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사정

누구나 찐따 같은 마음 하나씩은 갖고 사는 것인가

by 아보딩

지난 주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첫 직장 동기였던 친구들...

10년 만의 만남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19살에 만났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오랜만의 만남이었던 만큼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이 흐른 만큼 각자의 일상을 지내던 우리는 어느덧 각자의 삶을 살고 있었다.


친구들을 만나기 전에 나는 왠지 우울함을 느꼈었다.

왜 이렇게 스스로 찐따 같지?라는 생각이었다.

내 20대를 돌아보니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뭔가 남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커리어적으로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자 우울했다.

그래서 만나고 나서 오랜만의 안부를 묻는 친구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다.

20대를 돌아보니 정말 되는 일이 없어서 자존감은 점점 낮아지고

자존심은 있으니 이런 모습을 들키기 싫어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내 내면에 있던 말을 솔직하게 내뱉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그런데 친구들은 각자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내 찐따 같은 마음을 위로해 줬다.

커리어적으로 멋진 삶을 사는 것 같은 친구는 다른 고민을...

첫 직장에서 장기근속을 하며 예쁜 아이를 키우며 사는 친구는 또 다른 고민을...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들은 생각은 누구나 찐따 같은 마음 하나씩은 갖고 사는 것인가 생각했다.

각자 고민은 다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누군가와 터놓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는 게 어느 순간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말한 나의 솔직함이 어느 날 나에게 공격으로 다가오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던 터라 더 무서웠던 것 같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줄 거라고 생각하자

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각자의 사정.

어쩌면 우리는 누구나 찐따 같은 마음은 하나씩 갖고 사는 것 같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가치관들이 어느 순간 깨닫게 되면 내가 왜 지나쳤는가.

왜 나는 이루지 못했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싸움을 하는 것 같다.

비교하는 삶을 살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 더 내려놔야 될 것 같다.

아니면 욕심이 많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그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는 내 안의 찐따 같은 마음을 발판 삼아 스스로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인정하는 멋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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