퇀꺼우团购 그 고마운 존재의 탄생
본격적으로 상하이의 봉쇄가 시작된 후 사람들은 기존의 방법으로는 식자재나 생활필수품을 구할 수가 없었다. 시장이며 상가도 다 문을 닫았고 온라인 몰은 재고 부족에 배송기사들까지 다 봉쇄를 당한 터라 더더욱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다. 며칠에 한 번씩 도착하는 정부의 구호품은 가족들의 식사량이나 기호를 고려할 수 없는 무작위 보급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식품과 생활필수품이 부족했다.
그러나 정책이 있으면 대책이 있는 법. 갑자기 공동구매(퇀꺼우团购)가 불같이 일어나 사람들을 구원하기 시작했다.
누군지도 모르는 15명의 연합 덕에 기계로 짜낸 신선한 커피를 마시며 퇀꺼우를 알게 된 나는, 하루가 지나지 않아 지인으로부터 주문량이 일정 수량을 넘기만 하면 종류는 알 수 없지만 뭉텅이로 채소를 살 수 있다는 단체 대화방에 초대되었고, 그때부터 헤어 나올 수 없는 공구 지옥은 시작되었다.
사실 공동구매가 처음 생긴 시장은 아니었고, 나도 핀뚸뚸(拼多多)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이를 경험해 본 적은 있었다. 물건 한 개의 가격보다 묶음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여러 사람이 같은 물건을 싼 가격에 구매를 하는 형식이었는데 가격이 놀랍게도 저렴한 대신, 품질도 놀랍게도 저질이라 아예 관심을 끊었더랬다.
하지만 지금 퇀꺼우는 나를 포함한 상해 시민들에게 핏줄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이나 시스템도 생물과 같아서 끝없이 진화하고 도태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퇀꺼우, 공동구매 시장의 발전과 변화과정에 대한 보고서를 써보고자 한다. 물론, 관찰 대상은 내가 살고 있는 중국 중산층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과 판매자들, 그리고 주변이 카더라 통신원 및 온갖 플랫폼을 떠도는 영상자료 들이다. 100% 실제 상황이지만, 또한 100% 주관적 분석이기도 하다.
공급자- 주로 상해 근처 공장 혹은 농장. 상해 지역 내 농장들은 작업자들도 모두 봉쇄 중이라, 채소들이 썩어나가도 거두고 판매할 사람이 없음.
판매자- 퇀장 团长이라 불림. 이전부터 공동구매를 업으로 삼고 있었거나 재주가 좋아 이 시기에도 공급자와 연결이 가능한 아파트 주민. 다른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에게는 배송을 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민인 퇀주가 판매하는 공동구매를 이용해야 함. 멋도 모르고 친구가 초대한 다른 아파트 단지의 대화방에서 주문을 했다간 며칠 내내 기다렸다가 배송 당일 물건을 받지 못해 황당할 수 있음. 나쁜 퇀주를 만나면 돈도 못 받을지도 모름.
품목- 채소, 쌀, 우유, 돼지고기 등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식자재. 물은 끓여먹을 수 있고 무게가 무거우니 제외. 술과 음료수 같은 기호식품은 꿈도 꾸지 말 것.
판매 단위 – 채소의 경우 녹색 이파리 채소, 당근, 무, 오이 등을 기본으로 등의 5-6 가지가 총 5kg 정도로 구성되어 커다란 비닐봉지로 제공. 한국 사람들이 처음 보는 채소 많을 수 있음. (향후 중국 채소 보고서로 별도 보고 예정 )
돼지고기의 경우 특정부위의 3kg 내지 5kg 덩어리 형태로 판매. 시장에서는 주로 돼지 껍질나 비계가 붙어있는 덩어리 상태로 고기를 구매하므로 한국 사람들의 경우, 실제 즐겨 먹을 수 있는 양은 약 3/2 정도로 줄어들 것을 예상하여 구매해야 함.
판매 가격 – 보통 모든 식자재에 대해 한 근 (500g) 기준 단가로 계산되는 방식과 달리, 한 세트 100웬, 200웬등 한 세트 가격으로만 판매. 절대 비교는 불가능하겠으나 평소 시장에서 구매했던 가격을 고려하면 최소 1.5배 이상의 가격. 단, 로칼 아파트 기준. 외국인 거주지나 판매자의 못된 심보에 따라 (아주 크게) 상이할 수 있음.
배송 시점 – 기본 수량 충족까지 최소 10분에서 최대 반나절밖에 걸리지 않으나 물건 도착까지는 평균 5일, 최대 일주일까지 소요 가능 (생산보다는 통행증 발급 및 배송 인원 부족 등의 문제) 퇀장도 언제 도착하는지 잘 모르는 눈치이니 굳이 물어봐서 대화방의 내용을 늘이지 않으면 좋겠는데 사람들은 계속 물어봄.
배송 방법 - 물건이 주소지로 도착, 퇀장이 단체방을 통해 공지하면 정문 근처 택배보관장소에서 직접 픽업하였으나 집안 봉쇄가 시작된 후 자원봉사자 및 물업 관리자들이 집 앞까지 배송해 줌. 편리하긴 하나 구매 물건이 점점 많아지면서 물업 관리자들의 피로도가 쌓였고, 정문에서 집 앞까지 배송이 점점 늦어지면서 가끔 분실물도 발생. 성질 급한 사람은 집안 봉쇄를 어기고 직접 가지러 나감. 나도 몇 번 그랬음 흠흠..
주의 사항
1. 주문 시 가격을 따져보는 등 잠깐의 망설임에 물건이 사라질 수도 있음. 특히 수요가 많은 신선 우유와 계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일단, 무조건 사고 봐야 하는 것이 봉쇄기간 중 공구의 첫째 원칙
2. 어떤 방식으로 물건을 구매하든, 퇀장이 직업 운영하는 단체 대화방에 입장하여 배송일정 을지 속적으로 확인하여야 함. 도착 예상일은 매일 매일 늦어질 수 있음
3. 단체방 내 80% 이상의 질문 :
有能买***的群吗? *** 살 수 있는 곳 있나요
请拉一下我! 나 좀 그 방에 초대해 주세요
什么时候能到? 언제 도착하나요?
谢谢团长! 공구장님 고마워요
중간중간 껴있는 중요한 공지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위의 다섯 가지 문장을 오백 개쯤 읽어야 하며, 눈이 어른어른 해질 수 있음.
4. 보통, 퇀장의 대답은 한 가지임
" 等通知(덩통즈- 통지를 기다리세요)!"
그놈의 덩통즈. 해제 소식도 덩 통즈라더니 내일 똑 떨어질지 모르는 계란도 목을 빼고 통지를 기다려야 하다니. 공짜로 달라는 것도 아닌데.
5. 환불, 교환 등 사후 서비스 : 전혀 고려사항 아님.
**별첨 : 공구 초기, 1000만은 족히 넘었을 퇀꺼우 구매자들의 눈물 꼭지 달린 마음을 반영한 <공구쏭(이름은 내가 마음대로 지음) >
작가 : 모름 , 혹은 전체 상하이 시민
출처: 모름, 퇀꺼우방마다 계속 등장했음.
난 벌써 기억나지 않는다
내가 어느 단체방에 있는지
퇀장은 누구인지
무엇을 사느라 이름을 썼는지
돈은 냈는지 안 냈는지
송금인지 현금인지
물건을 주는지 안 주는지
물건은 언제 오는지
직접 가지러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지러 가야 하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