 감사하라 하셨으니

저희가 효성을 다하여 부모를 섬기겠나이다.

● 저희 부모는 저희를 낳아 기르며

갖은 어려움을 기쁘게 이겨 냈으니

이제는 그 보람을 느끼며

편히 지내게 하소서.

○ 주님, 저희 부모에게 강복하시고

은총으로 지켜 주시며

마침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지금 내가 자녀이건 부모이건 우리는 모두 가정이 있었기에 존재했겠지. 홀로이기도 한, 여럿이기도 한, 혹은 가끔은 홀로이고 싶은 가정을 위해.




가정을 위한 기도


○ 마리아와 요셉에게 순종하시며

가정생활을 거룩하게 하신 예수님,

저희 가정을 거룩하게 하시고

저희가 성가정을 본받아

주님의 뜻을 따라 살게 하소서.

● 가정생활의 자랑이며 모범이신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

저희 집안을 위하여 빌어 주시어

모든 가족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하시며

언제나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영원한 천상 가정에 들게 하소서.




종교가 있건 없건, 누군가를 위해서 나의 시간과 마음을 내준다는 것, 그것이 기도의 치유인 것 같다.

열네 살 밖에 되지 않은 아들 녀석이 내 귀에 칼같이 꽂히도록 나를 비웃는 코웃음을 치더라도 내가 아들을 위해 그에게는 들리지 않을 기도를 한다는 것. 그게 내가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일테지.


저녁에 엄마에게 물어봐야겠다.

"엄마 , 내가 엄마한테 코웃음을 친 적이 있던가요? 그렇다면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